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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 위로와 행복이야

아기 나팔꽃

by 박현주

'여담'


꽃말은 " 일편단심 사랑 "이며 얽힌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옛날 중국에 어느 화공이 미인인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마음씨 나쁜 원님이 화공의 아내가 미인이라는 소문을 듣고 그녀를 데려다가 자신의 수청을 들라고 했으나 정조를 지키기 위해 요구를 계속 거절했다.

결국 원님은 화가 나서 그녀를 관아 꼭대기에 있는 방에 가두었고 졸지에 아내를 빼앗긴 화공은 분이 나서 도저히 제정신으로 살 수 없는 지경이 될 정도로 미쳐갔으며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정신을 집중해 아내에게 줄 그림 한 장을 그린 다음 보는 눈을 피해 몰래 아내가 갇힌 곳까지 갔다. 그다음 가져온 그림을 아내가 갇힌 탑 밑에 묻은 다음 높은 벽만 바라보다가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한편 아내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으며 그날부터 아내는 매일매일 똑같은 꿈을 꾸게 되었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을까, 아내의 꿈에 죽은 남편이 나타나더니 "여보, 그간 잘 지냈소? 나는 매일 밤마다 당신을 찾아 헤매는데 어느 순간 아침이 되어 당신이 잠에서 깨는 바람에 할 말도 못 하고 떠나게 되오. 하는 수 없이 내일 다시 와야겠구려..." 순간 꿈에서 깬 아내는 창 밖을 내다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탑 벽을 지지대 삼아 올라오고 있는 덩굴에서 나팔처럼 생긴 꽃이 피어 있었는데, 죽은 남편의 혼이 꽃이 되어 아내를 보기 위해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팔꽃은 죽은 남편이 꿈결에서 한 말처럼 새벽에 피었다가 날이 밝아 오후가 되면 금세 시들어 버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후 그 원님은 암행어사 출두로 관직에서 쫓겨나서 연행되었다.

<출처 : 나무위키>


갑자기 눈에 들어온 나팔꽃이 아름답고 소중해 검색해 보았다. 슬픈 여담을 듣고 나니 왠지 측은하다.




주말이라도 식물에게 물 주는 것을 거르며 안된다. 우리가 끼니를 챙기듯 무더운 여름날 식물에게 물은 생명수나 다름없다.


어제 8시간의 운전을 소화하고도 거뜬히 일어나 아침루틴을 이어나갔다. 그중 하나가 식물에 물 주기다.

어제의 힘듦을 위로해 주듯 나팔꽃이 활짝 피어나 나를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나 또한 나팔꽃과 눈을 마주치며 한참을 미소 짓게 되었다.


'너의 아름다움이, 너의 존재가 오늘 나에게 큰 위로와 행복이 된다.'라고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자기 집이 아닌 다육이 속에서 자기다움을 뽐내는 나팔꽃이 밉기보다 당당해 보여서 더 이쁘다.


너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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