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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Jan 01. 2024

작업실에서 맞는 새해

평범한 2023년의 마지막날을 보냈다.
시내를 구경하자는 명목으로 나와 외식을 하고 시장구경을 했다.
신랑과 내 등산바지 하나씩을 득템 해서 돌아와 2023년을 마무리지었다.
지극히 평범했다.
매일 뜨는 해를 보러 어디로 가는 것도 그렇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며 신랑은 10시도 안 돼서 잠이 들었다.





나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잠이 오질 않았다.
읽을 책을 앞에 두고도 멍해진 채로 얼어있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아까 사 온 신랑등산복 바지를 수선하기 위해 작업실로 향했다.
3일간 승용차 2대에 실린 만큼의 원단과 책을 정리했다.(작업실)
덕분에 조금은 정리된 작업실에 입성할 수 있었다.

집 바로 옆, 3 ×6짜리 컨테이너가 내 작업실이다. 혼자 놀고 싶을 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맘껏 어질러도 되고,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는 내 공간이다.
취직 전까진 이곳에서 바느질을 했는데 잠들어 있는 원단을 보니 가슴이 쪼끔 슬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바느질인데 요즘은 피곤하다 보니 바느질할 여력이 없다.
작은 슬픔은 일단 묻어두고 신랑바짓단을 줄였다.
 바느질을 시작하니 시동이 걸리듯 몸이 움직인다. 나도 모르게 이것저것 바느질을 하게 된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새해가 밝아있었다.




내일을 위해서, 아니 오늘을 위해서 자야 되는데 글을 쓰고 있다.
작업실에서 행복한 맘으로 새해를 맞았다.






이곳에서 오래오래 할 미래를 꿈꿔본다.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곳이 있고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 있어 감사가 깊어지는 새벽이다.

2024년, 모두 행복하시고 각자의 자리에서 별보다 더 빛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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