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웹소설
김태산 대리는 아무리 둘러봐도 지금 주가에 우호주주가 되겠다고 나설만한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자칫 M&A 이슈가 끝나면 대규모 주식평가손실을 볼 수 있는 상태라 웬만한 강심장 아니면 지금 주가에 우호주주로 나서는 건 배임죄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김태산 대리는 지난 번에 받았던 남태령 이사의 명함을 보고 일류문화사에 전화했다
이전의 그 안내가 받아서 연락처를 남기면 남태령 이사가 전화하겠다는 말을 듣고 연락처를 남겼다
김태산 대리는 국정원이 왜 자꾸 한국태양광 M&A에 끼여드는 지 이유를 따져물어야겠다 생각했다
지분경쟁에서 돈줄이 막힌다는 것은 패배를 뜻하는 것이고 결국 경영권을 빼앗기는 것을 뜻한다
금산 같은 기업사냥꾼에게 한국태양광 같은 전도유망한 벤처기업을 빼앗길 수는 없었다
김태산 대리가 생각할 때 장한국 대표가 귀국해 한빛은행 지점장을 만나면 뭔가 배경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오전장에 금산 최강희 대표가 한국태양광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면서 한국태양광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장 마감 때 상한가를 기록할 태세였다
금산주가도 한국태양광에 대한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동반해 반등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금산은 이번 한국태양광 적대적M&A에 올인하는 것 같았고 국정원의 지원까지 받고 있는 듯 해 이 싸움은 더 힘들어질 것 같았다
고객들은 지금이라도 다시 한국태양광을 추격매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오전에 팔았던 고객들이 다시 사달라고 아우성이다
이제는 고객들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매수를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태양광의 주가가 급등하니 중화태양광도 덩달아 랠리가 펼쳐지고 있었고 객장의 고객들은 한국태양광이나 중화태양광 둘 중 한가지나 둘 다를 갖고 있어 웃음꽃이 만발하고 있다
주가가 오를 때는 증시에 참여하고 있는 모두가 해피해 질 수 있는 것으로 "부의효과"가 나타나 인심도 좋아지게 된다
객장의 아주머니 고객분들은 주가가 오르면 점심 먹고 오는 길에 영업사원들 점심도 못 먹고 주문하느라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걸 알기에 떡이나 빵 그리고 우유나 커피 등을 가져다 몰래 주고 가시는 분들이 많았다
오늘도 김태산 대리가 점심도 못 먹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객장 아주머니들이 떡과 빵을 커피와 함께 갖다 주셔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증권사 지점은 객장의 고객들과 묘한 동지적 관계가 형성되는데 거래하는 지점영업사원이 미는 종목의 주가가 좋으면 객장에서 그 영업사원의 고객들 목소리가 커지게 되고 수익률에서 밀리는 고객들은 자신의 영업사원에게 분발해 달라고 은근 압력을 넣는 경우가 많았다
지점내 수익률로 알게 모르게 지점영업사원의 인기순위가 매겨져 있고 이런게 은근 지점 분위기를 핫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오후 3시 장 마감 동시호가 결과가 나오는데 역시나 한국태양광은 상한가로 마감하였고 금산도 10%대 강세를 나타내고 중화태양광도 10%대 강세로 장을 마쳤다
객장의 고객들은 자신들의 종목 수익이 두자릿수로 늘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 웃음꽃을 피우며 우루루 지점을 빠져 나갔다
김태산 대리는 한국태양광 장한국 대표가 한빛은행 지점장을 만나서 어떻게 이야기를 할 지 궁금했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은행의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장한국 대표가 보유 지분을 매각한다고 하면 시장참여자들은 한국태양광의 적대적M&A를 이용해 머니게임을 했다고 비난받기 딱인 상황에 빠져들었다
장한국 대표가 이런 외통수를 어떻게 빠져 나올지 궁금했다
김태산 대리의 카톡 동기대화방엔 한국태양광의 상한가로 모두가 기분좋은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 번 금산의 군인공제회 블록딜에 끼어들어 받은 물량을 아직도 모두 갖고 있는 모습이었다
