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웹소설
김태산 대리는 한국태양광 본사 앞에 서 있다.
장한국 대표가 만나자고 한다고 김요한 IR팀장의 갑작스런 호출을 받고 장 끝나기 무섭게 부리나케 달려온 것이다
뒤늦게 한국태양광 적대적M&A에 뛰어든 금산의 공개매수에 일격을 당한 상황이라 한국태양광도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김태산 대리는 본사 홍보팀을 통해 직접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IR방안에 대해 설명할 자료를 갖고 왔다
최근에 여의도에서 증권사 주관으로 일반투자자들과 상장사간에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대한증권도 그런 기업IR에 대한 서비스가 잘 되어 있는 편이었다
마침 오전에 김요한 IR 팀장이 요구한 사안이기도 하고 긴급하게 장한국 대표가 보자고 한 것도 이런 내용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챙겨 온 것이다
김태산 대리는 1층 안내 데스크에서 출입증을 받고 3층 대표이사 실로 향했다
3층 엘리베이터 입구에 김요한 IR팀장이 나와 있어 인사하고 대표이사실로 향했다
대표이사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서류 한장을 골똘히 내려다 보고 있는 장한국 대표가 보였다
장한국 대표는 반갑게 김태산 대리를 맞아주며 쇼파로 안내 했다
장한국 대표와 김요한IR팀장 그리고 김태산 대리 세명이 자리에 앉자 장한국 대표가 물었다
"요즘 시장에서 우리 회사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요?"장한국대표는 주가가 상한가를 치고 있지만 적대적M&A 대상이란 것이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 궁금하기는 했을 것이다
"예 금산이 공개매수를 선언하고 한중명일자산운용이 금산과 손을 잡았다는 것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은 지분경쟁을 기대하는 눈치입니다"김태산 대리가 지금 시장상황을 간단히 요약해 말해 주었다
"지분경쟁이라.....결국 돈싸움인데....."장한국 대표가 혼잣말을 하면서 손에 들고 있는 서류를 내민다
김태산 대리가 장한국 대표가 건낸 서류를 받아 읽어보는데 눈에 놀라움이 역력해 보였다
"이게 진짜입니까?"김태산 대리가 서류를 후루룩 읽어보고 놀라는 표정으로 장한국 대표를 바라봤다
"예 중국법인에서 중화태양광이 전략적 제휴를 제안해 왔다고 보고한 내용입니다.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태양광패널을 우리가 납품하면서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자본제휴까지 하자는 제안입니다"장한국 대표가 부연설명했다
장한국 대표 설명에 따르면 중화태양광이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태양광패널 납품처로 한국태양광을 선택했고 납품가격이나 물량 확보를 위해 한국태양광 주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할 때 제조업체들은 기존에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수주에 대해 발주처가 공급처에 발주에 대한 개런티를 요구하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주처 전용 생산라인 설치를 위해 추가적인 투자를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럴 때 생산라인을 전용으로 쓸 수 있는 권한을 얻기 위해 자본을 출자하여 주주로 참여하는 경우가 종종있었다.
이는 기존 제조업체의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수량을 발주할 때 추가적인 생산시설의 확충과 발주수량을 개런티해 준다는 의미에서 대규모 시설투자자금을 발주처가 투자해 주는 것으로 이를 통해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을 받으려는 이유이다
"중국법인 말로는 초도 1억달러 물량이고 향후 프로젝트가 커질 것을 예상하면 최대 10억달러 규모로 늘어날수도 있답니다"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한국태양광 매출액이 500억 정도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초도물량이 1억달러면 1,000억원이 넘는 매출로 이는 확실히 한국태양광의 생산능력을 오바하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한국태양광이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생산능력에 대한 대대적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중화태양광에게 4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제안할 생각인데 김태산 대리 생각은 어때요. 뭐 지금 당장 답할 수 없을테니 한번 생각해 보고 말해줘요"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장한국 대표는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좋기도 하지만 중화태양광이 자본참여까지 하며 전략적제휴를 제안해 와 적대적 M&A에 우군이 생긴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정부에서 때마침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기업 자본참여에 대해 각종 규제와 세금을 감면해 준다고 발표해 한국태양광 입장에서 중화태양광에게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제안하기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문제는 중화태양광이 한국태양광 적대적M&A에서 장한국 대표 편에 서 줄 것인가와 금산과 한중명일자산운용이 약 20%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주주소송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 이외에 경영상 필요에 따라 주주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으로 기존 주주들의 주주권을 침해하는 요소가 들어 있기는 했다
