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일찍 터뜨린 샴페인

I.P.O 웹소설

by 김태훈

김태산 대리는 장이 끝나고 고객들에게 오늘 매매에 대해 보고하는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예 오늘도 한국태양광은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중화태양광이 2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고 2년동안 1억달러 규모의 태양광패널을 중화태양광의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김태산 대리가 기분 좋게 고객들에게 오늘 거래를 설명하고 있었다

"맞습니다. 아직 금산쪽은 포기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분대결로 간다면 주가가 더 갈 수도 있어서 일단 지켜보시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김태산 대리는 오늘 금산의 임시주총소집 요구 소송을 걱정하는 고객들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로 설명을 해 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한국 한국태양광 대표측과 금산측의 지분차이가 10%이상 날 것으로 보여 금산의 임시주총소집 요구는 장한국 대표측에게 금산이 매수한 지분을 비싼 가격에 사 달라는 요구로 밖에 안 보였기 때문이다

김태산 대리는 고객들에게 오늘의 매매결과를 보고하고 서둘러 지점을 나서 한국태양광 본사를 찾았다

장한국 한국태양광 대표가 경영권방어에 성공했다고 보여지긴 하는데 금산측이 포기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상의하기 위해서다

김태산 대리는 언제나 처럼 택시에 내려 한국태양광 1층 입구 안내에서 방문증을 받고 3층 대회의실로 올라갔다

아직 아무도 와 있지 않아 김태산 대리 혼자 큰 회의실에 앉아 있었다

벽시계는 오후 5시를 가르키고 있었고 창 밖은 해가 저물고 있었다

이때 김요한 IR팀장이 헐레벌떡 대회의실에 뛰어들어와 숨을 헐떡거리며 말한다

"헉헉헉 오래 기다렸어요?"김요한 IR팀장이 많이 늦었냐고 물었다

"아니요 저도 조금전에 왔습니다. 숨 좀 돌리고 말씀하세요 하하하"김태산 대리는 숨을 헐떡거리며 말하는 김요한 IR팀장의 모습이 우습기도 했다

"그래요 숨 좀 돌리고 내가 가서 커피 갖고 올께요"김요한 IR팀장이 수첩을 회의실 테이블에 올려 놓고 다시 대회의실을 나갔다

김태산 대리가 김요한 IR팀장이 다이어리와 서류봉투를 보고 김요한 IR팀장이 로펌에 갖다 온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한영법률사무소 로고가 박힌 서류봉투가 다이어리 밑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내 장한국 대표와 김요한 IR팀장이 함께 대회의실에 들어왔다

"아이고 오래 기다렸어요"장한국 대표가 밝은 표정으로 김태산 대리와 악수한다

"아닙니다 좀 전에 왔습니다"김태산 대리도 환하게 웃으며 장한국 대표를 맞이 했다

세명 다 표정이 밝아 보였는데 금산의 적대적M&A에서 이겼다는 여유가 느껴졌다

"이번에 김대리에게 신세 많이 졌어요" 장한국 대표가 김태산 대리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아이고 무슨 그런 말씀을 제가 뭐 한 일이 있나요. 대표님이 고생 많이 하셨죠. 중화태양광과의 전략적 제휴가 컸습니다"김태산 대리가 손사레를 치며 장한국 대표에게 공을 돌렸다

"김 팀장은 변호사 만난 거 어떻게 되었나?"장한국 대표가 김요한 IR팀장에게 물었다

"예 장영국 변호사님 만나뵙고 금산의 임시주총 요구소송에 대해 상담받고 왔는데 통상 이런 소송은 기일 잡는데만 한달 넘게 걸리고 각자 주장하는 바를 소명하는데 몇 개월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달 앞에 할 중화태양광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막을 수 없을 거라고 하네요. 장 변호사님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설비투자금 마련 목적이라 막을 명분이 아니라고 하시긴 합니다"김요한 IR팀장이 말했다

"그럼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일정대로 해도 되는 건가?"장한국 대표가 물었다

"외자유치 건이라 법원이 당사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하시네요"김요한 IR팀장이 말했다

"그렇다면 큰 문제 없겠네"장한국 대표의 표정이 한결 좋아졌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만 제대로 이뤄지면 장한국 대표 우호지분이 40%를 넘기게 되어 경영권 방어는 확실히 우위에 서게 되어 있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납입되고 나면 납입일 바로 다음날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금산의 공격은 확실히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그래요. 임시주총을 열더라도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끝난 다음이면 확실히 걱정할 게 없네요"장한국 대표가 이겼다는 생각에 목소리가 한결 밝게 느껴졌다

"장 변호사님이 금산측 변호사와 법원에서 일정을 협의하시고 스케줄을 알려주시기로 했습니다"김요한 IR팀장이 말했다

김태산 대리가 볼 때 확실히 이번 싸움에서 장한국 대표가 승리한 것이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김대리가 볼 때 왜 금산측에서 저렇게 나오는 것 같나요?"장한국 대표가 물었다

"현재 금산과 한중명일자산운용 그리고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약 30%를 넘기고 있습니다. 이런 물량을 시장에 내다 팔면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가급적 블록딜로 한꺼번에 비싼 가격으로 팔기 위해 저러는 것 같습니다. 경영권분쟁이 계속되는 모양새가 되야 주가가 유지되고 그래야 장 대표님께 블록딜로 지분을 넘길 명분이 생기니까요"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내가 그 지분을 사줘야 하나요?"장한국 대표가 다시 물었다

