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웹소설
김태산대리와 조위찬 대리가 한중로펌 건물 앞에 서 있다. 김태산 대리가 부탁해 조위찬 대리가 어렵게 잡은 중화태양광 관련 방문IR 때문에 공시대리 인 한중로펌의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길이다
하지만 엊그제 갑작스럽게 거래정지된 "중국연합과기" 주주들이 몰려와 한중로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었다. "중국연합과기"가 동전주라고 불릴만큼 주가가 떨어져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기주였기에 거래정지로 손해본 것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들은 상장 초기에 이미 다 팔고 나갔고 상장 후 6개월부터 가능한 유상증자에 "중국연합과기"는 생산량 증대를 위한 설비투자 목적으로 수백억원을 유상증자해 최대주주 지분은 겨우 10% 언저리까지 쪼그라들었고 나머지 90%대가 개인투자자들이었다
"중국연합과기"가 중국의 첨단 기술기업으로 포장되어 있어 기술이 떨어지는 중국기업들의 기술을 높여주기 위해 중국정부가 뒤에서 밀어준다는 소문이 온라인과 유튜브를 통해 터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혹시나 하는 맘에 매수세가 많이 몰리던 종목이었다
"중국연합과기"의 주가가 액면가인 500원에서 1000원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100% 수익이 난 개인투자자들도 있었는데 이러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이 몰려가 투전판 마냥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투기종목이 된지 오래였다. 투기를 하다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을 동정할 생각은 없지만 이런 종목의 거래를 허용해 준 한국거래소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상장한지 2년여 만에 사업보고서를 내지 못해 거래정지가 되고 자칫 상장폐지까지 내몰린 "중국연합과기"라는 회사도 한심하기는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무더기로 거래정지되고 상장폐지되는 중국상장기업들을 보면 아무래도 뒤에 뭔가가 있다는 의구심을 김태산 대리는 떨쳐버릴 수 없었다
한국거래소 국제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외국기업들을 우리 증시에 상장시킨지 어언 3년여가 되어 가는데 대부분 중국기업들이 상장했고 그들 중 대부분이 상장 2년여 만에 거래정지되거나 상장폐지되는 비운에 쳐해 있는 것이 다른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우리나라 기업들과 너무나 확연한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평균 상장기간이 11년이 넘어가는데 어떻게 중국기업들 중 엄선했다는 중국상장기업들은 2년을 넘기기 어려운지 이해가 안되기 때문이다
김태산 대리와 조위찬 대리는 들어가는 입구에 갈 수가 없어 시위하는 사람들 등 뒤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시위하던 사람들 중 누군가 뒤돌아 김태산 대리와 조위찬 대리를 보고 소리친다. "한중로펌 변호사놈들이다"
일순간 시위하던 사람들이 뒤를 돌아 김태산 대리와 조위찬 대리를 쳐다본다
둘은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데 또 누군가 소리친다 "잡아라"
이 말에 둘은 뒷걸음을 치기 시작하는데 주식투자로 손해를 본 시위자들은 이미 재산을 잃게 되었다는 절박함에 누군가를 잦아 화풀이 할 생각 밖에 없어 보였다. 젊은 사람 몇 명이 앞에 나와 또 소리친다 "저 변호사 놈들을 잡아라"
김태산 대리와 조위찬 대리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저들이 소리친 대상이 자신들인 것을 알고 뒤돌아 뛰기 시작한다. 그러자 시위 군중들도 둘을 잡으러 뛰기 시작했다
김태산 대리와 조위찬 대리는 그렇게 한참을 뛰어 어떤 골목에 들어가 숨을 고르고 있다
"헉헉헉 왜 뛰는거지? 도데체 우릴 왜 잡으려는거야?" 조위찬 대리가 숨을 고르며 말한다
"헉헉헉 몰라, 왜 뛴거야?"김태산 대리가 되물었다. 둘은 얼굴을 마주보고 그냥 웃어버렸다. 사람들이 쫓아온다고 뛴 것도 우습지만 자신들을 변호사라고 오해한 시위군중도 우스웠기 때문이다
숨을 고른 조위찬 대리가 말한다. "아무래도 건물 뒷문으로 들어가야겠어. 시위하는 사람들이 "중국연합과기 주주들 같은데 단단히 화가 났나봐" 김태산 대리가 숨을 고르며 고개를 끄덕인다
김태산 대리와 조위찬 대리는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 한중로펌 건물 뒤에 섰다. 주변을 돌아보니 개미새끼 한 마리 없는게 시위 때문에 아무도 건물에 들어갈 엄두를 못 내는 것 같았다. 그래도 건물 뒷쪽은 시위자들이 없어 출입이 가능해 보였다. 둘은 빠른 걸음으로 건물속으로 들어갔다
건물 뒷쪽에 서 있던 경비원들이 둘을 막아 선다. 갑자기 뛰어드니 두 양복쟁이들이 누군지 알 수 없으니 경비원들이 막아 선 것이다. 조위찬 대리가 오늘 방문IR 약속이 있어 찾아온 대한증권 직원들이라고 사원증을 꺼내 보여주었다. 경비원들이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3층 안내데스크로 가라고 알려주었다
