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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멍하니 달빛을 바라보다

마음의 색은 희망을 닮아

요즘 입맛이 하나도 없다.

예전 같으면 제일 좋아하는 랍스터라면 자다가도 일어나 몇 마리쯤은 거뜬히 먹었을 텐데, 지금은 눈앞에 있어도 군침조차 돌지 않는다. 차라리 상사병이라도 걸렸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계절의 영향일까...

"나 혹시 가을 타나?"라며 문득 생각해 본다.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한 장의 타로카드를 뽑았다. 18번 달(THE MOON) 카드가 나왔다.


유니버설 웨이트 메이저 아르카나 18번 달


깊은 밤. . .

달 카드는 흐릿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럴 만한 희미함이 몰려오는 듯했다.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무엇인가 깊이 생각에 잠긴 듯 신중한 모습이다.


보고 싶은데 보이지 않는 것,

듣고 싶은데 들리지 않는 것,

느끼고 싶은데 느껴지지 않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희미한 감정, 일렁이는 마음의 흐름에서 이유를 찾으려 애쓰지 않고, 그 안갯속을 천천히 걸어 들어가 보았다. 내면에서의 불확실성이 잔잔히 밀려오고 다시 연기처럼 사라지는 듯한 모습이 달빛에 비친 그림자처럼 눈에 어른거렸다.


나는 그 모호한 마음을 무리하게 가다듬으려 하지 않았다. 때로는 지금 당장의 분명한 답이 아닌, 시간이 지나야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이번 상황이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내면의 작은 흔들림은 그 과정을 하나씩 지나고 있는 것이며, 때가 되면 저절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의 색을 무슨 색으로 칠하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답답함을 비우기 급급하기보다는
내 마음이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을 가지며
건강한 심리상태를 기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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