동기들에게 정보를 흘려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것까지가 김태산 대리의 몫이고 이제 파는 것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였다
서로 한국태양광의 주가 급등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것 같지만 사실 대화 내용 중 서로 언제 팔까를 은근 떠보는 댓글들도 올라왔다
한국태양광 목표가를 얼마 정도로 보는지 그리고 김태산 대리가 언제 팔지를 자기들 끼리 예상하고 있었다
동기들에게 한빛은행의 주식담보대출 중단소식을 말해주면 아마도 당장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길 친구들이라 지금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오후 4시 장한국 대표가 김포공항으로 귀국해 김태산 대리에게 지금 시장 상황에 대한 문의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장한국 대표입니다. 오늘 시장은 어땠나요?"장한국 대표가 물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중국 출장은 잘 다녀오셨나요? 오늘 한국태양광은 금산의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다시 상한가 랠리를 보였습니다. 거래량도 급증해 오전의 차익실현 매물을 다 받고 주가를 상한가로 돌려놓았습니다"김태산 대리가 간략하게 시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한빛은행 소식은 들으셨나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예 김요한 IR팀장 보고를 받았습니다. 지금 한빛은행 지점장을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장한국대표가 말했다
"아직 시장엔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식담보대출 때문에 최대주주가 주식을 팔았다고 하면 시장참여자들은 단순 차익실현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큽니다"김태산 대리가 주식담보대출의 중단 영향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예 잘 알고 있습니다. 지점장과 10년 인연인데 이렇게 뒷통수를 칠 줄 몰랐습니다. 그럴 사람 아니었는데 자초지정을 좀 알아봐야겠습니다"장한국 대표와 이렇게 짧은 통화를 마쳤다
김태산 대리가 생각할 때 장한국 대표도 이제 국정원이 끼어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국정원이 끼어든 걸 알고도 경영권 방어에 의지를 나타낼지 솔직히 걱정이 되었다
객장의 주식방송에서는 오늘의 시황을 설명하면서 한국태양광의 상한가에 대해 또 다시 적대적 M&A가 불붙었다고 주식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호들값을 떨고 있었다
다 아는 이야기를 호들갑을 떨면서 이런 저런 포장으로 부풀리는데는 주식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선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투자자들을 혹하게 만드는 말들을 쏟아냈다
김태산 대리는 자신도 모르게 방송을 들으며 하마터면 매수 주문을 낼뻔 했다는 생각마져 하게 만들 정도였다
이제는 주식투자도 홈쇼핑 하듯이 하는 시대라 증권방송을 TV로 집에서 시청하시는 아주머니 투자자들은 진짜 홈쇼핑 하듯이 주식을 사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그러다 보니 어떤 아주머니 고객은 백화점 마냥 100여 종목을 갖고 있는데 총 투자금은 1억원 정도지만 이렇게 많이 갖고 있다보니 시장이 나쁠 때는 실평가금액이 반토막이 나는 경우도 있고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따블이 날 때도 있었다
지점영업사원은 고객 계좌를 열어볼 수 있기 때문에 현 상황을 파악하고 고객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할 수 있는데 이렇게 100여종목을 백화점처럼 갖고 계신분들은 자신이 어떤 종목을 갖고 있는지도 몰라 제 때 팔지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김태산 대리는 고객들에게 자신이 종목이름들을 다 기억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종목수를 늘리라고 조언해 주는데 시장에서 주가 움직임을 보고 곧 바로 대처할 수 있는 정도만 갖고 있어야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이때 김태산 대리 핸드폰이 울려 정신을 차렸다. 김요한 IR팀장이었다
