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검찰특수부 참고인 조사

I.P.O 웹소설

by 김태훈

오전 8시 김태산 대리가 말쑥하게 양복을 입고 거울을 보고 있다.

오늘은 검찰청으로 참고인조사를 가기로 한 날이다. 이따가 9시에 검찰청 민원실 앞에서 장영국 변호사와 만나기로 한 상태였다.

김태산 대리는 검찰이라는데도 처음 가보지만 참고인 조사도 처음이라 좀 긴장된 표정이었다

거울을 보고 한참 뭔가를 생각 하던 김태산 대리는 이내 곧 집을 나섰다

지하철을 이용해 서초역까지 이동하는 동안 머리속으로 그 동안의 일들을 복기하며 지하철 차창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서초역에 도착해 검찰청으로 가는 사람들 속에 끼에 지하철 밖으로 나갔다

평소 한번도 올 일이 없는 곳에 와 보니 착착함과 긴장감이 느껴졌다

민원실에 도착해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 장영국 변호사는 도착하기 전이었다

여직원이 다가와 어떻게 오셨냐고 물어보길래 김태산 대리는 참고인 조사를 왔다고 말하며 어제 검찰수사관이 보내준 문자를 보여주었다

여직원이 신분증을 주고 방문증을 받아가야 한다고 해서 장영국 변호사가 오면 하겠다고 하고 의자에 앉아 변호사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때 장영국 변호사가 전화 통화를 하며 민원실 안으로 들어왔다

장영국 변호사와 김태산 대리는 아까의 여직원에게 신분증을 내고 방문증을 받아 가슴에 착용했다

조금 있으니 젊은 검찰수사관이 와서 김태산 대리와 장영국 변호사를 대검 특수부 검사실로 안내해 줬다

김태산 대리는 사무적으로 안내하는 검찰수사관의 안내로 대검 안으로 들어가며 조금은 주눅이 든 표정이었다. 장영국 변호사는 늘 해왔던 일인 양 여유를 부리며 얼굴에는 미소까지 피어 있었다

김태산 대리와 장영국 변호사는 9층 모 검사 방 앞으로 안내되었고 검사 방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대기하라는 말을 들었다

김태산 대리가 핸드폰을 꺼내 시계를 보니 오전 9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와 장영국 변호사는 나란히 의자에 앉아 검사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었다

"긴장되요? 괜찮아요. 참고인 조사란게 형식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라 요식행위에 불과해요"장영국 변호사가 긴장을 풀어주겠다고 나즈막한 목소리로 귓속말을 해 주었다

김태산 대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핸드폰을 꺼내 MTS를 작동시키고 주가를 보았다

"오늘 한국태양광 주가는 어때요?"장영국 변호사가 물었다

"오늘도 상승하고 있네요. 아무래도 적대적M&A보다는 고비사막 프로젝트가 워낙 큰 프로젝트라 이번에는 한국태양광이 흑자전환할 수 있을 걸로 시장참여자들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김태산 대리는 늘 해오던 일이라 주가동향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또 올라요. 형님이 말할 때 살껄 그랬네요. 아까워라"장영국 변호사가 한국태양광 주식을 못샀다고 아쉬워 했다

김태산 대리와 장영국 변호사는 그렇게 한참을 검사실 앞 의자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가 핸드폰 시계를 꺼내 보았다. 이제 거의 12시가 다 되어 갔다

검사실 문이 열리면서 검찰 수사관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우루루 나갔다

아까 김태산 대리와 장영국 변호사를 안내한 검찰수사관이 보이길래 장영국 변호사가 검찰수사관을 불러 세웠다

"이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겁니까?"장영국 변호사가 물었다

"급하세요? 오늘 참고인 휴가 아닌가요?"검찰수사관이 더 기다리라는 투로 말했다

"아니 오전9시까지 나오라고 해 놓고 이렇게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장영국 변호사가 기분나쁘다는 투로 말했다

"앞에 조사가 길어져서 그러니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세요"검찰수사관이 그렇게 말하고 빠른걸음으로 앞에 사람들을 따라 엘리베이터로 갔다

"에잇 못된 놈들 예나 지금이나 싸가지 없는 건 똑같네"장영국 변호사가 혼잣말을 했다

김태산 대리는 와이프가 아침상을 차려 놓은 것을 그대로 두고 나온 것이 생각이 났다. 오전 9시 출두라 금새 끝내고 집에 가서 점심으로 먹을 생각이었는데 이처럼 하염없이 기다리게 될 줄 몰랐다

점심시간인지 다른 방에서도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엘리베이터로 가는 모습이 보였다

장영국 변호사는 점심식사도 못하고 대기하는 것에 화가 난 모습이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오후 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이번에는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아까 나왔던 방으로 삼삼오오 돌아가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장영국 변호사도 짜증이 나는지 자꾸 손목시계를 보고 있었다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아까의 검찰수사관이 방에서 나오더니 안으로 들어오라 했다

