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웹소설
오전 9시 개장과 함께 중화태양광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다. 어젯밤에 김태산 대리가 돌린 문자가 일파만파가되어 밤새도록 여의도 바닥을 뒤집어놓고 이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증권 기업금융본부 IPO팀도 발칵 뒤지어 졌는데 상장주간증권사를 한지 두달도 안되어 상장시킨 회사에서 횡령사건이 발생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 관리부재 회사를 상장시켰다는 책임에서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건 상장심사를 한 한국거래소도 마찬가지로 관리부재는 상장심사에서 기업들이 미승인이 나는 가장 많은 허들 중에 한가지로 주먹구구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며 어찌어찌 외형을 키운 기업들이 내부관리가 제대로 안되어 있으면 주주돈으로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사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투명경영을 상장심사 기준 중에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보고 있다
아직 한국거래소 귀에 들어가지 않은 것 같은데 소문이 퍼지고 있어 조만간 조회공시가 들어올 것 같았다
그러면 거래정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급적 거래가 될 때 고객 주식을 팔아야 했다
김태산 대리는 필사적으로 고객들에게 전화를 하고 있는데 개장 전부터 아침 회의 시간이후 계속 중화태양광 주식을 팔아야 한다고 고객들을 설득해 일부 매도주문을 내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시초가 자체가 폭락했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침에 고객들에게 미리 전화를 해 둔 덕에 개장 이후 주가가 폭락한 중화태양광에 대해 매도가격 조정 전화가 폭주했는데 사람 심리라는 것이 주가가 하락할 때는 팔고 싶고 주가가 급등할 때는 추격매수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9시 30분 개장한지 30여분만에 중화태양광은 1천만주가 거래되며 -10%까지 또 폭락했는데 이런 추세면 곧 가격제한폭인 하한가까지 밀릴 가능성이 커 보였다
이제 주식을 팔기 위해서는 시장가 주문을 넣을 수 밖에 없다. "시장가"란 지금 시장에서 최우선 체결가격에 무조건 매매를 성립해 달라는 주문으로 상한가 따라잡기나 폭락하는 주식을 팔아 치울 때 빨리 팔기 위해 내는 주문이다. 체결가격이 하한가라도 무조건 매매를 체결하는 주문이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체결되는 경우가대부분이다
그런데 중화태양광에 다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10%에서 꿋꿋하게 버티면서 매물을 다 받아내는 세력이 있는 것이다
김태산 대리는 망설이는 고객에게 -9%에 주문을 내 보자고 현재 가격보다 손해를 조금이라도 덜보는 쪽에서 팔고 나오는 것이 좋겠다고 매도를 유인하는 말을 던졌다
고객이 김태산 대리의 말을 듣고 -9%에 매도를 허락했는데 주문하고 얼마 안 있어 실제로 체결이 되었다
이 말은 저가매수세도 만만치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태산 대리는 오늘도 밥 먹기는 글렀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전화를 돌리며 고객들에게 중화태양광 매각을 설득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젊은 주식투자자들은 집에서 HTS를 통해 주가를 확인하고 있는데 김태산 대리의 전화에 주가 움직임을 보다가 김태산 대리가 아닌 HTS로주문을 내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는 위탁수수료를 아끼려는 이유인데 증권사 영업사원을 통해 주문을 낼 경우 수수료가 거래금액의 1%가 넘어가지만 HTS로 고객스스로가 주문을 낼 경우 0.01%의 수수료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이는 증권사와 영업사원의 밥그릇 싸움이기도 한데 지점영업사원을 통해 매매하는 고객의 주문수수료는 증권사와 영업사원이 일정 비율로 나눠먹게 되는 것이고 HTS를 통해 이뤄지는 주문은 거의 대부분을 회사가 먹기 때문에 HTS가 많이 퍼질수록 영업사원의 밥그릇 크기는 점점 작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HTS수수료가 이렇게 적은 이유는 수수료에 신경쓰지 말고 매매횟수를 늘리라는 의미이기도 한데 실제로 일정기간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매매횟수가 늘어나 결국에는 고객 계좌에서 증권수수료 말고 증권관련 세금들이 빠져나가 국가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고객계좌는 매매횟수만큼 위험에 노출되어 결국 손실이 누적해 쌓일 가능성이 커진다
