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과 시집
늦여름 롱패딩을 사가지고 온 남편.
"겨울에 많이 추워해서 사 왔다."
더위도 가시지 않았는데 그땐 보기만 해도
난기류가 넘쳐 보였다.
겨울이 되어서 입어보니 '은하철도 999의
철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철이처험 작지도 않은데 .....
"사이즈도 크고, 길이가 좀 길어 ."
"공산당이야. 말이 많아, 그냥 입으라고 ."
"크다는데 왜 프레임을 씌우는 거야."
남편의 마음 표현이 들어가 있다는 걸 알기에 속으로 웃어넘긴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시집을 사 온 적이 있었다. 난 그저
혼자 있는 시간 잠시 보라고 하는구나 생각했다.
좀 지나보니 그 시집은 은유의 숨은 뜻이 있었다.
'내가 널 생각한다, 기다린다.'로 보이지 않는 해석을 발견하고 있다.
경상도 태생인 남편은 뼛속까지 '사랑해'는 금기어로 안다. 남편은 사람들의 약속된 언어 이외의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인가 보다.
작년 한 해 남편의 수고의 날들에 고마운 맘을 전해본다. 다른 한 가지는, 아내의 글쓰기 응원자다. '브런치'에도 ' 아홉시애'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권해줬다.
그리고 내 글의 가족들 글감으로 글을 써도 조용히 좋아 요만 누르고 간다. 소재를 허락해 준 남편에게 한아름 감사의 말을 전해본다. 요즘 선물 준 시집을 다시 읽어보고 있다.
남편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괜찮아 ?"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