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조각의 초콜릿처럼

친구들과의 명동에서의 만남

by 박윤미

초등학교 친구 다섯 명의 만남이 드디어 성사되었다. 한 명은 아쉽게 휴무가 맞지 않아 1월에 보기로 했다.

내가 병원 수술 전 일대일로 만났던 친구들이 있었고, 말레이시아 선교사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친구도 있어 반가웠다. 나는 오랜만에 합류였다.


"와, 진짜, 얼마 만이야."

"다들 그대로야.'

변함없는 목소리와 리액션이 오간다.

우리들은 초등학교는 충무로, 중고등학교는 남산과 명동에서 나왔다. 굳이 말하자면 명동 파다. 익숙한 남산 오르내리기는 몸이 먼저 기억한다.

명동 입구 8번 출구에 새로 생긴 '명동교자'집은 건물은 통째로 산 듯했다. 쏟아지는 중국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일본과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우리나라 여행이 많아졌다고 한다.

"맛은 그대로야. 출중해."

모두의 의견은 만장일치였다.

먹고 나서 1초의 여유도 없이 바로 나가야 하는 분위기. 줄이 줄을 부른다.

"우리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어."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스'가 떠올랐다. 기계처럼 먹고 바로 움직이는 신세계 속에서 시골쥐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헨리 단편처럼 약속도 없이 모두 선물을 준비해 왔다.

마음 씀씀이 어느 하나 아껴주고 싶은 친구들이다.

나는 별 모양 자수를 손으로 한 무지 노트를, 한 친구는 동물 모양 캐릭터 양말(나는 펭귄), 아껴 쓰지 말고 팍팍 쓰라는 클렌징 폼을, 연말에 어울리는 향초, 예쁜 리본을 맨 과자를 내놓았다.


서로가 서로의 산타가 되어 주었다.


차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나온 화제는 내가 책을 낸 이야기였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친구가 가장 먼저 e book을 사서 읽고 평을 들려주었다.

병원 창가에서 장면이 수전 손택의 책 '은유로서의 질병'이 떠올랐다고 했다.


다음 달에 만날 때 북토크를 해 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윤미야."

성악을 하는 친구는 앙상블로 노래나, 음악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삶을 나눠보자고 했다.

나는 쑥스러웠지만 모두 재미있을 것 같다고 신나 했다. 해보고 싶다고.


초콜릿 한 조각처럼

달콤 쌉싸름한 우리 삶의 속내를 시에 맞춰 풀어내 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홉시 애'를 ' 여섯 조각 초콜릿'처럼.


나는 친정엄마가 허리가 아 좋으시다고 일찍 나와서 왔지만, 마음만큼은 액상 비타민을 호로록 마시고 온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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