검사실 안으로 들어가 안쪽 검사실이라고 쓰여진 방으로 안내되었다

삼십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검사가 책상 앞 의자에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책상에는 검사 윤석도 라는 이름표가 있었다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저희도 일이 많아서 이렇게 되어 버리네요"윤석도 검사가 오래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는 사무적인 어투로 말했다

"그래도 이건 너무 한 것 아닙니까?"장영국 변호사가 따져 물었다

"아이고 선배님 우리 사정 잘 아시면서" 윤석도 검사는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하여간 잘 부탁합니다"장영국 변호사가 말하고 의자에 앉았다

"김태산 대리 대한증권 잠실지점 근무 맞지요?"윤석도 검사가 김태산 대리를 보고 물었다

"예 맞습니다"김태산 대리가 짧게 답했다

"너무 긴장하진 마시고 참고인으로 모신거니까 묻는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만 해 주시면 됩니다"윤석도 검사가 말했다

"한국태양광의 장한국 대표 주식관리인을 하고 있는 것 맞지요?"윤석도 검사가 물었다

"예 잠실지점에서 장영국 대표님과 한국태양광 법인계좌를 관리하고 있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지난 번 한국태양광과 중화태양광의 전략적 제휴에 장한국 대표 지분을 중화태양광에 일부 매각한 사실이 있지요?"윤석도 검사가 서류를 보며 물었다

"예 5% 지분을 전략적 제휴의 결과로 장한국 대표가 중화태양광에 매각했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전략적 제휴가 뭔가요?"윤석도 검사가 다시 물었다

"한국태양광과 중화태양광이 고비사막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다는 의미입니다"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회사경영에 대한 질문은 김태산 대리가 할 성질이 아닌 것 같은데요. 한국태양광측 사람들에게 질문해야죠"장영국 변호사가 끼어들어 말했다

"참고삼아서 묻는 겁니다. 고비사막 프로젝트 참여 댓가라는 건가요?"윤석도 검사가 다시 물었다

김태산 대리는 자신이 오바해서 답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동안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생각을 하느라 즉답을 못하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 참고인으로 성실하게 질문에 답해줘야 합니다.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면 참고인이 피고인이 될 수도 있어요"윤석도 검사가 은근 협박조의 말을 건냈다

"아니 지금 뭐하는거에요. 참고인을 불러 놓고 협박하는 겁니까?"장영국 변호사가 윤석도 검사에게 따져 물었다

"아니 선배님은 좀 가만 있으세요. 왜 자꾸 끼어들어 질문도 못하게 합니까? 참고인 진술 빨리 끝내야죠."윤석도 검사가 짜증내듯이 말했다

"다시 묻겠습니다. 5% 지분 매각한 것이 고비사막 프로젝트 참여댓가라는 것이 맞나요?"윤석도 검사가 다시 물었다

"그건 제 생각이고 전략적 제휴는 회사측이 계획이 있겠지요. 저는 주식시장에 나온 이야기를 한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참고인도 대답 여하에 따라서는 피고인이 될 수 있습니다"윤석도 검사가 협박조로 말했다

"지금 참고인을 협박하는 겁니까?"장영국 변호사가 따져 물었다

"아 선배님 좀, 지금 참고인 조사하고 있잖아요. 변호인이 자꾸 그렇게 끼어들면 대화가 안되잖아요"윤석도 검사가 짜증을 내며 장영국 변호사에게 핀잔을 주었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참고인으로 불러 놓고 피고인 운운하는 건 분명 협박으로 들리는 말입니다"장영국 변호사도 지지 않고 말했다

"여기 대검 특수부 검사실이에요. 말씀 가려하세요"윤석도 검사도 짜증이 나는지 언성을 높였다

"아니 여기서 대검 특수부가 왜 나옵니까?"장영국 변호사도 기분이 상했는지 지지 않고 말했다

"아 진짜 참고인 피고인 되는거 보실래요?"윤석도 검사가 장영국 변호사마져도 협박하듯이 쏘아붙였다

장영국 변호사가 윤석도 검사를 쏘아볼 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자 참고인은 묻는 말에 성실하게 답하시면 그냥 곱게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고비사막프로젝트 참여댓가부터 다시 하죠"윤석도 검사가 말했다

"그건 공시로도 나온 사실입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그러니까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참여조건으로 장한국 대표가 주식지분을 중화태양광에 넘겼다. 그리고 거액의 자금이 장한국 대표 개인계좌에 입금된 거다"윤석도 검사가 다시 물었다

"장한국 대표님 개인 지분이라 당연히 돈은 장한국 대표님 계좌로 입금되는 거지요"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댓가성을 인정하는 거네요"윤석도 검사가 말했다

