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할 일.김동수 작가님의 강연을 듣고
앗! 탄천에 누가 산다고요?
성남 지역 작가이신 김동수 작가님의 '오늘의 할 일'이라는 강연을 들었다. 탄천을 주제로 한 내용이었다. 아마도 작가님과 탄천을 거닐며 한 번은 만났으리란 생각을 해봤다. 그래서인지 친근함이 더해졌다.
착한 물귀신이 주인공을 탄천의 물의 나라로 데려간다. 그곳은 정화작업이 한창이다. 물이 오염되어 주인공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아기 물귀신과 놀아주고, 밥을 먹인다. 산책까지 시키고 나니 이제 헤어질 시간이다.
물귀신의 긴 머리카락을 타고 다시 탄천으로 돌아왔다. 친구인 쇠백로가 가방과 간식을 챙긴다. 쇠백로의 날개로 주인공의 머리카락을 파닥파닥 말려준다. 그리고 스마일 배지를 단 가방을 메고 오리들과 쇠백로에게 인사한다. 물의 색은 푸르게 변했다.
나와 가족들에게도 탄천은 오랜 친구이다. 성남에 이사 온 지 20년이 되었고 막내는 이곳에서 태어나 얼마 전 군에 들어갔다. 유모차를 밀며 큰애, 둘째, 남편과 무던히도 탄천을 산책했다.
봄엔 눈송이 같은 벚꽃, 여름엔 싱그럽고 무성한 나무그늘로 향했다. 우리는 땅에 내려앉은 수많은 색의 잎을 밟았고, 잎새 없는 가지도 온기 있게 겨울을 함께했다. 우리의 행복을 고스란히 탄천의 사계절이 지켜봤다.
딸은 나도 모르는 탄천가의 비밀기지를 만들어 다녔고, 막내는 탄천변 놀이터에서 모래놀이를 하며 구덩이를 만들었다.
"엄마, 조심해요."
이 말을 듣는 동시에 나는 무릎까지 푹하고 들어갔다.
"내가 조심하라고 했잖아요."
아이들이 커서 사춘기가 되었다. 나의 높아진 열기를 안고 탄천으로 뛰쳐나간다. 팔분음표 같은 물소리를 들으며 나는 정상체온으로 돌아온다. 말없이 그저 들어주는 친구와 더불어 시간이 흘렀다. 얼마 전 암 수술 전에도 어김없이 탄천의 노을과 하늘을 보며 걸었다.그리고, 나를 포근히 안아주는 듯 했고,나의 아린 마음을 아는 것 같았다.
탄천은 나의 속 깊고 다정한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