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은 아직도, 주말이 어색하다

나의 존재가치는 무엇인가?

by 에이미

(2021년 7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세상에 중요한 날이 2일 있다. 하루는 내가 태어난 날이고, 다른 하루는 내가 태어난 이유를 알게 된 날이다. (마크트웨인)


주말이면, 더욱 마음이 혼란스러워진다.

아침부터 특별한 일정 없이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날이면, 더욱 그렇다.

나는 왠지 모르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내 스스로가 많이 한심스러워진다.


사실 절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는 않다. 가만히 있어도, 디폴트로 육아는 해야 한다.

사실, 굉장히 많은 일을 한다. (나에게는 만 24개월 아기가 있는데..)

애기랑 놀아주고, 애기 밥 먹이고, 애기 응가 치우고, 애기 목욕 시키고,...,

애기는 나에게 한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그 일상이 나의 일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

너무 당연하게도 나는 우리 애기를 너무나도 사랑한다. 하지만, 주말이 이렇게 지나가는 날이면, (사실 매번의 주말이 그런데,) 제대로된 휴식도 아니고 제대로된 자기계발도 아닌 것이, 나는 뭘 하며 시간을 보냈나 하는 괜한 자책이 들고는 한다.

아기가 잠에 들고난 밤시간이 되어서야 나만의 시간이 생기는데, 그땐 이미 녹초 상태라 머리가 돌아가질 않는다.


애기가 없을 때에는, 주말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주말이면 남편과 둘이 나가 재미있는 책을 읽거나 취미 코딩을 하고는 했다.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 지적활동을 하면서도 괴롭고 피곤하다기 보다 즐거웠고 일종의 리프레쉬가 됨을 느꼈었다.

나는 평일에 일을 하면서 못본 책들이나 자료들을 주말을 위해 미루어놓고는 했고, 주말에 그걸 소화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즈음엔 절대 불가다.

그래서 주말이 끝나갈 때 즈음이 되면, '이걸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 '아무 일도 안 한 것 같은데 왜이렇게 몸은 피곤하지' 와 같은 생각이 들고는 한다.


문제는, 내가 나의 라이프 스테이지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회사에서도 여러가지 도전적인 일들을 놓고 갈팡질팡하느라 조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보니, 예전보다 더 '주말에 이걸 해봐야지', '이런 공부를 더 해야지', '이런 책을 더 읽어봐야지'하는 것들을 더 많이 담아두고 있는데, 주말에 소화할 시간은 더 없다 보니, 일종의 부조화가 생기고, 나에 대한 불만족감과 효능감 저하가 오는 것 같고..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괴로움도 커지는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니 셀프 진단을 이미 내려버린 것 같다.

다 잘해보려고 밤낮으로 애쓰는데 그러다 보니 정작 나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해결이라고 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스스로 만족스러운 삶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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