둘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갔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여비서로 보이는 여성이 나와 둘을 안내해 주었다
밖에서 시위를 시끄럽게 해도 건물안은 조용하기만 해 보였는데 복도를 지나가며 보는 변호사들의 모습은 한참 회의를 하거나 화이트보드에 뭔가를 써가며 설명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둘이 안내받은 곳은 마이클 최라고 쓰여 있는 한 변호사의 방이었다
여직원은 둘을 안내하고 방 밖으로 나갔고 마이클 최로 보이는 변호사가 둘을 방갑게 맞아 주고 있다
"오시느라 힘들지 않으셨습니까? 오늘 회사 주변이 좀 시끄럽습니다" 마이클 최가 명함을 주며 말한다. 김태산 대리와 조위찬 대리도 명함을 교환하며 인사하고 책상 앞에 의자에 앉았다
마이클 최의 명함을 보니 국제변호사라고 쓰여 있는데 대부분 이런 경우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경우가 많았다. 미국 변호사가 중국기업 공시대리를 하는 것도 좀 우습기는 했다
"무슨 일로 먼 길을 찾아 오신 건지 궁금하군요?" 마이클 최가 물어보았다
"예 최근 주가가 급등락을 한 중화태양광에 대해서 주주들의 문의가 많은 상황입니다. 우리 대한증권이 상장주간증권사를 해서 우리 고객들이 중화태양광에 투자를 많이 한 상황입니다. 우리 법인 고객들도 꽤 투자를 한 상황이구요. 주가 급등락의 이유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왔습니다" 조위찬 대리가 단도직입적으로 치고 나갔다. 마이클 최 변호사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주가라는 것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라 알 수는 없지만 중화태양광의 사업은 별 문제 없이 잘 순항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시했지만 고비사막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일본 소프트뱅크도 관심을 갖고 투자하기로 한 상황입니다. 오히려 제가 시장에 있는 분들에게 주가 급등락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들리는 풍문에 중화태양광에 횡령사고가 났다고 하던데 횡령규모와 현 상황이 어떤지 알고 싶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마이클 최 변호사의 표정이 일순 찡그려지는게 보였다. 허를 찔린 사람 마냥 한 동안 생각을 하며 말이 없다 어렵게 입을 열었다 "어디서 그런 소문을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중화태양광에서 횡령관련 내용을 알려온 것은 없습니다. 상장한지 두달여 만에 횡령사고가 난다는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하네요. 혹시나 관련 소문이 돌아서 주가가 폭락한 것이라면 이는 작전세력들이 물량을 빼앗으려고 일부러 시장에 퍼뜨린 역정보 아닐까요? 횡령소문 때문에 주가가 폭락한 것이라면 관련 소문을 낸 사람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이클 최 변호사의 단호한 말에 실제로 그에게 횡령관련 정보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가 한 말처럼 역정보에 김태산 대리가 당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화태양광의 횡령사건 소식을 경쟁자인 한국태양광 김요한 IR팀장에게 맨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증시에서는 종종 경쟁자를 음해하는 소문을 경쟁회사에서 퍼뜨리기도 하는데 특히 잘 나가는 경쟁사의 주가가 좋을수록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다
김태산 대리가 다시 묻는다 "정말 중화태양광 횡령사건에 대해 들은 바 없으신가요?" 취조하는 듯한 김태산 대리의 목소리 톤이 거슬리는지 마이클 최의 표정이 안 좋아 졌다
"예 아직까지 중화태양광에서 그런 사실을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횡령사고면 즉시 공시해야 할 사안인데 아직까지 아무 소식이 없는 건 횡령사실이 거짓이던지 역정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마이클 최 변호사는 단정적으로 대답했다
김태산 대리가 조금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증시에 헛소문을 퍼뜨린 것이 본인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중화태양광을 고점에서 차익실현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김태산 대리는 꼼짝없이 차익실현한 중화태양광 주가를 떨어뜨리려 헛소문을 퍼뜨린 작전세력이 될 판이다
마이클 최 변호사가 벽시계를 힐끔보더니 말한다 "이제 더 물어볼 것이 없으면 저도 제 일을 좀 해야 해서요"
이제 그만 나가달라는 뉘앙스였다. 김태산 대리와 조위찬 대리는 더 이상 물어볼 말도 없어 가방을 들고 마이클 최 변호사 방을 나왔다.
