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by 박현주

어제 친척들이 왔고 오늘 밤이 돼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배웅하러 밖으로 나갔는데 뜨뜻한 무언가가 다리를 휘감았다.
길 고양이었다.
두 번째 만난 녀석이었다. 양쪽 눈빛이 다른 오드아이 녀석이라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처음 만났던 날도 친한 척을 하더니 오늘도 역시나 친한 척이다.

뭐라고 이야기하듯 야옹야옹 계속 낮은 목소리로 울어댔다.
옆에서 보니 상당이 말라있었다.
뭔가를 줘야 될 것 같은데 뭘 줘야 될지 몰라 난감했다.
급한 나머지 강아지사료통으로 뛰어가 파란 바가지로 하나 가득 사료를 퍼서 대령했다.
역시나 쉴 새 없이 사료를 우걱우걱 씹어먹는다.




한참을 들여다봤다.
귀엽기도, 가엽기도 한 녀석을 계속 쓰다듬었다.
손길이 좋은지 피하지도 않는다.
더더욱 짠하다.
얼마나 굶었는지 옆구리가 빨래판이다.
그 모습이 애잔해 냉동실에 있는 육수용 큰 멸치를 가져다 물로 헹궈서 줬더니 그것 역시 잘 먹는다.

소금기는 고양이에게 쥐약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기왕이면 소금기는 없애고 싶었다.

코를 박고 쉴 새 없이 먹더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듯 나를 계속 바라봤다.
가지도 않고 망부석이 된 채 나를 바라보며 한참을 앉아있다.

친척들이 갔는대도 내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게 궁금했던 신랑이 나를 찾아 집밖으로 나왔다.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동물을 사랑하는 신랑이 고양이 옆에 쭈그리고 앉아 머리를 계속 쓰다듬었다.
이번에도 놀라거나 불안해하는 것도 없이 자기 자리를 지켰다.

사료도 애법 먹었고, 멸치도 먹여서 그런지 조금은 안심이 됐다.
집으로 들어와야 돼서 인사를 하는데 내가 들고 있는 휴대폰 플래시 불빛에 고양이 눈빛이 계속 반짝인다.
내가 사라질 때까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고, 옆에 있어주지 못하는 것도 미안했다.
어깨뼈, 갈비뼈가 도드라져 보여 언제 하늘의 별이 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던 고양이.
살아있어 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내일은 작은 거라도 좋으니 고양이 사료를 사둬야겠다.
내일도 나를 찾아와 준다면 좋을 텐데.

뜨뜻한 밥은 아니더라도 신선한 밥 한 그릇 제대로 대접해주고 싶다.

아직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