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난생처음으로 새우를 샀다

by 박현주

며칠 전부터 아른거리는 식재료가 있었다.

곧장 마트로 들어가 새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가격표를 비교하며 가장 알차게 들어찬 새우포장팩을 고르고 또 골랐다.
한 팩을 들기까지 갖가지 고민과 고뇌로 혼란스러웠다.
마음속에서는 사도 된다는 음성과 너무 비싸다는 음성이 나를 어지럽게 했다.

마트를 한 바퀴 돌고 나서 다시 새우 앞에 섰다.
이제는 결정해야 했다.
'우리 딸이 좋아하는데... 그렇지만 나도 좋아하는데...'
한 번은 먹어보고 싶었다.
늘 딸을 위해 샀던 새우, 나를 위해서도 한 번쯤 사보고 싶었다.

요즘은 먹고 싶은 게 생기면 이상하리만치 꼭 먹어야 한다. 아니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고 내내 맴돈다.

오늘만큼은 조금 이기적이고 싶었다.

그중 많아 보이는 새우 한팩을 들고서 계산대로 향했다. 소금구이를 해 먹을 생각에 그때부터 가슴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집에 갔더니 친척들이 와있었다.

'아~오늘은 안 되겠구나! 한팩으로 누구 코에 붙이겠는가!' 새우에 아쉬운 마음을 함께 담아 조용히 냉동실에 넣어주었다.


아쉽긴 했지만 나를 위해 먹을 것을 구매했다는 것, 나를 위해 만원을 소비했다는 사실이 나 자신에게도 마음을 쓰기 시작했구나 싶어 기뻤다.

나를 위해 이런 것에도 돈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나는 여태껏 나를 위해 생선 한 마리도 사본적이 없다.

가족이 먹다 남긴 뼈에 붙은 생선이 늘 내 몫이었다. 그래도 슬프지 않았다. 그게 옳은 거라 생각했으니까.





건강을 생각하며 식단과 운동을 챙긴 뒤 느끼는 게 많아졌다.

나를 위하는 일은 무엇이며, 나를 진정 아끼는 방법은 무엇인지 하나씩 찾아보고 실행하기 시작했다.

조금은 나를 위해 이기적으로 사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이 지나 친척들이 간다 해도 아이들이 방학이라 홀로 새우를 먹을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변한 내 모습을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거, 즐기고 싶은 것 등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0.1%라도 달라지고 있는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