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처럼 될 어린 소녀

65세 할아버지에게 문 잠그는 법 가르치는 어린이

by 교수 할배

신사임당은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어머니로 칭송을 받는다.


훌륭한 어머니의 특성은 여러 가지이다. ‘훌륭한 어머니들’이란 책에서는 그 특성을 9가지로 정리하였다: 생각 공유, 협력 플레이, 긍지를 갖게 함, 정직과 성실, 스스로 깨닫게 함, 자녀의 뜻 존중, 열정과 관심으로 이끎, 실패를 가르치고 격려함, 믿음을 견지함.

훌륭한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위의 특성 중에 자녀에게 가장 적합한 한 가지를 확고하게 가르친다. 40여 년을 학교에서 가르친 나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특성을 추가하고 싶다. 훌륭한 어머니는 기본적인 생활습관도 잘 가르친다고 믿는다. 인사하기, 고운 말 사용, 자기 물건 정리정돈, 몸을 깨끗하게 관리, 화장실 사용, 맡은 일 완수하기 등을 말한다.


미국 서부를 여행하는 중에 지인의 집에서 하루 밤을 보내게 되었다.

오후 7시 넘어 도착하였는데, 안 주인이 5살 된 딸과 함께 우리 부부를 맞이하였다.

딸은 엄마가 소개하자 우리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잠시 후에는 바퀴 달린 스케이트 보드애 팔을 올리고 엎드린 채로 거실 바닥을 밀고 다니는 기술을 보여주었다.

그런 후 소파에 앉아 있는 아내 옆에 가서 대화를 하였다.

나중에 들으니 자기 집에 오래 있을 거냐고 물었고, 내일 떠날 거라고 대답을 해 주었더니 너무 빨리 떠난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어서 귀여웠단다.


주차장에 있는 차에서 세면도구와 옷가지를 가지고 왔다.

한 번 더 나가 가방을 가지고 들어 오면서 문을 닫았다.

가방을 게스트룸에 두고 방을 나오자 그 아이가 나를 데리고 현관문으로 갔다.

자기집 현관문을 어떻게 잠그는지 열심히 설명하면서, 손잡이 위에 있는 잠금장치를 왼쪽으로 돌려서 잠갔다. 그러더니 나에게 직접 잠가보라고 했다.


속으로 아니 이 꼬마가 나에게 문 잠그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좀 특이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린이의 의견을 가볍게 여기는 건 어른의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서 그 애가 요구한 대로 잠금장치를 돌려서 잠갔다.

그 애는 내가 제대로 수행하는지를 지켜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소 지었다.


잘 가르치는 교사는 시범을 보인 다음 학습자가 정확하게 수행하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이 다섯살짜리 아이는 가르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였다. 그 애는 문 밖에 보고 있었다.

양치질을 마치자 아이가 여기를 보라고 하면서 변기 옆에 서서 내 눈을 보며 말했다.

“이거 사용한 뒤에는 여기를 눌러 물을 내려야 해요.”

말을 마치면서 변기 옆에 달린 은색 꼭지를 잡아 내리는 시늉을 하였다.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화장실을 나갔다.

상황이 어이없기도 했지만 재미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다섯 살짜리 아이가 나에게 문 잠그는 법과 화장실 물 내리는 걸 가르치는 상황이 되었을까?

내가 문명을 처음 접하는 깡촌 할아버지로 보이나?


관점을 바꾸어, 진취적으로 생각해 보자.

이 아이는 기본 생활습관을 효과적으로 가르치는구나.

멋진 젊은이로 성장하고, 훌륭한 어머니가 되겠구나.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자기가 아는 걸 설명하지 않는가.

눈을 보면서(Eye contact) 말하고 시범을 보이며

학습자가 배운대로 수행하는지 확인하여 정확하게 수행했다고 알려주지 않던가.


손님을 환영하면서도 성실하도록 자신의 집에서 기대되는 행동을 알려주었다.

이 아이는 커서 자녀들이 사회에 크게 기여하도록 인도하겠다.

우호적이며 열정적이고 관심을 갖고 있으므로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여성 지도자가 될 수도 있으리라.

누가 아랴

언젠가는 당대의 사임당으로 불릴지!

많은 사람들의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횃불이 될지!


*홍은희(2006). 훌륭한 어머니들. 예담

작가의 이전글아들이 다쳐서 울면 엄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