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반격을 위한 준비

I.P.O웹소설

by 김태훈

오전 8시 김태산 대리가 침대에서 눈을 떴다

한참 지점에 출근할 때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씻고 출근하기 바빳지만 오랜만의 휴가라 늦잠을 즐기는 것 같았다

와이프는 오랜만에 집에 있는 남편을 위해 아침에 출근하기 바쁜데도 토스트를 만들어 식탁에 놓고 출근했다

김태산 대리는 어렵게 몸을 일으켜 샤워하고 식탁에 앉아 와이프가 준비해 둔 토스트를 먹었다

첫날은 몰랐는데 오늘 보니 갓구은 빵에 계란후라이도 끼어 있고 햄도 들어 있는 제대로 된 토스트였다

김태산 대리는 찬 우유보다 따뜻한 우유가 좋아 전자렌지에 흰우유를 데워 먹었다

그렇게 간단히 아침을 해 치우고 다시 서재의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오늘은 오후에 한국태양광에서 미팅이 있기 때문에 시장 돌아가는 걸 파악해 둬야한다

장한국 대표가 회의에 장영국 변호사까지 부른 것을 보면 금산이 요구하는 임시주총을 들어줄 것으로 예상되었다

오전 9시 오늘 새벽에 끝난 미국 시장이 3대 지수 모두 가격조정을 받으며 끝나서인지 우리 시장 개장 초부터 매물이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오늘 새벽에 끝난 미국시장에 영향을 받아 매물이 많은 느낌인데 개장초에 밀려서 시작한 종목들은 두가지로 분류되는데 한가지는 그 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밀리는 종목들과 그 동안 실적부진이던 재료가 없어 거래량이 적어 횡보하던 종목이던 그 동안 참아왔던 투자자들이 일단 현금화해 더 큰 하락을 피하기 위한 종목으로 이런 종목들은 개장 초 하락에 매물이 매물을 불러 자칫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는 경우들이 있었다

특히 차익실현 하는 쪽은 수익이 난 쪽이라 매도에 망설임이 없어 큰 폭으로 흘러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태양광이 그런 종목으로 그동안 300% 가까이 급등한 상황이라 차익실현 하는 쪽에서 망설임없이 주식을 던지기 때문에 시장부터 주가가 큰폭으로 빠져 시작했다. 하지만 주가급등이 나타난 종목들은 주식을 산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 동안 못사고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주가하락을 이용해 저가매수에 나서기 때문에 한국태양광의 하락세는 개장 초 급락 후 -5%대에서 다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어 올라오는 모습을 보였다

중화태양광도 비슷한 패턴을 그리고 있었는데 한국태양광과 같은 편에 서 있고 재료도 같기 때문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에 비해 금산은 한국태양광에 대한 적대적M&A가 실패했다는 인상이 있어 슬금슬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것이 금산은 언제든지 매수이유를 변경해 팔 수 있는 한국태양광 지분 10%를 갖고 있어 상당한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으로 냉각캔으로 유상증자한 자금 대부분을 한국태양광 적대적 M&A에 쏟아부어 공모자금 1000억원이 거의 3000억원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 금산의 싯가총액보다 높은 유가증권을 갖고 있는 상태였다

김태산 대리는 장한국 대표측 우호지분과 금산의 우호지분을 분석해 봤다

장한국 대표가 갖고 있는 15%지분에 중화태양광이 보유하고 있는 5%의 지분 그리고 곧 있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장한국 대표 5%와 중화태양광이 5%를 추가해 합이 30%가 되고 한국태양광주주협의회가 약 10%정도 지분을 보유해 약 40%대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비해 금산측은 공개매수와 직접취득으로 사들인 10%의 지분에 한중명일자산운용이 확보하고 있는 10%지분 그리고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가 보유하고 있는 약 10%의 지분해서 약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양측에 개인투자자들인 주주협의회와 주주연합회는 언제든지 매매할 수 있는 지분들이라 불확실한 측면은 있었다

40% 대 30%의 싸움이고 실제 유통가능 주식수는 약 30%에 양측의 개인투자자 지분 10%씩 그러면 실제로 시장에서 사들일 수 있는 지분은 약 50% 정도가 될 수 있다

양측 어느 누구도 안정적인 지분인 50%+1주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장한국 대표측 우호지분이 10%나 앞서고 있어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다

김태산 대리가 양측의 지분을 계산하고 있는 동안 다시 한국태양광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었다

장한국 대표측이 사는 것이 아니라면 금산측에서 사는 것일 수도 있었다

금산이 임시주총을 요구하고 있어 법원에서 양측 변호사들이 화해를 통해 임시주총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주고받았다면 임시주총 기준일 전에 한주라도 더 가진 쪽이 유리할 수 밖에 없었다

김태산 대리는 한용수 대리에게 지금 한국태양광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지 문의했다

