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 너무 잘해주려다, 선을 넘었다

과잉 의전 주의

by DOPDA

한국 스타트업 기업이 일본 투자사를 초청했다.

첫 방문. 투자 검토 목적이었다.

공항에 팀장급 3명이 나갔다. 환영 현수막, 차량은 마이바흐, 호텔은 최고급 5성급 스위트, 객실에는 환영 선물까지 준비돼 있었다. 한국 전통 공예품, 고급 와인, 고급 어메니티까지...


다음날 접견.

스타트업 대표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자료도 꼼꼼했고, 설명도 자세했다.

일본 투자사는 조용히 들었다. 질문도 몇 개 했다.

접견은 예정대로 끝났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2주 뒤, 투자 검토 회신.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달 뒤에도 같은 답.


결국 그 건은 성사되지 않았다.

스타트업 대표는 나중에 지인을 통해 들었다.

"그 투자사 담당자가 그러더라고요. 너무 과하게 환대해줘서 오히려 부담스러웠대요. 본인들은 그냥 한번 보러 온 건데, 벌써 확정된 것처럼 대접받으니까 부담됐다고."




의전은 존중이다.

하지만 존중이 과해지면 압박으로 읽힌다.

특히 관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단계에서 비용과 격식이 과도하면, 상대는 부담을 느낀다.

이건 고마움의 문제가 아니다. 균형의 문제다.


환대는 높을수록 좋은 게 아니다.

상대의 기대치보다 한 단계만 위. 그 이상은 조심해야 한다.


판단 기준?

지금 이 관계의 무게와, 이 환대의 무게가 같은가.

같지 않으면 어딘가가 과하다.


우리는 종종 잘해주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즈니스에서 과잉은 신뢰가 아니라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다.

그날의 문제는 준비가 부족했던 게 아니었다.

너무 앞서갔다는 것이다.


좋은 의전은 돋보이지 않는다.

상대가 편안하면 성공이고, 부담을 느끼면 실패다.

그 차이는 항상 미묘한 선 하나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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