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웹소설
오전 8시 어느때와 같이 회의 시간에 잠실지점 영업직원들이 모여 오늘의 장세와 주요 관심종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정현수 차장이 김태산 대리를 보며 말한다
"한국태양광이 기술유출혐의로 주가가 급락하며 끝났는데 본사 경제연구소에 강철우 애널리스트가 한국태양광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김대리 보고서 뽑아 왔지. 내용 좀 요약해 줄 수 있어요?"정현수 차장이 김태산 대리에게 강철우 애널의 한국태양광 분석보고서를 요약해 달라고 말했다
"예 어제 강철우 애널이 한국태양광을 방문해 기업IR을 받고 돌아가 쓴 보고서입니다. 현재 태양광 시장 현황과 한국태양광의 경쟁력 그리고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대한 개요 등입니다. 매수의견은 저도 의외였습니다"김태산 대리가 요약했다
"어제 한국태양광 기업IR에 동석했어요?"조용한 지점장이 김태산 대리에게 물었다
"예 어제 강철우 애널이 기업IR을 받는데 동석하게 되었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우리 회사는 괜찮지만 타사 애널과는 가급적 함께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쓸데없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말이죠"조용한 지점장이 주의를 주었다
"예 조심하겠습니다" 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어떻게 한국태양광 보고서는 잘 나온 것 같습니까?"박현주 차장이 물었다
"전반적으로 어제 함께 들은 경영 내용은 잘 정리되어 있고 강철우 애널이 긍정적으로 보고 매수의견도 공격적으로 제시한 것 같습니다" 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다른 법인영업쪽은 같이 오지 않았구?"장재원 부지점장이 물었다
"예 지난 번 본사 홍보팀에서 주최한 기업IR에 강 애널이 참석하지 못해서 따로 시간내 혼자 방문했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장부지점장이 법인영업의 동행여부를 확인한 것은 애널리스트의 연봉을 법인영업에서 부담해 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즉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를 우선 법인영업을 통해 펀드매니저들에게 먼저 제공하고 이후 펀드의 위탁매수 주문을 법인영업이 받아 수탁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수료를 법인영업과 애널리스트가 나누어 갖게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행 공정공시제도에서는 기관투자자에게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먼저 제공하는 행위를 선행매매와 같이 취급하기 때문에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행위입니다.
먼저 주식을 매수한 펀드들을 위해 애널리스트들은 이후 목표가 랠리보고서를 내놓게 되는데 저가일 때 미리 선취매한 주식의 주가가 올라야 펀드들이 매도차익을 거둘 수 있고 이를 통해 위탁매매수수료 수입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의 긍정적인 분석보고서가 시장에서 히트를 치면 추격매수에 나서는 개인투자자들과 다른 기관투자자들을 매수에 가담시킬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주가는 급등세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각 증권사가 기업분석보고서를 공짜로 온라인에 올려놓는 이유도 결국 이들에게 수수료 수입을 가져다주는 고객은 펀드매니저들이고 개인투자자들은 펀드매니저들이 선취매한 주식의 주가가 올랐을 때 차익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희생양들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엔 공짜 점심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겠지만 애널들 보고서는 공정공시에 선제공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애널이 구두로 PT를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보고서가 처음 공개된 것이라는 말을 곧이곧데로 믿어서는 안 될 겁니다. 특히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이를 읽어본 개인투자자들이 보고서 내용대로 매매하겠다고 할 수 있으니 특히 주의해서 고객과 상담에 응해 주세요."조용한 지점장이 강철우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주의를 기해 달라고 말했다
"김대리는 회의 끝나고 내 방으로 잠깐 와요"조용한 지점장이 김태산 대리에게 방으로 오라고말했다
"예" 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회의가 끝나고 다른 직원들은 각장의 방으로 가 그날의 매매에 대해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태산 대리는 조용한 지점장의 부름에 지점장실로 조 지점장을 따라 들어갔다
"거기 앉아요" 조용한 지점장은 쇼파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김태산 대리가 조용한 지점장이 가리킨 자리에 앉았다
조용한 지점장이 지점장 자리에 앉아 컴퓨터단말기를 두들기더니 모니터 넘어 김태산 대리를 보고 말한다
"한국태양광에서 어제 저녁에 꽤 큰 자금이 법인계좌로 들어왔던데 이걸로 뭘 할 건가?"조용한 지점장에서 지점자금상황을 후선팀장이 보고하면서 한국태양광 법인자금으로 입금된 상황이 보고된 것이다
"예 한국태양광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사이 경영권방어 자금으로 잠시 사용할 자금입니다"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법인으로 자사주를 매수할 때는 미리 거래소에 신고해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겠지?"조용한 지점장이 물었다
"예 잘 알고 있습니다. 자사주 취득 시에 본사 법인영업팀과 협의해 신고서를 작성하고 할 예정입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법인자금을 운용할 때는 경험이 많은 본사 법인영업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것이 사고예방에 유리할 수 있었다
"그래 조심해서 잘 운영하구. 나가봐요"조용한 지점장이 말했다
김태산 대리는 인사하고 지점장실을 나왔다
김태산 대리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자 한용수 대리가 강철우 애널의 보고서를 뽑아서 형광펜으로 중요 부분을 칠해 가져왔다
"이 친구 한국태양광에 푹 빠졌나 보네"한용수 대리가 보고서를 김태산 대리 책상위에 올려놓고 방을 나갔다
김태산 대리는 한용수 대리가 놓고간 보고서를 받아 형광펜으로 밑줄 그은 부분을 읽어보았다
강철우 애널이 처음 한국태양광에 대해 보고서를 쓴 것이지만 무척이나 메리트 있는 종목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북한의 개마고원 프로젝트를 알고 있는 김태산 대리는 이렇게 긍정적인 내용이 보고서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한용수 대리나 다른 사람들은 보고서 내용만 보고 그냥 무척 좋은 회사라고만 인식할 것 같았다
강철우 애널리스트의 한국태양광 보고서는 HTS에도 올라있고 온라인경제신문에도 관련 기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전 8시 50분 개장 동시호가에 한국태양광 주가는 어제 장 막판 급락하며 끝나서인지 매도주문이 더 많이 들어와 마이너스 출발이 예상되고 있었다