나중에 일정기간이 지나면 이미 버릇이 들어버린 매매습관으로 고객은 위탁매매수수료도 증권사에 갖다 받치게 되니 결국 깡통계좌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일찌기 주식투자로만 세계 몇 손가락 부호가 된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은 "인내심을 갖고 좋은 공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조언했는데 아무 공이나 방망이가 나가면 결국 삼진아웃이 될 시간만 앞당기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빨리 방망이를 휘두르라고 소리치는 관중이나 상대편 선수 목소리는 무시하고 온전히 나에게 오는 공에만 집중하라고 했다
증권사들이 수수료제로와 낮은 수수료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고객자산이 증권사 안에 머무는 동안 이들 고객에게 팔아먹을 금융상품을 계속 만들어 내 유혹할 수 있고 주식매매가 일어나게 되면 한푼 두푼 적은 돈이지만 계속 수수료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객이 깡통이 될때까지 뽑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중화태양광의 주가가 또 다시 -5%까지 올라왔다. 저가 매수세가 만만치 않게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화태양광이 폭락한지 3인차인데 최고가 대비 거의 -40%정도 폭락한 상황인데 이제 하락을 마무리하려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제 들은 횡령소식이 아무래도 맘에 걸렸다
김태산 대리는 한국태양광 김요한IR팀장에게 전화해 다시 확인하기로 한다
"안녕하세요. 대한증권 김태산 대리입니다. 어제 말씀하신 중화태양광 횡령건은 구체적인 소식이 왔나요?"
김요한IR팀장이 수화기 넘어에서 답한다 "아직 중국법인에서 답이 없는데 아무래도 큰 건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요한IR팀장의 말에 다소 안도가 되기는 하는데 횡령규모가 크지 않으면 거래정지도 안되고 그냥 아무일 아닌 것처럼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관련 소식이 오면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김태산 대리가 절실한 맘으로 부탁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가만 생각하니 김태산 대리가 경거망동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이제 팔기 보다는 폭락한 중화태양광을 저가매수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탐욕이 맘속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때 김태산 대리는 어제 매수한 바이오톡신의 주가를 체크해 본다. 어제와 비슷한 보합권에 머물고 있어 추가매수하면 매수단가가 별반 다를 바 없어 일단 더 기다려 보기로 한다
개장 초에 주식을 매도한 고객들이 확인 전화가 왔는데 현 주가 대비 너무 싼 가격에 팔았다고 나무라는 고객도 있고 잘 팔았다고 칭찬하는 고객도 있는데 주가를 바라보는 맘이 상대적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쉽게 말해 컵에 물이 반쯤 남아 있을 때 누군 반밖에 안 남았네 하지만 누군가는 반씩이나 남았다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중화태양광은 오전장에 -10%에서 -5%로까지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어제와 마찬가지 패턴을 보이고 있어 오후장에 매물이 등장하고 단타꾼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또 다시 하한가까지 밀리 위험이 있다
어제도 점심시간에 갔다오는 사이에 폭락을 했기 때문에 오늘 김태산 대리는 점심식사를 건너뛰고 자리를 지키기로 마음먹었다
객장에 켜 놓은 증권방송에서 금산 대표이사가 나와 회사IR을 하고 있는데 냉각캔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어 주가부양에 재미를 붙인 모습이다. 증권방송에 대표이사가 직접 나와 IR을 진행하는 것은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회사의 의도를 적나라하게 내놓는 것으로 대부분 이럴 경우 주가가 실제로 오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봐야 한다
금산도 꾸준히 올라 최저가 대비 약 70%정도 주가가 급등했는데 냉각캔을 처음 공개했을 때만 해도 3일 연속 상한가행진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추격매수세가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어 횡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럴 때 금산 대표이사가 증권방송에 출연해 회사의 경영과 비전에 대해 자랑하고 있고 대담을 하는 아나운서도 좋은 주식이라는 뉘앙스로 방송을 하니 객장의 고객들이 하나 둘 김태산 대리에게 금산 주식 매수하는 주문서를 주고 간다
이미 투자자들은 앞전에 3일 연속 상한가를 친 급등주라는 생각을 잊은지 오래로 지금 횡보하고 있는 주가만 눈에 보이고 앞으로 급등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탐욕이라는 괴물에 의해 마음속에 자리잡은 것이다
이때 거래체결음이 울려 단말기를 보는 순간개장 초에 너무 일찍 팔았다고 징징대던 고객이 다시 저가에 사달라는 주문을 넣어둔 것이 -6%에서 체결이 되었다.