"무슨 댓가성이요? 한국태양광이 중화태양광의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참여하는데 있어 지분투자를 받은거죠. 서로간에 안정적인 거래를 위해서 말이죠"김태산 대리가 보충설명해 주었다

"안전한 거래가 뭔가요?"윤석도 검사가 다시 물었다

"고비사막 프로젝트는 10년의 장기프로젝트입니다. 한국태양광의 태양광패널 기술이 앞서 있어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한국태양광 태양광 패널을 납품받고 태양광발전소에 설치하는 기술을 협력하는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길게 설명했다

"그럼 그 과정에서 기술이 중화태양광으로 넘어가는 거네요"윤석도 검사가 다시 물었다

"그걸 기술유출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김태산 대리가 말하는데 장영국 변호사가 김태산 대리의 허벅지를 손으로 살짝 눌렸다. 더 이상 말을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아니 형광등을 형광등 갓에 잘 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기술유출인가요?"장영국 변호사가 끼어 들어 말했다

"태양광 기술과 형광등이 같은 건가요? 지금 참고인이 기술이전이라고 말하고 있잖아요. 왜 말에 끼어듭니까?" 윤석도 검사가 장영국 변호사에게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난 김태산 대리 변호인입니다. 참고인의 이익을 위해 말하는 거에요. 윤석도 검사가 참고인의 권리를 부인하는 겁니다."장영국 변호사가 쏘아붙였다

"여기 검찰 특수부라고, 선배 대우해줄 때 좀 가만히 있어"윤석도 검사가 짜증이 났는지 반말로 장영국 변호사에게 언성을 높였다

"뭐하는 짓이야, 너 고시 몇기야?"장영국 변호사도 지지 않고 언성을 높였다

옆에서 기록하던 검찰수사관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김태산 대리도 윤석도 검사와 장영국 변호사의 신경전에 좀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한 동안 침묵이 흘렀다

"선배님 빨리 끝내고 식사하러 가셔야죠"윤석도 검사가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회사 경영에 대한 부분은 참고인이 아니라 한국태양광 경영인들에게 물어야 할 사안입니다"장영국 변호사도 침착하게 답했다

"추가적으로 중화태양광 자금이 한국태양광에 들어올 일이 있습니까?"윤석도 검사가 물었다

"현재 중화태양광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한국태양광이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산 케파를 확장해야 하기 때문에요"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중화태양광의 투자비는 시설확장에 들어간다는 거지요"윤석도 검사가 다시 물었다

"예 증자목적이 시설투자입니다.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납품되는 태양광패널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중국으로 수출하는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앞에 것은 장한국 대표 개인에게 들어가고 뒤에 것은 한국태양광 법인으로 들어가는거네요"윤석도 검사가 물었다

"예 앞에 것은 장한국 대표 구주를 매출한 것이고 뒤에 것은 한국태양광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니까요. 이사회회의록이 다 있을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왜 장한국 대표 개인주식을 팔고 또 한국태양광 신주를 발행하는 겁니까?"윤석도 검사가 물었다

"회사 경영 상 내용은 한국태양광 경영진에게 물어보세요. 참고인은 단순 주식관리자일 뿐입니다"장영국 변호사가 끼어들어 대화를 막았다

윤석도 검사가 장영국 변호사를 째려보며 한 동안 침묵이 흘렸다

"참고인 오늘 조사는 여기까지 하고 멀리가진 마세요."윤석도 검사가 조사가 끝났다고 말했다

장영국 변호사가 의자에서 일어나 김태산 대리에게 나가자고 손짓을 했다. 김태산 대리도 엉거주춤 일어나 장영국 변호사를 따라 나섰다

"또 부를 수 있으니까. 다시 부르면 오셔야 합니다"윤석도 검사가 방을 나서는 김태산 대리와 장영국 변호사 등에 대고 말했다

장영국 변호사는 김태산 대리를 데리고 검사실을 나섰다

"변한 게 하나 없구만"장영국 변호사가 혼잣말을 했다

"뭐가 말이죠?"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싸가지 없는게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구요. 검찰 특수부가 무슨 벼슬이라구 말끝마다 특수부야"장영국 변호사가 기분이 상했는지 건물 밖으로 나오면서 계속 혼잣말을 해 댔다

밖에 나오니 벌써 땅꺼미가 내려오고 있었다

"어디가서 국밥이나 한그릇하고 가지요"징영국 변호사가 밥 먹으러 가자고 말했다

김태산 대리는 아침부터 지금까지 한끼도 못 먹은게 이제야 생각이 났다

"예 그러시죠. 이 동네는 변호사님이 잘 아실 테니 앞장 서시지요"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둘은 민원실에 들려 신분증과 방문증을 교환하고 검찰청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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