"안녕하세요 김요한 IR팀장님. 아까 장한국 대표님 전화는 받았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장한국 대표님이 지금 좀 만날 수 있냐고 하시는데요 . 회사로 좀 와 주실 수 있나요?"김요한 IR팀장이 물었다
"예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저도 장한국 대표님 오랜만에 뵙고 싶네요"김태산 대리는 김요한 IR팀장과 통화를 끝내고 자리를 정리하고 지점을 나섰다
지점 앞에서 택시를 타고 송파에 한국태양광을 가는 동안 과연 장한국 대표가 갖고온 선물보따리에 뭐가 들어 있는지 궁금했다
지금 금산의 역습으로 한국태양광이 외통수에 빠져 있고 이대로 가다가는 경영권을 기업사냥꾼에게 빼앗기게 생겼는데 뭔가 상황을 역전시킬 한방이 필요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택시가 한국태양광 본사에 멈춰섰다
김태산 대리는 택시에 내려 5층짜리 꼬마 빌딩의 한국태양광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3층 참문에서 김요한 IR팀장이 들어오라 손짓을 하는 게 보였다
김태산 대리는 인사하고 건물로 들어섰다
한국태양광 3층에는 대표실과 대회의실이 있는데 지난 번 금산 최강희 대표에게 IR을 해 준 곳이었다
김태산 대리는 김요한 IR팀장의 안내로 대회의실로 갔다
"대표님은 지금 지점장과 면담 끝내시고 들어오고 계십니다"김요한 IR팀장이 말했다
"예 뭐 좋은 소식 있나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아직 별다른 말씀은 없었지만 지점장 면담하신 목소리가 좋지는 않았어요"김요한 IR팀장이 답했다
회의실엔 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고 벽에 시계만 바라 보고 있었다
오후 6시 장한국 대표가 대회의실에 들어왔다
"잘 지냈어요. 김대리" 장한국 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김태산 대리에게 악수를 청했다
김태산 대리는 공손히 그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손이 따뜻했다. 순간이었지만 뭔가 힘이 느껴졌다고 할까
"자 내방으로 갑시다" 장한국 대표가 대표실로 가자며 앞장섰다
장한국 대표와 김요한 IR팀장 그리고 김태산 대리가 대표실 테이블 쇼파에 앉았다
"한빛은행 주식담보대출은 상환을 해줘야 할 것같아요"장한국 댜표가 입을 열었다
"아 그렇지만 지금 주식을 팔면 대표님 지분이 25%로 줄게 됩니다. 시장에선 대표님이 머니게임을 했다고 오해사기 쉽구요"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지점장 말을 들어 보니 그쪽도 딱한 사정이 있는데 이게...참..."장한국 대표가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는 눈치였다
"국정원 때문이지요"김태산 대리가 말을 꺼냈다
"아니 김대리가 그걸 어떻게..."장한국 대표가 놀란 표정으로 말한다
"지점장이 본점에서 내려온 지시라고 우리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중단하라고 해서 지점장이 어떻게 은행이 신뢰를 저버리냐고 반발했데 본점에서 딱 한마디 했답니다. 국정원과 척을 져서 이로울게 없다고, 그 말에 지점장도 더 이상 말 못하고 우리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중단을 통보한 겁니다. 그래도 일주일 정도 말미를 주었으니 그 안에 대책을 찾아봐야죠"장한국 대표가 지점장과의 일을 설명해 주었다
"지난 번 말씀드린 기업IR은 오는 수요일 당사 여의도본점 대강당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전국 지점과 타사 고객들 중에 한국태양광 주주분들이 참여하실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기업IR준비 사항을 보고 했다
"마침 잘 되었네요. 수요일날 귀한 손님도 오시기로 했는데..."장한국 대표가 말을 하다 마는 것이 좀 이상하기 는 했다
"그럼 기업IR에 참석 못하시나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아니요 지금같은 때 주주님들을 만나는 건데 제가 빠져선 안되지요. 사실 그 날....."장한국 대표가 길게 설명을 해 주었다
김태산 대리와 김요한 IR팀장이 장한국 대표의 설명을 듣고 한결 표정이 밝아졌다
뭔가 장한국 대표의 설명에 김태산 대리와 김요한 IR팀장이 희망을 본 것 같았다
"게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최악의 순간에 희망은 홀연히 나타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