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요리하나 보다

주말엔 김밥이지

by 박현주

어김없이 주말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주말에 한 끼 정도는 외식을 했다. 외식을 안 좋아하지만 한 끼라도 내가 하지 않은 밥을 먹는 게 편하고 좋아서 마다하지 않았다.


신랑이 다치는 바람에 방콕은 해야 되고 색다른 음식을 하자니 덥고, 생각해 낸 끝에 만만한 김밥을 선택했다.
가족들이 모두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하고 아들이 외갓집에 간 터라 입이 하나 줄어서 김밥을 말면 2끼는 해결되겠다 싶어 이만한 메뉴가 없다고 생각했다.

만장일치로 김밥재료를 샀다.
아들도 없는데 아들이 좋아하는 참치는 왜 샀는지. 습관이 무섭다는 걸 새삼 느꼈다.
장을 보고 와서 쉴 새 없이 김밥재료를 풀어놓고 손을 재빨리 움직였다.
몸은 커도 손은 빠른 편이라 재료준비부터 김밥말기까지 한 시간도 안 걸려 완성했다.
김발도 없던 터라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김밥을 말았다.
제법 그럴듯한 모양이 나니 신기했다.

김밥재료를 준비할 때 미리 참치캔을 뜰채에 엎어놓고 기름을 빼둔 상태였다.
참치에 마요네즈를 두어 바퀴 돌려놓고 따놓은 깻잎까지 준비해 참치김밥도 만들었다.
아들의 최애김밥인데 줄 수 없으니 섭섭하기도 했고 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나의 마음을 모르는 가족들은 신나게 김밥을 들고 뜯었다. 우리 집 식구들은 김밥을 썰지 않고 손으로 하나를 움켜쥐고 뜯어먹는다. 그게 더 맛있다나.
개인취향이니 존중해야지.

무슨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어주니 고맙고, 가족모두 건강하니 그걸로 족하다.
시어머니까지 드시며 10줄은 금세 바닥을 보였다.
이것만큼 고마울 게 있을까? 이 맛에 요리하는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