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귀가

I.P.O 웹소설

by 김태훈

김태산 대리는 장한국 대표와 김요한 IR팀장과 점심식사에 반주를 한잔하고 헤어졌다

장한국 대표의 따뜻한 위로의 말에 김태산 대리는 조금은 위로를 받은 느낌을 받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지난 버스 안은 한가롭기만 하고 날도 좋아 차창 넘어 들어오는 따사로운 햇살에 김태산 대리는 졸음이 쏟아짐을 느꼈다.

이 시간에 한참 고객과 전화하고 컴퓨터를 두들기며 정보를 찾고 매일 전쟁터를 뛰어다니는 전사처럼 살아왔는데 지점 밖 세상은 너무나 평화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몽사몽한 느낌에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거리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며 왜 이런 한가로움을 못 느끼고 살았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김태산 대리는 아무 생각없이 차창밖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집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파묻고 있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달려 김태산 대리가 살고 있는 동네 입구에 도작해 버스에서 내렸다

집이 있는 동네를 평일 낮시간에 걸어가니 생소한 느낌을 받았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길인데도 평일 낮시간의 거리 풍경은 평소 김태산 대리가 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김태산 대리는 길을 걸으며 주변의 다른 풍경이 보였지만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이따가 저녁에 만날 와이프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지금 상황을 설명하려니 다시 머리가 복잡해졌다

지난 두달여간 중화태앵광 IPO 이후에 벌어진 여러가지 사건사고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그렇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보니 김태산 대리 신혼집 현관에 다다랐다

낮시간에 아무도 없는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제 저녁 먹고 싱크대에 넣어둔 설걷이를 하지 않은 식기들에서 나온 음식냄새가 느껴졌다

김태산 대리는 걷옷을 벗고 와이셔츠 팔을 걷어올리고 말 없이 설걷이를 하기 시작했다

식기 하나 하나가 깨끗해 질때마다 뭔가 문제가 정리된 것 마냥 기분이 좋아졌다

어제 저녁 먹은 식기들 설걷이를 마치고 아침에 급하게 출근하며 벗어놓았던 옷들을 주워 세탁기에 넣고 집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김태산 대리는 매일 어질르기만 했지 이 모든 걸 와이프가 회사갔다와서 다 정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태산 대리 와이프는 직장생활도 잘하고 집안 살림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에 비해 뭔가 큰 일을 하고 다닌다고 매일 새벽 나가 저녁에 술에 쩔어 들어온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김태산 대리는 집안을 정리하고 서재로 들어가 다시 컴퓨터를 켰다

아직 시장이 돌아가고 있는데 핸드폰이 없으니 아무도 김태산 대리에게 연락을 해 오지 않았다

한국태양광은 여전히 적대적M&A가 진행되고 있다는 금산의 최강희 대표 발언에 강세를 나타내고 있었고 그런 한국태양광 주식을 갖고 있는 중화태양광도 동반해 강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오히려 공격자인 금산은 한국태양광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수자금의 부담으로 약보합을 보이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가 증권저축계좌로 몰빵을 지른 바이오톡신은 기술침해소송에도 일라이릴리가 전략적 파트너를 맺어준 덕분에 주가가 강보합을 보이고 있었다

증시는 김태산 대리가 지점에서 연수원으로 유배를 가더라도 계속 거래를 활발하게 하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오늘 있었던 일을 와이프에게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할 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와이프의 퇴근시간이 되었다

오후 6시 30분 아파트 현관문이 열리고 와이프가 들어왔다

거실에 서 있는 김태산 대리를 보고 와이프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면 말한다

"어떻게 일찍 왔어요? 오늘 일이 빨리 끝나나봐요"와이프가 무슨 일 있나 궁금해 하며 물었다

"응 오늘 일이 좀 있었어. 할 말도 좀 있구"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잠깐만요 나 옷 좀 갈아 있구요"와이프가 안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 입고 나왔다

김태산 대리는 식탁에 앉아 와이프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와이프가 안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와 싱크대가 비어 있는 걸 본다

"오빠가 설걷이 한거에요?"와이프가 놀란 목소리로 말한다

"응 집에 들어오는데 음식 냄새가 나서 그냥 내가 설걷이 했어"김태산 대리가 아무일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잘 했네. 오빠가 평소같지 않으니 불안해요. 무슨 일 있었어요?"와이프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그게 그러니까 오늘 검찰 압수수색이 들어와 핸드폰 압수당한 건 말했잖아" 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예 그건 말해서 알겠고 또 무슨 일이 있었나요?"와이프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응 나 일주일동안 휴가냈어. 그리고 다음 주부터 연수원으로 출근해"김태산 대리가 담담하게 말했다

"왜 오빠가 한국태양광 최대주주 주식도 유치하고 수백억원 자금도 유치했다면서 왜?"와이프가 진심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응 그렇게 됐어"김태산 대리가 짧게 대답했다

"아니 오빠가 열심히 뛰어서 신규자금도 유치하고 고객회사도 만들고 했는데 왜 오빠가 연수원으로 가야해?"와이프가 진심 화난 목소리였다

"그게 이야기하려면 길어 그런데 오늘 아침에 본사 전산실이 압수수색 당한 것 때문인 것 같아. 우리 회사랑 거래하는 정치인이나 기업인들 계좌 거래 내역도 다 털린 거나 마찬가지니까"김태산 대리가 차분하게 설명했다

"아니 그런 건 본사가 알아서 잘 관리해야지. 일 열심히 잘하는 사람에게 왜 책임을 미뤄. 진짜 나쁜 놈들이네"와이프가 김태산 대리를 위로 한다고 화를 내고 있었다

"응 너무 걱정 마. 지점장님이 잠잠해지면 다시 불러 주시기로 했어"김태산 대리가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와이프에게 말했다

"그래도 그렇지 상을 줘도 시원찮을 판에 왜 사람을 발령내고 그러냐구, 진짜 나쁜놈들이네"와이프가 분이 안 풀렸는지 계속 화를 내고 있었다

김태산 대리가 와이프의 손을 잡고 말한다

"너무 걱정마. 다 원래대로 돌려놓을거야"김태산 대리가 와이프를 다독이며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오빠 괜찮은거야?"와이프가 김태산 대리에게 물었다

"나 김태산이야. 태산처럼 큰 산이라고 끄떡없어"김태산 대리가 일부러 자신감이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그럼 다행이구. 오빠 저녁 먹어야지. 잠깐 TV보고 있어요. 금새 저녁 준비할께요"와이프가 일어나 부엌으로 간다

김태산 대리는 거실로 가 TV켜고 저녁뉴스를 본다

김태산 대리는 와이프가 크게 실망하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배지나 다름없는 연수원으로 쫓겨가다시피 갑자기 발령나 가는 건데 그런 남편을 위로하고 오히려 회사를 욕해주니 위로가 되었다

"그래 아직 끝난게 아냐. 연수원에서 보란듯이 살아돌아간다"김태산 대리가 혼잣말을 되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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