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없는 것들을 향한 싸움

by hyncollection



무감각.


당시의 내가 유일하게 좋아했던 것은 꿈을 꾸는 일이었다.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에, 꿈 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했기에.



때론 현실과 꿈을 구분하는 것이 헷갈려 애를 먹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도 꿈이 여전히 나를 구속하는 듯 깊기도 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아도 문득 문득 떠오르는 것은 꿈 속의 사건이였고 항상 나를 옭아매는 것은 감정이였다.

감정을 애써 무시한다. 그것은 꿈일 뿐이라고. 현실이 아니라고.

웃기는 일이었다. 현실에서는 잃어버린 감정을 꿈에서는 느낀다는 것이.




귀가 아플정도로 시끄럽기에 대낮인 줄 알았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깜깜한 밤이였다. 시간 개념도 사라진지 오래다. 뜨거운 태양이 나를 하염없이 비출때 잠이 들어 이미 열댓시간을 잔 나였기에, 밤이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칠흙같은 어둠이 찾아와서야 나는 커튼을 젖혔다. 빛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또 다시 그 꿈을 생각한다. 무엇이 현실인지. 혹시 지금 고통스러운 이 상황이 꿈은 아닐지.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현실도 꿈도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는 같지 않을까.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사실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공하고 싶은 마음.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 성공, 남들, 부자, 행복. 그 실체는 어디에도 없다. 즉, 우리는 현실 속에서 늘 실체가 없는 그 무언가 때문에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셈이 되는 것이다.

꿈은 실제가 아니기에, 실체가 없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하지만 실체가 없다는 것이 결코 허상이라는 말은 아니라는 것 또한 명심해야한다. 현실에도 실체가 없지만 실제하는 것이 있는 것 처럼, 꿈 또한 마찬가지이다.


현실과 꿈을 철저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 어쩌면 둘은 애초에 하나가 아닐까.

나와 항상 함께 존재하는 실체는 오직 나 자신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존재하지도 않는 것에 두려워떠는 인생을 살지 않기로 했다.

허상이라 여기며 꿈꾸지 않는 삶을 살지 않기로 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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