넘겨본 대가로
정말 너무 아플 때는 이기적인 마음이지만 나와 같이 아픈 사람들을 바라볼 때 위로가 된다
그들의 눈동자에 스며든 어둠 속에서 내 슬픔도 조용히 울고 있다는 걸 느끼기 때문이다.
숨죽여 우는 울음이 자꾸 나를
애처롭게 쳐다봐서,
괜찮다는 혼잣말이 자꾸 나를
날카롭게 건드려서,
고요한 절망 속에
커다란 울음조차 나오지 않을 때,
나 대신 울어주는 누군가가 있어서
나만큼 울어주는 누군가가 있어서
고요한 절망이 마침내 소란한 울음으로 터져 나왔다
그제야 나는 온몸을 비틀며
마음껏 슬퍼했다
마치 허락을 받은 것처럼
극복이라는 글자의
유예기간을 얻은 것처럼.
타인의 아픔을 넘겨본 대가로
나는 그들의 몫까지 함께 기도한다
내 슬픔이 그들의 슬픔까지 품고
끝없이 흘러가
언젠가는 평안에 다다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