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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Dec 29. 2023

너무 겁먹지 말아요

"이기 머꼬?"
"너무 높은 거 아이가? 큰일 난 거 아이가!!"
혈압을 재던 할아버지가 소스라치게 놀라셨다. 너무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며 다독여드려도 내 이야기는 이미 안중에 없다. 몇 번을 이야기해도 들은 척도 안 하신다. 무참히, 제대로 씹혔다.
혈압계를 보니 127/80이다.
고혈압전단계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게다가 병원에 오자마자 재시기도 했고, 두꺼운 패딩점퍼를 입은 채 재니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오히려 더 높이 안 나온 게 다행이다 싶은 상황인데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걱정을 하고 염려를 하다가 급기야 우울해하신다.
원장님을 뵙고서 괜찮다는 말 한마디를 듣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신다.

이런 경우는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조금이라도 수치가 높다 싶으면 큰일이 난 것처럼 호들갑스러울 때도 있다.






보통 수축기혈압 140mmHg, 이완기 혈압이 90mmHg일 때 고혈압이라고 한다.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이 120/80 미만일 때 정상이라고 하고 고혈압과 정상수치 사이의 혈압을 고혈압 전단계라고 한다.
혈압이 높을까 걱정된다면 가장 중요한 건 체크를 해보는 게 먼저다. 요즘은 병원뿐 아니라 관공서, 지하철역, 헬스장에도 쉽게 볼 수 있다고 하니 자주 체크해 보셨으면 한
다.

혈압은 두 가지로 나뉜다.
본태성고혈압이라고 불리고 일차성고혈압은 유전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속발성고혈압(이차성고혈압)은 신장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나 내분비계 이상(갑상선 기능 저하증 같은)으로 생기는 혈압이 있다. 이차성 혈압은 일차성 혈압에 비해 드물기도 하고 질환을 치료하면 호전되기도 한다니 지레 겁먹지 마시길.

두통, 심장통증, 시력저하등 몸에 갑작스러운 이상이 생긴다면 제일 먼저 혈압부터 체크해 보시길 바란다.

건강을 따지는 척도 중 가장 기본적인 게 혈압이다. 그럼에도 안일하게 생각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이 허다하다.
세계적으로 아주 흔한 성인병이라지만 혈압이 높으면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시력을 잃거나 심각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한다.

조금 무서우신가?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수시로 체크하고 염분섭취를 줄이고, 건강식을 먹으며  운동이 첨가되면 혈압에서부터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다.

우리 부모님을 비롯해 시어머니, 신랑까지 혈압약을 먹고 있다.
어느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전 세계 40% 인구가 고혈압이고, 매년 1,000만 명이 혈압으로 인해 사망을 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우습게 볼 병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젊은이들의 발병률도 높아지는 데다가 본인이 혈압이 높은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게 놀라운 현실이다.






예전에 근무했던 병원에서 목격한 적이 있다.

고혈압으로 신장이 손상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체력으로 꾸역꾸역 누르다가 자각했을 때는 이미 늦어버려 되돌릴 수 없는 경우를 맞은 분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혈압이 보통 녀석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젊다고, 건강하다고 자신하지 말고 기회가 될 때마다 측정하고 혈압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

나도  점심시간에 가끔씩 측정을 해본다.
지극히 좋은 상태이지만 부모님 두 분이 모두 혈압이라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 했다.
조금 더 경각심을 갖고 혈압에 신경을 써야겠다.
지레 겁먹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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