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끔은 모든 방법들 내려놓고 그냥 울고싶은 만큼 울어보기.

by 어느여름밤



퇴근 길에 자우림의 샤이닝이 듣고 싶어 오랜만에 들으며 갔다. 알고리즘이 띄워준 박지윤의 바래진 기억에까지, 두 곡을 여러번 반복해서 가는 내내 들었다. 들으며 계속 눈물이 났다. 그냥 어느 즈음엔 펑펑 시원하게 울어버렸다.


서럽게 우는 나를 보는데 '정말 많이 힘들었구나, 슬픈 마음을 그렇게 계속 안고 지냈구나'

내 마음이 내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늘 마음이, 뇌가 바빡 긴장하며 사는 것 같다. 어느 시점부터 슬퍼하는 것도, 시원하게 우는 것도 맘껏 못하고 지냈다. 남한테 피해주지 않으려, 미움받지 않으려, 어디에 제대로 속하지 못한채로 시원하게 누군가를 미워하지도, 그렇다고 아픈 나를 제대로 받아주지도 못한 채로 울지도 웃지도 못한채로. 실은 목끝까지 울음이 차 누가 건드리면 툭 터져버릴 것 같으면서도.


'분명 이 수렁에서 빠져나갈 방법이 있을 거야.'

나는 내게 실컷 울어볼 여유도 주지 않은 채 계속 해서 방법을 찾아 헤맸다.


오늘, 아직도 모르겠는 세상이 말하는 방법들보다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눈물을 닦지 않고, 울음을 참지 않고 그대로 두었던 시간이 오히려 훨씬 큰 힘이 됐다. 마음에 늘 큰 멍울을 안고 지냈는데 그 멍울이 조금이나마 풀린 느낌이 든다. 내일 다시 원래의 멍울로 돌아갈지라도 오늘 풀린 이 느낌은 오롯이 내 기억에 남는다.


아마 제대로 울 수 있는 사람이 제대로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잘 우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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