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어지럽다. 원래 나는 힘든 말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사람이다. 좋은 말은 가슴 깊숙이 담아놓고 한 번씩 꺼내어보기도 하지만 나쁜 말은 개의치 않고 싹 다 흘려보낸다. 일말의 틈도 주지 않고 흘려보낸다. 나는 잘 흘려보내는 사람인데 오늘은 그게 힘들었다. 괜찮아, 괜찮아하며 나를 다독거렸다. 그 다독거림이 좋았던 건지, 아픈 구석을 모른척했던 게 섭섭했는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눈가를 타고 볼아래로 흘러내렸다.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눈물의 의미를 나도 몰라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슬픈 감정보다 눈물이 먼저 흘러나오는 경험은 처음이라 얼떨떨했다. 병아리눈물만큼이긴 했지만 그것도 눈물이라고 조금 시원해졌다.
다양한 부분에서 정리정돈도 다 했고, 일도 계속 있고, 모든 것이 완벽하리만큼 안정적인데 왜 마음은 그렇지 못한 건지 답답했다.
걸어도 안돼, 뛰어도 안돼, 결국엔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림에 관련된 책이었다. 읽어야 될 책들이 줄지어서 대기 중이지만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봐야 할 것만 같은 책이었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그럴 여력이 없어서, 내 욕심이 채워지지 않아서 더 어지러웠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숨에 다 읽었다. 책을 덮고 나니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 찼다. 이번 별별챌린지 3기에도 접목시키고 싶어졌다. '가능할까? 불가능은 없다고들 하니 꿈이라도 크게 꿔볼까?'
책을 덮고 나니 우울한 기분이 달래졌다. 오히려 감사의 마음이 일었다.
'나도 도전해 봐?' 가슴 저 깊은 곳에 숨겨놓았던 작은 꿈 하나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림 그리는 사람, 하고 싶어 졌고 되고 싶어 졌다. 결심이 서는 순간 언제 그랬나 싶을 만큼 활기차고 기쁨과 설렘으로 들뜨기 시작했다.
책이 요술을 부린 건 아니겠지? 이 책이 너무 사랑스럽기도, 내가 꿈꾸던 모습도 있어서 첫눈에 반해버렸다. '나도 해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