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불청객, 쯔쯔가무시
별 챌 4기-1일 차
일주일 전, 고열로 병원을 찾은 아버님이 계셨다.
감기려니 했다.
다음날도 안 좋으면 병원에 오라고 말씀드렸는데 안 오시길래 다 나은 줄로만 알았다.
일주일째가 되는 오늘, 여전히 고열로 병원을 찾으셨다.
반점상 구진(붉은 발진)으로 피부과를 다녀오셨다는 말을 듣고 혹시 뭐에 물리지 않으셨냐고 조심히 여쭤보았다.
조용히 오른손으로 왼쪽 옷소매를 걷어 올리시더니 팔을 떡하니 내미신다.
역시나!! 딱지가 있다. 점크기만 한 검은딱지가 보란 듯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밭에 갔다가 물리셨단다.
"왜 말씀 안 하셨어~~~ 이거 쯔쯔가무시 같은데요?"
이게 쯔쯔가무시 인지 몰랐다고 하시며 한탄해하셨다.
"열 계속 나면 오시라고 하니까 왜 안 오셨어~~~"
"나을 줄 알았지"
단골(?) 환자분이시라 마음이 더 쓰이고 애가 쓰였다.
그 작은 생명체가 사람을 이렇게까지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괘심 하기까지 했다.
추석전후로 성묘를 다녀오시는 분들, 혹은 논과 밭에서 일을 하고 나서 이유 없는 열로 고생을
하시거나, 약을 먹어도 열이 떨어지지 않는 분들은 가족들의 도움을 받더라도 온몸을 수색하시기 바란다.
예상치도 못한 부분에 딱지가 있을 수도 있다.
아가씨 시절, 참외가 유명한 지역에서 근무를 했다. 쯔쯔가무시로 오셨던 환자분들이 정말 많았다. 가을철엔 하루에도 몇 분씩은 꼭 오셨다.
팔, 다리, 배는 눈에 띄기에 금세 확인이 가능했지만 의외의 장소도 있었다.
30대 아줌마는 유두에, 남성 어르신의 항문 옆등 상상도 못 한 자리에서 딱지를 발견한 적도 있다.
가을철, 지속되는 고열에 붉은 반점들이 나타나면 99프로가 쯔쯔가무시 병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 만큼 증상이 확실하다.
잠복기가 보통 일주일에서 길게는 3주까지 되지만 보통 10일 전후로 나타나니 야외활동이 있었는지 꼭 확인하셔야 된다.
당연히 재감염이 될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하셔야 된다.
치료만 잘 받으면 1~2일 안에 증상은 호전된다.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돌아가시는 아버님의 뒷모습을 보니 다행이라는 마음이 일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얼른 나으셔서 유쾌했던 아버님을 다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