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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매 Aug 03. 2024

[어쩌다보니 결혼준비] 완벽이 아닌 완전한 가정을 위해

그와 나는 각자 한부모 가정에서 자랐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완전한 가정 꾸리기"라는 같은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흔히 말하는 "썸" 단계에서부터 우리의 인생 목표가 같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아버지가 없는 가정, 어머니가 없는 가정이 반드시 불행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직접 겪어본 이혼가정의 자녀들은 알 것이다. 8조각짜리 피자가 배달되어야 하는데 박스를 열어보니 2조각이 빠져 있는 그런 느낌. 아마 그도 비어 있는 피자 두 조각을 채우기 위해 공부하고 일하며 삶을 꾸려왔을지도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그가 공식적으로 결혼을 말하기 전부터 우리는 "완전한 가정"을 꿈꾸며 알게 모르게 미래를 준비해온 것 같다. 아마 그런 인생의 목표가 맞지 않았더라면, 내 계획보다 빠르게 결혼을 결심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왜 그와 결혼하고 싶냐는 물음을 정말 많이 받았다. 당연히 이성적으로 혹은 인간적으로 좋아서 결혼하는 거겠지. 그렇다고 내 이상형인 손석구 배우가 아닌 이상 "잘생겨서"라고 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그렇다고 경상도 상남자를 두고 "사근사근 다정해서"라고 답하기도 양심에 찔릴 것 같다. 아마 그도 같은 질문을 받으면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건 분명하다.


어머니의 부재로 그의 인생에서 잃어버린 피자 두 조각을 내가 채워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자신의 주니어들에게 엄마아빠가 모두 있는 완전한 가정을 선물하고 싶어하는 그의 꿈을 함께 이루어주고 싶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결혼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완벽한 가정을 꾸리는 건 0%의 확률에 가깝지만 두 사람의 노력으로 완전한 가정을 꾸리는 건 무조건 가능하다는 믿음 때문에 이 험난하고 짜릿한 길을 걸어가보려고 한다. 유부 선배님들, 저희 정말 철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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