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기업IR

I.P.O 웹소설

by 김태훈

오전 8시 대한증권 잠실지점 회의실 모두가 들떠 있는 분위기로 금산의 한국태양광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지난 이틀간 한국태양광은 상한가 행진을 벌였고 중화태양광도 강세를 지속해 가히 태양광랠리라 말 할 수 있는 불장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조용한 지점장이 주가가 오를 때 팔아서 고객에게 수익도 가져다 주고 지점영업도 하라는 말이 무색하게 주식을 미리 팔아버린 투자자는 손해를 보고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부자가 된 느낌이라 지점장의 영업독려 멘트는 지점영업사원들에게 마이너스가 되고 말았다

즉 판 사람만 바보가 되어 버린 장세라 조용한 지점장도 더 이상 한국태양광을 팔아라 말 못하게 되었다

"오늘 한국태양광 IR을 본사 주최로 여의도 본사 대강당에서 있습니다. 고객분들 중에 한국태양광을 갖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은 참석할 수 있도록 좌석표를 보내주세요. 우리 지점에 할당된 것이 30장입니다" 조용한 지점장이 오늘 있을 한국태양광IR에 대해 고객분들에게 잘 전달하라 신신당부했다

본사 홍보팀이 주최하는 행사라 각 지점별로 할당받은 좌석수가 있어 이를 채워야 했다

우리 지점은 한국태양광을 갖고 있는 고객분들이 많아 무난히 좌석을 채울 수 있었지만 실제로 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예 이미 좌석표는 고객분들에게 다 전달해 드렸고 참석여부도 확인 받았습니다"정현수 차장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요즘 한국태양광과 중화태양광으로 약정이 좀 나오고 있어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 모습이다

증권사 지점영업직은 영업실적이 숫자로 나오기 때문에 약정액이 얼마냐에 따라서 목소리에 힘이 달라지게 된다. 밑에 직원이라도 약정액이 크면 중간간부 직원보다 목소리가 커 질 수 있는 곳이다

"김대리 한국태양광 관련해 뭐 추가적인 정보가 있나?"정현수 차장이 김태산 대리를 보고 물었다

"오늘 기업IR이 우리 본사 대강당에서 오후 4시에 있고 오후 6시에 기관투자자들 대상으로 따로 또 있습니다. 아마도 기관투자자대상 IR에서 장한국 대표가 뭔가를 내놓을 게 있나 봅니다. 구체적인 것은 저도 아직 정보가 없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모두 장한국 대표라는 말에 귀가 쫑끗했지만 김태산 대리가 말을 아끼자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뭔가 히든카드가 있다는 인상을 받으며 한국태양광에 차익실현하자는 말을 아껴야 한다는 눈치는 챈 것 같았다

"자 한국태양광도 중화태양광도 지금 우리 지점 약정을 채워주고 고객들에게 수익을 가져다 주는 종목들인데 달도 차면 기운다고 한국태양광 주가가 오늘 상한가를 치며 금산의 공개매수가를 넘기기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타날 수 있어요. 고객분들에게 설명 잘 하구"조용한 지점장이 마지막 마무리 말을 하는데 또 팔라는 말은 도저히 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이미 조용한 지점장 말을 듣고 차익실현한 고객들에게 항의전화를 받고 있는 영업사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조용한 지점장이 맞는 말을 했지만 차익실현으로 수익을 확정한 고객들은 그 이후 올라버린 주가에 더 먹을 수 있었던 것을 못 먹었다는 원망을 지점영업사원들에게 해대기 때문이었다

이런 고객들 중에 감정이 상한 사람은 본사 고객센타에 민원을 제기하고 심한 사람들은 금감원 민원을 제기하는데 본사에서는 금감원 민원까지는 어떻게든 막으라고 지점에 압박을 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이런 주식매매에 관련된 민원은 지점영업사원이 증권계좌를 일임받아 임의매매한 건이 아니면 고객이 이기기 어려운 민원이지만 화풀이하는 심정이라 엿먹으라는 의미로 민원을 제기하는 것으로 금감원도 이런 민원은 각 증권사가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이라 본사 고객센터만 귀찮아지고 시끄러워 지는 민원이기도 했다

회의를 마치고 각자 방으로 돌아가 오늘의 매매전략을 고객들에게 알려주는 전화가 시작된다

김태산 대리는 오늘 한국태양광 기업IR에 참석할 고객들에게 먼저 전화를 해 참석여부를 확인받았는데 하나같이 오늘 팔아도 기업IR에 참석할 수 있냐고 묻는 고객들이라 오늘 상한가를 치면 금산 공개매수가를 넘어서 기 때문에 차익실현하려는 고객이 많은 것도 같았다