이번 경우 대규모 태양광패널 수주가 걸려 있고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투자금이 필요한 것이라 금산측의 반대에도 밀어붙일 명분은 있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과연 중화태양광이 어떤 의도로 전략적 제휴를 제안했느냐의 문제였다
중화태양광이 주주로 참여하면서 이들의 경영간섭이 발생할 경우 과연 장한국 대표측이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을 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하필 이 타이밍에 중화태양광에서 이런 제안을 한 것도 의심스럽기는 한데 당장 금산의 공개매수에 맞불을 놓을 좋은 기회이기는 했다
"중화태양광이 나중에 누구편에 설지 모르기 때문에 콜옵션과 풋옵션 조항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넣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태선 대리가 생각 끝에 답했다
콜옵션과 풋옵션은 일종에 보험같은 것으로 콜옵션은 주주간 계약에서 신주를 매도하는 쪽이 특정 조건에서 다시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고 풋옵션은 신주를 사는 쪽에서 특정 조건에서 다시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이다
둘 다 서로에게 안전망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콜옵션은 새로 주주로 들어온 쪽이 지나치게 경영간섭을 하거나 처음 의도와 다르게 행동할 경우 신주의 일정비율을 다시 사들여 지분율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풋옵션은 주식을 산 투자자의 기득권을 지켜주고 경영자의 전횡에 주주로써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풋옵션을 주주가 행사했는데 회사가 여기에 응할 돈이 없으면 부도가 난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에게 칼자루를 쥐어주는 것으로 최소한의 안전판을 확보해 두자는 의미였다
"김대리 말도 일리가 있네. 만약에 중화태양광의 수주를 받게되면 관련 옵션을 넣어서 계약을 맺도록 검토해줘요" 장한국 대표가 김요한 IR팀장에게 서류를 넘기며 말했다
"그런데 중화태양광의 발주는 언제 받을 수 있습니까?"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중국법인이 계속 협의해 온 것이라 최종 싸인만 남은 상태입니다. 구채적인 발주조건도 받아서 검토한 상황이고 생산능력이 부족한 부분 때문에 저쪽에서 전략적 제휴로 생산능력 확충을 도와주겠다고 한 것이구요"장한국 대표가 부연설명했다
중화태양광도 이미 고비사막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첫 삽을 뜬 것이니 고효율의 한국태양광 태양광패널이 필요한 상황일 것이다. 중국산 태양광패널은 내구성이 떨어지고 발전효율도 낮아서 설치하면 유지보수 비용이 건설비만큼 나오게 될 수 있어 중화태양광으로써 중국산 보다 한국태양광의 태양광패널을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보다도 더 빨리 할 수 있지만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사게 될 경우 법적 소송 때문에 시간을 질질 끌게 될 수도 있었다.
장한국대표는 금산의 공개매수에 진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중화태양광의 전략적 제휴 제안을 덥썩 받으려는 것 같았다
김태산 대리는 그래도 콜옵션을 넣을 수 있으면 나쁘지 않은 계약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한국태양광이 참여하여 초도물량으로 전체 매출액의 두배가 넘는 1억달러 수주소식을 시장에 알리면 주가도 급등해 금산의 공개매수가 가격을 올리지 않는 한 실패할 수도 있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했다
이번 딜이 성공하면 장한국 대표는 약 40%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태산 대리는 갖고간 서류를 꺼내 장한국 대표에게 내밀면서 대한증권의 기업IR서비스에 대해 설명했다
"오전에 요청하신 기업RI건에 대한 안내서입니다. 저희 회사에 관련 서비스가 있어 곧바로 대응이 가능할 것같습니다. 우선 대한증권의 고객으로 있는 한국태양광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여의도에 소문이 나면 다른 증권사에 있는 한국태양광 주주분들도 관심을 갖고 찾아 오실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설명했다
"고마워요. 우리 주주협의회에서도 IR을 해야 하지 않냐고 문의해 와서 이번 기회에 주주들에게 사업 내용을 속시원하게 설명하고 힘을 보태달라 해야겠어요" 장한국 대표가 서류를 읽어보며 답을 하고 서류는 김요한 IR팀장에게 넘겨주었다
"소규모 IR에 대해서는 자료가 없나요?"김요한 IR팀장이 물었다
"아, 그 점은 말씀드리기 송구한데 공정공시에 걸리는 부분이라 따로 자료를 마련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대규모 IR을 하는 날 여의도 식당을 빌려 큰손 주주들에게 따로 IR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겁니다. 그때는 보다 내밀한 경영내용들을 오픈해 주셔야 할 겁니다" 김태산 대리가 설명했다
주주를 차별해서는 안되겠지만 일반개인투자자들의 소액투자와 큰손들의 대규모 투자와는 투자기간에서도 다르고 이런 지분대결에서 큰손들이 누구편에 서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큰손주주들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들에게 신뢰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김대리님이 김 팀장과 함께 잘 준비해 주세요" 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예 맡겨만 주십시요" 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이제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되었다. 금산의 공개매수는 한국태양광이 중화태양광과 함께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면 장한국 대표의 공개매수 실패에 대해 제대로 금산에 되갚아주게 될 것이다.
김태산 대리는 김요한 IR팀장과 저녁식사를 위해 대표이사실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