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 「우리는 오로라를 기다리고」
관두고 나랑 술이나 마시자.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오로라는 봐야지. 오늘은 진짜 볼 수 있을 거래.
여행자한테 이런 말 미안하지만, 봐도 별거 없어. 사진으로나 멋있어 보이는 거지. 그냥 하늘의 색이 좀 달라질 뿐이야.
그래도 다들 신비롭고 아름답다고 하잖아.
사람들의 기대감이 만들어낸 환상이지. 그거 하나 보자고 북극까지 왔는데 별거 아니었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 나의 세번째 소설집,
『우리는 오로라를 기다리고』 중에서
<나의 단상>
내가 쓴 문장과 이야기를 다시금 곱씹는 날들.
북극까지 가서 마주한 진실이 무엇이든
그곳에 간 것은 자신의 선택이고
그 여정은 실존했던 것.
사라지지 않는 것.
끝내 북극까지 가야만 했던 그 마음을,
그 여정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