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아침운동을 건너뛰었다.
100일간 하는 프랭크 챌린지는 성공하고 싶어 꾸역꾸역 해내고 인증만 한 후 그냥 누워버렸다.
휴대폰만 만지작 거리다 10분을 그냥 흘려보냈다. 이건 아닌 거 같아 엉덩이를 뗐지만 운동하고 싶은 마음은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안 그랬는데 왜 갑자기 이러는지 모르겠다. 어제의 난 지글지글 타오르는 장작불이었지만 오늘의 나는 다 타고 남은 장작에 불티가 된듯했다. 흘러넘치던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낸 듯하다. 출근을 하는데 다리가 한없이 무겁다. 돌덩이를 매달아 놓은 듯한 기분이다. 운동을 하고 나면 솟구치던 기운, 한없이 가볍던 발걸음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운동을 안 하니 컨디션이 바닥이네, 억지로라도 할걸.'
아쉬움이 파도가 아닌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출근만 아니었다면 어디라도 걸으러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일하는 내내 몸이 찌뿌둥해서 나도 모르게 기지개가 켜진다. 운동 안 한 여파가 이렇게 클지 예상도 못했다. 다시는 운동을 건너뛰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퇴근하고 나면 조금이라도 움직여야겠다는 생각까지 보태본다. 퇴근을 하고 왔더니 온몸에 힘이 풀린다. 나도 모르게 대자로 누워 눈을 감은채 널브러져 버렸다. 입맛도 도망간 건지 밥생각이 없다.
누워있는데 카톡음이 시끄럽게 울린다. 그러고 보니 아침루틴 인증방에 인증도 놓쳤다. 뒤늦게 올려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이래야 인간미가 느껴진다나. 늘 1번 인증자였는데 새벽운동을 안 하니 루틴이 모조리 망가져버렸다. 심지어 새벽에 쓰는 브런치 글도 저녁이다 돼 가는 이때 끄적이고 있다니, 하루가 엉망이 된듯한 기분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운동과 글쓰기만큼은 고집했는데...
아쉬움은 이제 그만, 오늘은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푹 쉬어야겠다. 오늘만큼은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