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갈라졌다.
잊고 있었다. 겨울철이면 건조한 날씨에 더불어 손끝이 갈라진다는 사실을.
일하고 처음 맞던 겨울에 손끝이 갈라지는 고통을 처음으로 맛보았다. 갈라진 살 틈으로 알코올이 비집고 들어가면 내속에선 무소음 비명이 나온다.
등줄기를 따라 전기가 흐르는 것 같고 손끝은 칼로 베인곳에 김치국물이 닿는 것처럼 아팠다. 식은땀이 절로 났다.
어디에 다 인 것도 아니다. 단지 알코올과 알코올솜을 많이 만져서 갈라지는 일종에 직업병 같은 거다.
건조해지는 계절이 오면 손끝도 함께 건조해진다.
손을 씻을 일이 수도 없이 많기에 핸드크림도 곳곳에 구비되어 있다.
일하다 바로바로 씻을 수 없을 때는 알코올세정제로 닦아내는 일이 허다하니 손이 숨 쉴 틈이 없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사기뚜껑이 너무 꽉 끼어 나와 엄지손가락에 피부도 조금 도망가버렸다.
주사약을 재고 주사를 놓을 때마다 엄지손가락으로 뚜껑을 밀어 분리를 하는데 얼마나 빡빡한지 모르겠다. 그 덕에 엄지지문인식이 안된 지는 오래됐다.
너무 아파서 같이 일하는 선생님께 이 상황을 전했고 깜짝 놀라시며 장갑을 건네주셨다.
"에헤이, 장갑끼소. 여있다."
건네주시는 장갑을 받자마자 끼었다. 사이즈가 작긴 했지만 쓸만했다.
'아, 진즉 얘기할걸'
후회의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왔다. 일할 때마다 손끝의 고통을 참고 견디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는데 이제야 살 것 같았다.
설거지를 할 때나 씻을 때도 아프긴 했지만 알코올에 비할 수는 없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 장갑을 벗는데 장갑이 그리 고마울 수가 없었다. 뽀송한 내손을 마주하게 되니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손가락에 통증하나 없이 일한 것도 감사했고, 이제 나아질 거란 생각이 드니 행복함으로 가슴 한편이 가득 채워졌다.
바늘에만 찔려도 아픈데 이 순간까지 견디며 오느라 수고한 나를 토닥여주고 싶어졌다.
'수고 많았어!! 고생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