"안녕 친구, 지금 한국태양광 주식 매수창구가 대한증권이 1위인데 사고있냐?"김태산 대리의 메신저 문자에 곧바로 답이 왔다

"응 개장초 하락했을 때 저가매수했지, 고객들도 많이 사고 있어, 아직 적대적M&A가 안 끝났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거든" 한용수 대리가 답장을 했다

"OK 수고하구"김태산 대리가 답장을 보냈다. 장한국 대표 계좌인지 아니면 한국태양광 법인계좌인지 묻지 않은 건 구체적인 거래내용은 제3자에게 말해선 안된다는 금융권의 규정 때문이었다

이쪽이 사고 있다면 저쪽도 사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으로 지분대결이 붙은 종목은 주가가 약세일 때가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바닥은 막혀 있고 상방은 열려 있으니 실적이나 기업가치를 무시하고 돈의 힘으로 주가가 밀어올려지는 것이 지분대결이었다. 공격자도 방어자도 손을 놓는 순간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되고 주가도 무너질 수 있는 것이 지분경쟁이었다

오후 3시가 되어 김태산 대리는 컴퓨터를 끄고 집을 나섰다

오후 4시 김태산 대리가 한국태양광 대회의실로 들어갔다

김요한 IR팀장이 회의 서류를 각자의 자리에 갖다 놓았다

오늘 회의 안건만 적혀 있는 것으로 밑에 필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서류들이었다

좀 있으니 장한국 대표와 장영국 변호사가 대회의실에 들어왔다

"어이구 김대리 검찰가서 고생했다면서요. 장 변호사에게 전해 들었어요. 괜히 우리 때문에 고생하게해서 미안해요"장한국 대표가 김태산 대리와 악수하며 인삿말로 건낸 것이다. 진심이 담겨 있는 말 같았다

"괜찮습니다. 장 변호사님이 고생하셨죠"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김대리가 침착하게 잘 대응해 줘서 이번 참고인 조사는 무사히 잘 넘어간 것 같습니다"장영국 변호사가 말했다

모두 자리에 앉아 회의에 들어갔다

김요한 IR팀장이 사회를 보고 안건을 읽어 나갔다

1번 안건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건으로 통상 한달안에 끝낼 수 있어 임시주총 전에 납입을 하는 스케줄로 진행하기로 했고 중화태양광에도 스케줄을 보내 확답을 받기로 했다

2번 안건은 임시주총으로 금산이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여 임시주총을 소집하는 것으로 통상 주총소집통보를 하고 2주 후에 개최할 수 있지만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 이후로 잡기로 했다

그래야 장한국 대표 우호지분이 확실하게 많은 상태에서 임시주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번째는 임시주총 안건으로 금산이 요구하는 감사자리와 등기임원 2인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표대결로가면 임원 2인은 지켜낼 수 있지만 감사자리는 최대주주 지분이 3%룰에 따라 제한되기 때문에 빼앗길 공산이 켰다. 개인투자자들의 지지를 얻어야 감사 자리를 지킬 수 있는데 한국태양광 주가가 높기 때문에 주주들이 장한국 대표측에 우호적인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적대적M&A로 주가가 올랐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꽤 되기 때문에 이들이 금산편에 설 수도 있었다

장한국 대표가 다른 코스닥 상장사 대표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긍정적인 의사를 받았다고 말했는데 그 만큼 감사자리는 중요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감사는 이사회 일원으로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이사회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이사회 이후 실제 경영에 반영된 결과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각종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코스닥 상장사들끼리 일정 지분을 확보해 감사선임에 있어 소액주주로 십시일반으로 도와주는 경우가 있었다

계획대로 되면 금산이 노리는 감사자리도 지켜낼 수 있어 이럴 경우 장한국 대표측이 완벽하게 승리하는 그림이 완성될 수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기업사냥꾼인 금산의 최강희 대표가 한국태양광 같은 성장성이 큰 기업을 인수해 망가뜨리는 꼴을 보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시주총에서 패한 금산은 자신들의 지분을 한국태양광에 비싸게 사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았다

장한국 대표는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금산의 지분도 모두 사들여 이번 기회에 적대적 M&A의 싹을 뽑아버리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회의가 끝나고 김태산 대리는 장한국 대표 옆으로 가 뭔가를 귓속말로 말해 주었고 장한국 대표가 미소를 지으며 수고했다고 말했다

김태산 대리는 뭐가 큰 짐을 내려 놓은 듯 홀가분해 졌는데 이제 한달 후 있을 임시주총만 잘 대응하면 이번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오늘 회의 결과를 내일 한국태양광 정기이사회에 상정해 결의가 되면 등기와 함께 공시를 하겠다고 김요한 IR팀장이 말해 주었다

이제 마지막 싸움만 남은 것 같았다

김태산 대리는 지난 두달여간의 사건사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는데 그러다 중화태양광의 리쩌웨이 전 총경리의 살인사건이 생각나 뭔가 찜찜함이 느껴졌다

아직 김태산 대리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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