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레터, 마흔두 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온기님,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
온기레터는 익명의 고민편지와 손편지 답장을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는 손편지 뉴스레터예요.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에 도착한 고민들 중, 공개를 동의해 주신 고민과 답장을 엮어 온기레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힘들고 지친 하루 끝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슬며시 온기레터를 열어주세요✨
✍️ 오늘의 고민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뮤지컬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에요.
요즘 ‘더 잘하고 싶은 마음’과 ‘게으름’ 사이에서 자주 흔들려요. 새벽이면 불안한 마음에 잠이 오지 않고, 다음 날엔 꼭 열심히 해야지 다짐하지만, 막상 학교를 다녀오면 에너지가 다 떨어져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밤이 되어버려요.
그리고 동기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자꾸만 조바심이 납니다. 꿈에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이 길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더 실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무대 위에 서는 것이 정말로 좋고, 그때마다 생명력을 얻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절대 포기하고 싶진 않습니다. 마음은 여전한데, 몸이 그 마음을 잘 따라주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오늘의 답장편지
반짝이는 온기님께
안녕하세요 온기님, 어느덧 선선함을 넘어 겨울의 찬 공기가 느껴지는 요즘이에요. 가을의 끝자락, 무탈히 지내고 계실까요?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과 피곤함 사이에서의 고민, 동기들과 스스로를 비교하게 되는 마음을 적어주셨어요. 저 또한 한국에서 비슷한 또래로 자라며 늘 해온 고민들이기에, 친구와 마주앉아 이야기 나누듯 응원과 위로를 전하고 싶어 펜을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 몸과 마음의 속도가 맞지 않는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매일 개미처럼 불타는 열정과 베짱이 처럼 딩가딩가 여유를 두고 고민한답니다. 개미 마인드가 장착된 날엔 베짱처럼 미뤘던 지난날을 탓하고, 베짱이처럼 사는 날엔 숨도 안 쉬고 달리기만 하는 저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면서요. 동기들은 척척 나아가는 것 같은데 나만 멈춰있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울적한 날도 참 많았어요.
그렇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멈춰 있다고 생각했던 시간에도 그 순간만의 속도와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건축을 배우고 있는데요. 건물의 계단을 설계하려면 ‘계단참’이라는 넓은 구간이 있어야 해요. 3m 이상이 되는 높이를 연결하는 계단은 3m 구간마다 120cm 이상 너비의 계단참 설치가 필수랍니다. 높이 올라야 하는 목적을 위해 잠깐의 안전 여유 공간을 주는 것이지요.
온기님이 게으름이라고 표현해 주신 그 쉼은, 뮤지컬 배우라는 목표에 다가가는 중 만난 ‘넓은 계단참’이 아닐까 생각해요. 지금은 같은 높이에 머물러 있다고 느껴질지 몰라도, 멋진 꿈에 걸맞은 넓은 계단참이 훗날 높이 올라갈 추진력, 혹시 넘어질 때는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튼튼한 안전지대가 될 것임이 틀림 없다고요.
온기님, 편지 속 무대에 서 있는 순간이 너무 좋다는 대목이 저까지 설레게 만드는 것 같아요. 꿈에 반짝이는 온기님의 얼굴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감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거든요. 지난주, 친구의 밴드 공연에 다녀왔는데요. 무대에 오른 모든 분들의 눈빛, 손짓 하나하나에 사랑과 열정이 가득하더라구요. 청춘일 때 가장 반짝이고, 즐길 때 가장 행복하다는 문장을 두 눈에 가득 담아온 것 같았답니다.
무대를 즐기며 생명력을 얻는 것 같다고 표현해 주신 온기님의 모습도 이들의 청춘과 비슷한 질감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라이벌처럼 느껴졌던 마음도, 어쩌면 동료들의 반짝임을 먼저 알아차린 온기님의 섬세함이 아닐까요? 연기와 노래로 무대를 누비는 온기님의 모습도 분명 너무나도 아름답고 반짝일 터이니 지금처럼 예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꽃들은 저마다의 꽃을 피워내죠. 온기님만의 계절에, 온기님답게 피어날 꿈을 응원할게요. 새로운 싹이 움트는 시간 속에서 조급해지는 마음에 너무 아프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다가오는 겨울, 이 편지가 온기님의 마음에 포근한 다독임으로 닿길 바라며 이만 편지를 줄여 볼까 합니다. 혹여 또 다른 고민이 찾아올 때, 위로, 쉼,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싶을 때 언제든 찾아주세요. 온기님, 우리 지금처럼 씩씩하게 나아가 봐요 :)
온기님의 반짝임을 언제나 응원하는
첫 번째 팬 온기우체부 드림.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게 당연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비영리단체예요.
2017년,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현실로 옮기고 싶었던 한 청년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어요. 혼자인 것만 같은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내 이야기를 들어줄 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어요. 온기우편함은 우리의 세상은 언제나 작은 다정함으로 바뀐다고 믿으며, 변함없이 진심을 담은 손편지를 전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마주치는 온기우편함이 따뜻한 위로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언제나 온기님의 곁에 머무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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