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레터, 마흔세 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온기님,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
온기레터는 익명의 고민편지와 손편지 답장을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는 손편지 뉴스레터예요.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에 도착한 고민들 중, 공개를 동의해 주신 고민과 답장을 엮어 온기레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힘들고 지친 하루 끝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슬며시 온기레터를 열어주세요✨
✍️ 오늘의 고민편지
안녕하세요, 저의 고민은 늘 한결같아요. 저는 하루 8시간, 정해진 공간에 머물며 일하는 게 버겁게 느껴져요.
어딘가 소속되는 게 아닌, 저의 일을 하고 싶다는 오랜 열망과는 다르게 막상 시작하자니 두려움이 앞서더라고요. 내가 혼자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큰 것 같아요.
사실 지금의 두려움과 막연함을 다 견딜 만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일단 실력에 큰 자신이 없어서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한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30대이지만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몇 해 흐른 뒤에는 지금의 고민에 대해 결국 답을 찾아낸 사람이 되어 있길 바라며 편지를 써 봅니다.
✉️ 오늘의 답장편지
소중한 온기님께
안녕하세요, 온기님. 온기님의 고민에서 온기님의 열정이 가득 묻어나는 듯했어요. 일에 얼마나 진심이신지, 일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제게도 여실히 느껴질 만큼요. 저는 열망이 크면 자연스레 고민과 걱정도 깊어진다고 생각해요. 이토록 진심인데, 현실이 나와 발맞춰 주지 않을 때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온기님 마음의 무게가 조금은 짐작이 가요. 그 무게가 버겁진 않으실지 걱정이 됩니다.
온기님의 고민에 많은 공감이 되었던 이유는 저도 온기님과 비슷한 나이대이고, 또 비슷한 열망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글쟁이를 꿈꾸고 있답니다. 사실 아주 어릴 적의 꿈이었는데 어느 순간 접었어요. 스스로 글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정확히는 소질이 있어도 뛰어나진 않다고 생각했죠. 제가 입선을 할 때 누군가는 대상을 타는 걸 보면서 ‘아, 좋았던 마음을 빛바래게 하진 말아야겠다.’ 생각해 소소한 취미로 남겨두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30대인 지금, 비로소 진심을 다하여 작가에 도전하고 있어요.
20대를 지나며 배운 것 중 하나는 저는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다소 비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은 정반대로 아주 긍정적인 깨달음이었어요. 반드시 눈에 띄어야 한다는 압박감과 그렇지 못한 때에 따라붙는 실망을 거두고 나니 그제야 제가 좋아하는 일과 진심으로 마주할 수 있더라고요.
물론 온기님의 고민은 보다 현실적인 무게가 있고, 저 또한 비슷한 부분에서 고민하고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너무 배가 고프면 꿈과 낭만이 무색해질 수 있고, 애석하게도 사회가 이 나이대에 바라는 기준과 시선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결국 어떤 일을 해야만 하고 제 앞에 무수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 무리를 헤쳐나가는 건 제가 하고 싶은 일로서 하고 싶었어요. 이 선택지를 고른 ‘나다움’이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했고요.
온기님이 못 견뎌 골라낸 선택지도 어쩌면 온기님만의 특별한 색이 되어 현실적인 부분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엿보고 싶기도 합니다. 다소 말도 안 되는 낙관일 수 있지만, 때론 이런 마음이 큰 도전을 이뤄내기도 하니까요 :)
그리고 열정을 품을 수 있는 사람에겐 가장 어려운 게 의외로 도전인 것 같아요. 아직 매우 강렬하게 이끌린 일은 없지만, 먼저 하고 계신 일을 더욱 자신있게 하기 위해서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신다는 온기님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끊임없이 고민하며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알고 있거든요.
온기님의 그런 의지가 어려움을 극복해 내는 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온기님의 마음은 온기님이 가장 잘 아실 테지만, 이미 마음속에 푸른 불꽃을 품고 계신 건 아닌가 하는 저만의 감상을 살포시 얹어보아요.
그 과정에서 또 어떤 연과 닿게 될지는 알 수 없으니, 당장 온기님이 맘 먹고자 하는 일들을 맘껏 해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현실적인 조언엔 큰 도움이 못 되었을 것 같지만, 온기님 말씀대로 몇 년 후에는 오늘을 흐뭇하게 떠올리며 추억할 수 있기를 함께 간절히 바라 봅니다. 자신만의 흐름을 타고 바라는 곳으로 흘러간 그곳에서요.
항상 모든 우주가 온기님의 바람을 도울 수 있기를 응원할게요. 남은 여름 더해질 더위 조심하시고, 가끔 치솟는 더위조차 온기님께 도움이 되는 타이밍을 알고 있기를 바라며 편지 마무리 지어요. 온기님이 항상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
진심 어린 응원을 담아
온기우체부 드림.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게 당연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비영리단체예요.
2017년,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현실로 옮기고 싶었던 한 청년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어요. 혼자인 것만 같은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내 이야기를 들어줄 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어요. 온기우편함은 우리의 세상은 언제나 작은 다정함으로 바뀐다고 믿으며, 변함없이 진심을 담은 손편지를 전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마주치는 온기우편함이 따뜻한 위로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언제나 온기님의 곁에 머무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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