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나는 각자 한부모 가정에서 자랐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완전한 가정 꾸리기"라는 같은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흔히 말하는 "썸" 단계에서부터 우리의 인생 목표가 같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아버지가 없는 가정, 어머니가 없는 가정이 반드시 불행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직접 겪어본 이혼가정의 자녀들은 알 것이다. 8조각짜리 피자가 배달되어야 하는데 박스를 열어보니 2조각이 빠져 있는 그런 느낌. 아마 그도 비어 있는 피자 두 조각을 채우기 위해 공부하고 일하며 삶을 꾸려왔을지도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그가 공식적으로 결혼을 말하기 전부터 우리는 "완전한 가정"을 꿈꾸며 알게 모르게 미래를 준비해온 것 같다. 아마 그런 인생의 목표가 맞지 않았더라면, 내 계획보다 빠르게 결혼을 결심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왜 그와 결혼하고 싶냐는 물음을 정말 많이 받았다. 당연히 이성적으로 혹은 인간적으로 좋아서 결혼하는 거겠지. 그렇다고 내 이상형인 손석구 배우가 아닌 이상 "잘생겨서"라고 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그렇다고 경상도 상남자를 두고 "사근사근 다정해서"라고 답하기도 양심에 찔릴 것 같다. 아마 그도 같은 질문을 받으면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건 분명하다.
어머니의 부재로 그의 인생에서 잃어버린 피자 두 조각을 내가 채워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자신의 주니어들에게 엄마아빠가 모두 있는 완전한 가정을 선물하고 싶어하는 그의 꿈을 함께 이루어주고 싶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결혼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완벽한 가정을 꾸리는 건 0%의 확률에 가깝지만 두 사람의 노력으로 완전한 가정을 꾸리는 건 무조건 가능하다는 믿음 때문에 이 험난하고 짜릿한 길을 걸어가보려고 한다. 유부 선배님들, 저희 정말 철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