주식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태양광에 관심있는 고객들은 모두 참석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가급적이면 달리는 말에서 뛰어내리기 보다는 갈때까지 가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 주었다

김태산 대리의 조언에 고객들 중에 수긍하며 더 보유하겠다고 말하는 고객들도 많았지만 "견물생심"이라고 주가를 보면 사람의 탐욕이 귓속에서 "팔아라 팔아라"하는 환청이 들릴만큼 단기적으로 150%가 넘는 주가 급등이라 이들 고객 중 상당수는 오늘 주주지위를 던져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했다

오전 9시 개장과 함께 한국 태양광의 주가가 또 10%대 급등세로 출발하는 모습이다. 중화태양광은 5%대 강세를 상승세로 주춤하는 것 같아 단기랠리에 가격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은 모습이었다

금산주가는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에 약세 출발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매도 물량이 많이 나와 금산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본격화되는 모습이었다

한국태양광 주가가 개장 30분만에 12%를 넘어가면서 이제 금산의 공개매수가를 넘겨버리게 되었다. 이제 금산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보다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이 더 이익인 주가대에 들어선 것이다

여기다 오늘 여의도 대한증권 본사 대강당에서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IR이 있다는 안내문이 나가면서 매수세가 더 유입되는 모습이었다

오전10시 한국태양광은 기여코 상한가로 급등했고 상한가 잔량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중화태양광이 상승세는 7%에 도달하며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습인데 한국태양광 매수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중화태양광마져 소외되는 느낌이었다

금산은 -5%로 밀리며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혹시나 또 금산이 공개매수가를 올릴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만만치 않게 있는 것 같았다

객장에 있는 TV에서 흘러나오는 증권방송에서 한국태양광에 대한 금산의 공개매수가를 주가가 넘어서 금산의 공개매수가 실패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멘트가 나오고 있었다

기가막히게 증권방송의 전문가라는 사람이 금산의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 언급에 금산 주가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 동안 한국태양광과 함께 랠리를 펼쳤던 금산에는 차익실현 매도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었는데 거래량이 만만치 않게 쌓이고 있어 지난번 같은 금산의 반격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만만치 않게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가는 기세싸움이라고 한번 차익실현 매물이 우위를 점하자 개장초에 추격매수했던 투자자들도 손절매를 치는데 가담하기 시작해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고 금산은 사자 보다 팔자가 더 많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황당하게도 금산은 오전 11시가 되기도 전에 하한가에 들어갔고 하한가 잔량이 쌓여가고 있었다

지난번과 다르게 금산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는것에 투자자들이 실망하면서 하한가라도 팔아달라고 매도주문을 내고 있는 것이었다

이에 반해 한국태양광의 주가는 상한가 잔량을 쌓아가고 있어 확연히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시장엔 한국태양광의 주거래은행인 한빛은행의 주식담보대출 중단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에 따라 지난 번 장한국 대표가 주식담보대출로 산 5%정도 지분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예정되어 있었다

오후 3시 오전장과 같이 한국태양광 주가는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고 금산은 하한가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승자와 패자의 성적표가 엊갈린 상황이었다

김태산 대리는 고객들에게 카톡으로 오늘 매매상황을 보고하고 여의도 본사로 향했다

김태산 대리는 택시를 잡아타고 여의도 본사로 향했는데 오늘따라 날도 맑고 햇살도 따뜻하게 느껴져 승리를 미리 만끽하는 것 같았다

차도 안막혀 30분만에 여의도 본사 앞에 도착했다

김태산 대리는 택시에 내려 서둘러 대강당으로 들어갔다

대강당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1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투자자들로 가득찬 모습을 보면서 김태산 대리는 확실히 한국태양광의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다

한국태양광을 적대적M&A하려는 금산과 한중명일자산운용의 시도는 이들이 제시한 공개매수가격으로 한국태양광 주가를 밀어올려 그들 스스로 실패하게 만든 꼴이 되어 버렸다

오후 4시가 되고 강당에 불이 꺼지면서 사회자인 본사 홍보팀 홍성철 대리가 장한국 한국태양광 대표를 소개하고 스포트라이트가 대강당 가운데 서 있는 장한국 대표를 비추면서 승자에 대한 축하를 보여주는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장한국 대표도 얼굴 표정에 한결 여유가 있는 모습으로 주주들의 박수에 90도로 인사하며 적대적 M&A에서 승리했음을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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