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시범마을 마스터플랜

남부, 중부, 북부지역 시범

by 노고지리

1964년경 맹호부대, 청룡부대, 백마부대라는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한국군이 월남에 파병되었다. 위기에 처한 우방국을 돕기 위해 어려운 참전이었지만 누군가는 부상을 당하고 누구는 시신으로 돌아오는 참상이 따랐다. 파병한 전투 병력 30만 명 중 1만 6천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니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으며, 국력의 손실도 컸다. 그러나 6.25 전쟁으로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가 남의 나라를 도왔다는 국민적 자긍심도 남았다.


국제정세는 하루가 멀다 않고 변한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라는 말이 실감 나는 세상이다. 세월이 변하여 공산권인 베트남도 한국과의 수교로 대규모 경제협력이 진행되면서 ASEAN 10개국의 중요한 파트너가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새마을운동을 자국의 농촌 개발 운동에 도입하고 접목함으로써 국민 의식전환과 사회적 공익활동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신농촌 개발 운동(NRD)에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적용되면서 베트남 농촌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SE-931ef60b-c4ac-49dc-912c-0fbee64d1fca.jpg 베트남 남부, 중부, 북부지역 시범마을 출장


경상북도 새마을 세계화 재단(Globalization Foundation)에서는 독자적으로 개발도상국에 새마을운동을 전파한 지 10여 년이 흘렀다. 더불어 발전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고자 아시아, 아프리카에 지원을 해 왔던 것이다. 또한 개도국의 마을 지도자들에게 초청연수 기회를 제공하여 새마을운동 세계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였다.


해외에 사무실을 두고 전문가를 파견하여 개도국의 농촌 개발 지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많은 예산과 전문 인력과 노하우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경상북도가 ‘대한민국 새마을의 발원지로서 새마을 운동을 세계화해야 한다’는 역대 도지사님들의 굳은 의지가 있었기에 오늘에 이른 것이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1970~80년대에나 있었던 새마을 업무 부서가 경상북도에는 지금도 있다.


금번 안장(성)을 포함한 5 개성 6개 마을은 금후 5개년 동안 새로운 시범마을로 육성코자 경상북도와 시군, 베트남 농림부와의 협력으로 장기발전 계획을 수립코자 하였다. 일정 기간 지원하여 자립단계에 올라서면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확산해 나가는 방식이다. 2019년 11월 필자는 신규 시범마을 현지조사 및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해 현지로 날아갔다.


재단에서 선정한 신규 마을에 대한 기초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현지를 직접 답사하였다. 정부 관계자, 마을 주민 및 지도자들을 만나보고 실태를 확인하였다. 수원 기관과 주민들의 사업 추진 의지, 지방정부 정책 및 지원 현황을 알아보고, 좀 더 현실에 맞는 사업 계획을 만들고자 하였다.

대상지 주민들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잘 알고 있었다. 옆 동네에서 협동정신으로 뭉쳐 마을 청소도 하고, 불우 이웃도 도와주고, 마을 길도 넓히고, 농사에서 소득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해왔다. 또한 한국에 초청되어 새마을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들은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에 찬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여주었다. 행여나 우리가 자기들 마을을 대상에서 제외 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였다.


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해당 주민들에게뿐 아니라 지방정부에도 희소식이기 때문에 매우 적극적 이였다. 자기네 지역이 반드시 선정돼야 했으므로 보고회장에는 고위 관계자들과 주민 대표들이 성황을 이루었다. 회의장 전면 벽에는 ‘붉은 바탕에 노란 별’이 그려진 베트남 국기가 걸려있고 ‘베트남 인민공화국 만세’라는 붉은색 구호가 나를 압도하였다. 난생처음 보는 공산주의 정부의 모습에 긴장되었다. 과거 월남전에 파병되었던 우리의 형들이 이들과 피를 흘리며 싸웠던 베트콩들이 아니던가. 세상은 참 많이 변했다.


마을에서 하고자 하는 사업타당성 분석, 베트남 지방정부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구체적인 사업 계획 방향을 구상하였다. 신규 시범마을에 대한 실질적인 사업 내용을 주민 대표와 관계관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파견자 의견을 종합하여 계획서를 만들어야 한다. 나의 보고서는 재단에서 최종 검토하고 현지에서 활동 중인 파견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여 5개년 마스터플랜으로 확정된다.


베트남은 폭은 좁지만 남북 해안선의 길이가 3,400km에 달하여 기온차도 크다. 따라서 고랭지 채소 등 다양한 종류의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남부의 동탑성, 안장성에서부터 시작하여 중부 후에성을 거쳐 북부 타이응웬 성의 6개 마을을 순차적으로 방문하였다. 마을 자원을 활용하면서 개발 경비를 최소화하고, 전체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사업을 구상했다. 새마을 관계자들이 본 지역을 방문하여 보고 배울 수 있는 교육장으로서의 역할도 염두에 두었다. 새로운 작목을 도입하기보다는 현재의 작목 중심으로 규모, 품질, 마케팅, 신품종과 신기술 적용에 초점을 맞추어 아래와 같이 지역별 특성화 목표를 세웠다.


① 안장(성) 빈폭수언(면) → 삼색 망고 새마을

② 동탑(성) 떤호이쭝(면) → 개구리 양식 새마을

③ 다낭(시) 화방(현) 타이라이 마을 → 농촌 생태관광 새마을

④ 후에(성) 후에(시) 흥롱(동) 마을 → 도시 화훼 새마을

⑤ 타이응웬(성) 딘화(현) 푸닌 마을 → 녹차 생산 새마을

⑥ 타이옹웬(성) 송콩(시) 띤띤 마을 → 호수 관광 새마을


상기 6개 지역의 장기발전 전략 핵심은 지역 여건을 최대한 살린 특성화로 다른 지역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두었다. 본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재단의 지속적인 지원과 전문가 파견, 사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지방정부나 중앙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며 주민들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행정력 투입이 필요하다. 그동안 많은 ODA 사업장에서 외부 지원에만 의존하는 사례들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마을 사업이 내 재산이라는 주인의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월남전에서 적대관계라는 아픈 역사가 있었지만 새로운 동반자로 상생해야 하는 ASEAN 협력국이다. K 팝에 이은 한류 열풍과 박항서 감독의 축구 열풍, 하노이에 조성된 대규모 산업단지는 베트남과의 교류 협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베트남 농촌은 새마을운동이 중심이 되어 국가 경제발전의 동력원으로 발전해 가기를 기원한다. 언젠가 6개 마을을 방문했을 때 변화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한국 사람 누군가가 작게나마 기여를 했었노라고 기억해 주신다면 감사하겠다.

베트남 정부가 자랑하는 삼색 망고


삼색 망고는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된다


1606527890863.jpg 단상 위의 붉은 바탕에 노란색 글은 '베트남 인민공화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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