강철우 애널의 보고서가 별 영향이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국정원의 기술유출 수사라는 초유의 사태를 당해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이 일단 던지고 보자는 식이라 오전 개장 초에 이런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의 매물이 소화되고 나서 다시금 저가매수세가 유입되어 강 애널 보고서의 영향이 반영될 것 같았다
오전 9시 개장과 함께 한국태양광은 -5%로 시초가를 정하고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과 함께 매도로 한국태양광을 던진 투자자들은 강철우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나왔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눈치였다
김태산 대리는 재빠르게 단말기를 조작해 매수 주문을 내고 있다
김태산 대리의 손놀림이 빠르게 움직이는데 고객들과 카톡으로 한국태양광 저가매수를 설득하며 매수를 결정한 투자자의 매수 주문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눈과 손이 아주 빨리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태양광이 -7%까지 하락하며 약세를 나타낼 때 중화태양광은 소프트뱅크 실사단과 고비사막 프로젝트 지역을 함께 시찰하는 뉴스가 나오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양상이다
시장참여자들이 중화태양광에 매수주문을 내느라 한국태양광이 소외되는 느낌인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금산도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시장참여자들은 한국태양광에 대한 기술유출 혐의에 국정원 압수수색이 악재로 여겨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국태양광의 주가 하락이 멈추고 횡보로 옮겨가는 모습인데 저가매수세가 매물을 다 소화하고 다시 반등을 준비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김태산 대리는 연신 매수주문을 내면서 한국태양광 하락세가 개장한지 한시간만에 횡보로 전환된 것이 강철우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인터넷경제신문 뿐 아니라 기존 경제신문의 온라인판에도 소개되면서 이제 시장참여자들이 모두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한국태양광의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대해 강청우 애널은 확장성이 큰 사업이라고 보고서에 표현했는데 동북아 3국인 중국, 한국, 일본이 모두 참여하는 다국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써 놨고 마침 TV뉴스에서 일본 소프트뱅크의 고비사막 실사단 뉴스가 나오면서 강철우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신뢰성을 높여주었다
사실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이 각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쓴 보고서를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기자들이 요약한 뉴스를 통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애널리스트가 투자의견을 내기 위해 근거로 드는 수치들이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원래 보고서를 읽고 수치가 제대로 주장을 근거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투자결정 전에 해야 할 일이었다
사실 김태산 대리는 어제밤 11시 다되어 강철우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이미 이메일로 받아 보았다. 강철우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보고서에 한국태양광이 우려하는 오프 더 레코더 정보가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김태산 대리를 통해 한국태양광에 사전에 알려주려는 의도로 생각되었다
애널리스트의 실력은 좋은 회사에 대해 적당한 타이밍에 적절한 보고서를 낼 수 있느냐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상장사들과 끈이 있어야 제때 기업경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삼송전자에 대해 매 분기마다 각 증권사 애널들의 예상실적 데이타를 비교해 누가 더 정확한가를 따지는 놀이 비슷한 것을 즐기는 것은 개별 애널리스트들의 삼송전자에 대한 내부 정보망을 평가하기 위한 실례라 할 수 있었다
김태산 대리가 미리 받아본 보고서는 공정공시에 위배되는 사항이지만 관례적으로 친한 사이에 시장이 열리지 않는 밤 사이 벌어지는 일이곤 했다
김태산 대리는 미리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받아 볼 수 있었기에 대응전략을 이미 세워두고 있었다
그래서 각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다운받은 기록이 100건이 안된다고 해도 기자들이 받아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고서 내용은 삽시간에 시장에 퍼지게 되고 이는 새로운 매수세를 만들어 내기 충분한 근거가 되곤 했다
오전 10시가 넘어가면서 한국태양광에 대한 시장 내 분위기는 다시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말처럼 주가는 반등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개장 초의 매물이 거의 다 소화되면서 이제는 매수가 매도를 압도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정신없이 주문을 계속 내고 있었고 한국태양광 주가는 점점 밀어 올려지며 개장 초와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었다
강철우 애널리스트의 한국태양광 보고서는 잘 쓰여진 보고서라 일반 기자들이 보기에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요약하기 편리했다. 근거로 댄 수치들도 매수의견을 내는데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하기 좋은 데이타들이었다
솔직히 애널리스트들 중 매수의견과 데이타가 꺼꾸로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원본 보고서를 읽어보지 않으면 매수의견의 주장만 요약해서는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데이타와 매수의견이 배치되는 경우는 애널리스트가 매도의견을 내고 싶지만 상장사의 눈치가 보여 내용에는 매수의견이지만 데이타는 매도로 귀결되게 보고서를 내놓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매수의견이 아니라 중립의견을 내는 경우는 매도로 이해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는데 시장에서 횡보라는 것이 있지만 이는 매수와 매도가 팽팽한 긴장관계를 만든 기세싸움이라 그렇지 결국엔 돈이 많은 쪽이 이기게 되고 그런 돈이 많은 쪽에는 합리적인 이성을 가진 투자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태산 대리는 어젯밤에 자신이 생각한 대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주문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