김태산 대리는 다시 하락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매도 창구로 우리투자증권과 미래로투자증권이 상위로 올라가고 건국증권은 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모습을 봐서는 기관투자자 물량은 소진되고 단타꾼들이 붙은 모습이다
단타꾼들은 수수료가 싼 온라인증권사쪽에 많이 있기 때문에 "온다증권"이 매도 상위나 매수상위로 올라갈 경우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고 대형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과 미래로투자증권 같은 곳은 거액자산가들이 많아 진짜 큰 돈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오전장에 폭락이후 -10%에서 -5%까지 끌어올린 것이 이런 큰손들의 저가매수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 이들 큰손들이 다시 주식을 내다팔며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기다 공매도까지 함께 치면 수익을 더 크게 가져갈 수 있다.
큰손들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공매도에 나서면 주가는 왠만해서 밀리는 정도가 아니라 하한가까지 폭락하기 일쑤다. 오전장에 끌어올린 주가에서 차익실현과 공매도를 하고 있는 것이 매도증권사 창구를 통해 김태산 대리는 느낄 수 있었다
김태산대리는 직감적으로 지금 함께 팔지 못하면 하한가로 폭락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엄습했다. 고객들에게 알릴 시간이 없어 일단 팔고 보고할까 하는 유혹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랬다가 나중에 생각한 데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을 때는 고객허락 없이 주식을 팔았다고 욕 먹을 수 밖에 없고 때에 따라서는 손해보상까지 해야 할 수도 있어 키보드 위에 올린 손을 전화기로 가져가 고개들에게 전화하기 시작했다
중화태양광 주가가 순시간에 -10%로 폭락하고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대량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또 폭락하기 시작했다
오후 1시 중화태양광의 주각 -13%까지 밀리며 하한가까지 단 2%를 남겨두고 있다
주가급락이 심할수록 저가매수세도 만만치 않게 유입되는데 -13%는 하한가 기로에 마지막 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매도가 더 힘이 쎄면 주가는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는 것이고 저가매수세가 견조하면 버티다 오후 장 종료 30여분을 남겨두고 바닥을 확신한 저가 매수세가 내일 오전장을 염두에 두고 공격적으로 매수에 가담해 반등세로 돌아설 수 있다
하지만 중화태양광은 매도가 더 쎈 것으로 판명이 났는데 저가매수세가 매물을 받아내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지며 순시간에 -15% 하한가로 곤두박질 치고 말았다
이제 장종료까지는 단 30여분 남겨둔 상태인데 하한가 잔량이 쌓이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이대로면 내일 오전장도 폭락 출발할 수 있겠다는 공포감에 시장가 매도 주문이라도 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HTS로 중화태양광의 하한가를 지켜보던 고객들의 전화가 몰려왔다. 오전에 김태산 대리의 매도권유에 응했어야 한다는 후회가 대부분이지만 개중에는 왜 강하게 권하지 않았냐고 핀잔을 주는 고객들도 있었다
말이 핀잔이지 진심 손해에 빡이 돌아 욕만 안 했지 김태산 대리 탓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한가 종목이 탄생한 날은 증권사 영업사원이 욕받이가 되는 날이라 이런 손님의 비난을 조용히 듣고만 있을 수 밖에 없다
오후 3시 장이 끝나고 코스피지수나 코스닥지수는 올랐지만 중화태양광같이 스타주가 한순간에 쓰레기주식으로 몰락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은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김태산 대리도 전화에 시달리다 지쳐서 인지 의자에 몸을 파 묻고 실신하다시피 앉아 있다
"It's Long Day" 김태산 대리는 혼자 이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