"아니요. 꼭 사줘야 할 필요는 없지만 이번 기회에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위해 30%중 약 10% 정도를 블록딜로 넘겨받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그래요 김대리 말처럼 블록딜로 넘겨받으면 좋겠네"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블록딜로 인수하시는 것이라 가격은 협의가 가능할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장한국 대표가 고개를 끄덕이고 김요한 IR팀장에게 말한다

"오늘 저녁은 예약이 되어 있나?" 장한국 대표가 저녁식사 예약을 한 것 같았다

"예 한우고기집 사랑채로 예약해 놨습니다"김요한 IR팀장이 말했다

"김대리 오늘 저녁 식사 괜찮죠"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예 괜찮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자 그럼 나머지 이야기는 식사가서 이야기 하죠"장한국 대표가 자리를 일어났다

셋은 장한국 대표의 차로 식당으로 이동했다

사랑채는 잠실의 한우고기집인데 방이 많아 접대할 때 많이 이용되는 곳으로 최상등급 한우고기를 내놓아 고기맛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사랑채 여주인이 장한국 대표를 보고 방갑게 맞아주고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장한국 대표는 최상등급 한우고기와 글랜피디 위스키를 주문했다

"내가 이번 싸움에서 김대리에게 신세를 많이 졌어요. 우리 김팀장도 고생했구요"장한국 대표가 말하며 술을 따라준다

"감사합니다. 제가 더 열심히 도와드렸어야 하는데 여러가지로 부족한게 많았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아니에요. 내가 김대리 도움이 없었다면 금산같은 무도한 기업사냥꾼과 어떻게 싸워 이길 수 있겠어요. 나야 할 줄 아는게 연구하고 개발하는 게 다인데....."장한국 대표가 말을 하다 울컥한 것 같았다

"대표님께서 잘 리드해 주셨기에 이길 수 있었습니다. 대표님 실력이고 능력이십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이번에 중화태양광 투자가 완료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흑자기업이 될 것 같은데 그러면 직원도 많이 뽑고 회사도 본격적으로 키워서 보답해야죠"장한국 대표가 맘속에 담아두고 있던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처음 회사를 창업하고 하꼬방 같은 연구실에 우리 연구소 팀장들 3명하고 돼지머리 놓고 고사를 지내는데 그때는 솔직히 태양광이 뭔지도 사람들이 모르던 시기라 시장이 있지도 않았죠. 그렇게 시작해 지금까지 10년동안 고생고생해서 코스닥에 상장도 하고 이제 좀 살만해 지는 듯 했는데 금산 같은 기업사냥꾼이 경영권을 빼앗겠다고 나설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장한국 대표가 맘졸이며 속에 담아 놓은 말을 꺼냈다

"대표님이 잘 키운 회사를 금산같은 기업사냥꾼이 망가뜨리게 시장이 그냥 두지 않을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그래요. 내가 흑자를 내면 배당도 늘리고 무상증자도 해서 주주들에게 꼭 보답할꺼에요"장한국 대표가 앞으로 한국태양광의 경영이 많이 변할 것이란 말도 했다

"대표님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김요한 IR팀장이 장한국 대표에게 술 한잔을 따라 올렸다

"우리 김팀장이 고생이 많았어요. 성난 주주들이 매일같이 전화와서 항의하고 따지고 하는 걸 묵묵히 다 받아주고 잘 다독이는데 맘고생 많았을 거에요"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주주님들 항의전화야 주가가 떨어지니 화풀이가 필요한 것이라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친환경 에너지로 산유국의 꿈을 이뤄야 한다고 우리 회사에 투자해 주셨다는 주주님 말씀에 저도 울컥하더라구요"김요한 IR팀장도 그 동안 맘에 담아둔 말을 꺼내놓았다

"장대표님도 그렇고 김 팀장님도 저에게는 열정을 되살리고 의욕과 책임감을 갖게 만들어주는 좋은 게기가 되었습니다"김태산 대리도 뭔가 감동적인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맘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이번에 투자가 들어오고 내년에 흑자전환하면 창투사를 하나 만들까 해요. 후배 개발자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선배의 역할이고 그런 책임과 의무를 느끼고 있어요"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오 좋은 생각이십니다. 장 대표님이 벤처기업을 창업도 하시고 상장도 시켜보시고 이번에 적대적M&A로 경영권 방어도 성공해 보셨으니까 후배벤처기업인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 줄 수 있을 겁니다"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그때는 김대리도 창투사에 조인해 줘요. 경험도 있고 실력도 있어 창투사에 꼭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장한국 대표가 김태산 대리에게 리크루팅 제안을 한 것이다

"과찬에 말씀입니다. 그래도 장 대표님이 믿고 불러 주신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감사합니다"김태산 대리가 기분좋게 답을 해 주었다

장한국 대표는 한국태양광을 창업해 키워오면서 경험한 것들을 후배 창업자들에게 멘토가 되어 도와주려는 속마음을 처음 꺼내 놓은 것이다

"대표님이라면 좋은 멘토가 되어 주실 겁니다"김요한 IR팀장도 거들었다

오늘 장한국 대표와 김요한 IR팀장 그리고 김태산 대리 세명은 마치 도원결의를 하는 것인 양 술잔을 따라 마시며 그 동안 맘고생과 수고를 한잔 술로 달래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그 동안의 다사다난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갔다

이제 진짜 적대적M&A에서 이긴 것이 실감이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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