마이클 최 변호사가 의자에 앉은채로 말한다 "멀리 안 나갑니다"
둘은 쫒겨나듯이 마이클 죄의 방을 나와 아까의 복도를 다시 지나 엘리베이터를 향한다. 아까 화이트보드에 뭔가를 쓰고 열정적으로 설명하던 한 무리의 젊은 변호사들은 잠시 쉬는 시간인지 자리를 비우고 없었지만 화이트보드에는 중화태양광과 횡령, 도주, M&A라는 단어가 큼지막하게 쓰여져 있었다.
둘은 직감적으로 마이클 최 변호사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둘은 화이트 보드의 내용을 머릿속에 숙지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나와 건물 뒷문으로 나갔다
둘은 한중로펌 근처 카페로 갔다. 김태산 대리가 조위찬 대리에게 말한다 "아무래도 중화태양광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은 맞는 것 같아. 한중로펌쪽에서 뭔가를 숨기는 것도 같구"
조위찬 대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응 아까 복도에서 본 화이트보드에 분명 중화태양광과 횡령 글씨를 봤어"
"마이클 최라는 변호사가 거짓말을 한 것 같은데 중국 쪽에서 벌어진 일이니 알 수가 있나?" 김태산 대리가 답답해 하며 말했다
조위찬 대리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것처럼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 생각났다. 일전에 한호가 고객 중 연희동에서 중국집을 크게 하는 고객이 있다고 했는데 상장한 중국기업에 대해 손바닥 보듯 정보가 많았다고 했어. 중국에 꽌시가 있는 분이라 정보가 많다나 봐. 한호한테 그 분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김태산 대리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한호 대리에게 전화한다 "여보세로 한호냐? 너 고객 중에 중국쪽 정보가 빠싹한 분이 있다면서 연희동에서 중국집 하는 분? 응 그래, 어 화교분이야? 잘 되었다. 그 분 좀 만나게 해주라. 그래 고마워" 김태산 대리가 전화를 끊고 조위찬 대리에게 말한다. "한호가 조만간 같이 가자네. 중국요리 잘한다고 나보고 한턱 쏘라는데" 둘은 대화를 끝내고 카페를 나와 각자의 길로 간다
김태산 대리는 머리가 복잡한지 지하철로 가는 길에 머리를 흔들며 잡생각을 떠나보내려 한다. 한중로펌의 마이클 최 변호사가 시치미를 떼며 중화태양광의 횡령사건을 부인한 것은 결코 공시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익도 하고 이는 자칫 시장에 있지도 않은 횡령사실을 퍼뜨린 것이 자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산 대리가 개인블로그에도 중화태양광의 횡령 가능성 문제를 제기한 글을 동기들에게 문제를 보낸 날 올렸기 때문에 꼼짝없이 가짜뉴스를 퍼뜨린 작전세력으로 몰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상장기업의 공시대리를 주로 맡고 있는 한중로펌이 진실을 공시하기 보다는 뭔가 숨기고 있다는 생각에 중국상장기업들의 연이은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뒤에 뭔가 검은손이 작용한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고 있었다
무엇이 되었던 김태산 대리는 꼼짝없이 가짜뉴스를 퍼뜨린 작전세력으로 내몰릴 처지가 된 것 같았다
한중로펌이 끝까지 공시를 하지 않는다면 김태산 대리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