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이야..'가 아닌 그 한번의 순간도 소중한 내 인생이니까
사람들과 부딪치는 게 불편해 동의하지 않는 말에도 애매하게 웃음을 지어버리거나, 내 생각을 감출 때가 많다. 다른 사람과 생각이 다를 때 상대방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나를 소외시키진 않을지, 미워하는 거 아닐지 따위가 두려워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게 내 의견을 드러내지 않고 살 때 누군가와 부딪치지 않으며 살 수는 있는데, 나는 나와 거리가 생긴다. 나의 생각이 분명 있으면서, 겉으로는 좋은 게 좋은거야하며 진짜 마음을 숨기니 학창시절 이후로는 그 누구와도 깊게 친해지지 못한다. 그 중 가장 친하지 않은 건 아마 나 자신일지 모르겠다. 일상 속 작은 어떤 일에서도 내 목소리 하나 온전히 힘주어 내지 못할 때, ’제 생각은 조금 달라요‘하고 용기 내어 말하지 못할 때, 나는 내가 나로 사는 것 같지 않아 울적해진다. 그 누구와도 불화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불화하지 않는다는 게 곧 평화와 같은 말은 아니었다. 남과도 나와도.
그저 자기 목소리 내는 게 뭐라고. 남을 비난할 것도, 화를 내는 것도 아닌데. 몇 십년 뒤, 아니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을 인생, 하고픈 말도 못하고, 웃기지도 않는데 웃고, 그럴 때 내 모습이 맘에 드는가. 내가 대하기 편한 사람에게만, 내가 더 위치가 있는 상황에서만 하고싶은 말을 하는 건 내게도 쉬운 일이다. 조금 어려워도, 불편해도 나를 속이지 않으며 살고싶다. 싫은 건 싫다, 이건 이래서 좋아한다, 말하며 살고싶다. ’뭐 이런 사소한 일 즈음에야 굳이 내 의견 감춰도 상관없겠지’ 하는 오래된 이 습관. 내가 나이지 못하게 만드는 나쁜 습관. 많이 늦었지만 조금씩 노력하고 개선해보고 싶다.
사소한 것 즈음이야, 가 아니라 사소한 게 모여서 내가 된다, 고 생각하면서, 내가 더 나일 수 있게 말이다.
24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