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레터, 마흔 네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온기님,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
온기레터는 익명의 고민편지와 손편지 답장을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는 손편지 뉴스레터예요.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에 도착한 고민들 중, 공개를 동의해 주신 고민과 답장을 엮어 온기레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힘들고 지친 하루 끝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슬며시 온기레터를 열어주세요✨
✍️ 오늘의 고민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야외에서 시간 보내는 걸 정말 좋아하는 직장인입니다. 오늘은 제가 일주일 중 가장 좋아하는 토요일인데요. 하늘이 맑아 보여서, 집에서 조금 먼 공원으로 놀러 나왔어요. 날씨는 춥지만, 상쾌한 겨울 공기를 느끼면서 산책을 하니 참 좋네요.
요새 자연이 너무 아름다워 보이는 거 있죠. 평일엔 출근을 하니까 밤 늦게까지 실내에만 있어야 해서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집앞 공원에 가서 탁 트인 경치와 파란 하늘을 보고 싶고, 따뜻한 오후 햇볕 아래에서 느긋하게 산책을 하고 싶어요. 매일 이렇게 주말처럼 즐겁게 살 순 없는 걸까요?
손편지는 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것 같은데, 덕분에 추운 겨울날 따뜻한 경험하는 것 같아요. 답장해주시는 분도 매일 즐겁길 바랄게요.
✉️ 오늘의 답장편지
소중한 온기님께
온기님 안녕하세요. 겨울밤의 사박사박 눈 오는 소리가 더욱 고요히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이곳의 풍경을 온기님과 나눌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인사를 건넵니다. 우리 온기님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세상의 모든 소음이 온기님을 피해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온기님의 무탈함을 바랍니다.
온기님의 편지를 보는 순간,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편지의 아래 쪽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보며 온기님에게 말을 걸어온 그 꽃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해졌어요. 저도 식물에 관심이 많고, 온기님처럼 하늘을 머리에 이고 들판에 누워 자연을 만끽하기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온기님의 절실한 마음이 전해져오는 것만 같았답니다. 싱그러움을 가득 안고 계신 온기님과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어 이렇게 답장을 쓰고 있어요.
하루 종일 실내에서 바쁜 업무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몸과 마음이 지치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고 느껴질테지요. 그런 생활 속에서 자연을 그리워하는 온기님은 참으로 건강한 마음을 지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질에 대한 욕망도 아니고, 일에서의 성과를 미처 채우지 못함에서 오는 욕심이 아니라, 그저 자연을 더 많이 느끼고픈 아름다운 의지 같아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도 드는 것 같아요 :)
저 역시 온기님처럼 추운 날씨지만, 가끔 야외로 나가 차가운 바람 사이로 느껴져 더욱 반가운 햇볕과 산책을 즐기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그런 여유를 가질 수 있음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온기님, 온기님의 편지를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어보던 중, 제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번지고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매일 주말처럼 즐겁게 살고 싶다’라는 온기님의 소망은 누구나 꿈꾸지만 이루기 힘든 일이기에 우리 모두 그런 날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옆에 있던 사람이 없을 때 그 사람의 존재가 다시 드러나고, 이곳을 떠나 저곳을 가보면 비로소 이곳의 의미가 살아나듯이, 실내에서 느끼는 바깥의 풍경과 자연이 소중하게 다가오는 건 어쩌면 힘들더라도 회사에서의 시간을 누구보다 열심히 지내온 평일의 내가 건네는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매일 공원에 가서 하늘을 보고, 해 쨍쨍한 낮에 산책을 하는 일상이 누군가에겐 의미 없이 되풀이되는 하루가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온기님은 일상 곳곳 숨어있는 작은 행복마저도 찾아내어 만끽하실 수 있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행복을 만나게 되실지 편지지 너머의 제게도 기대감이 와닿는 느낌이에요.
온기님의 모습을 떠올리다 문득 스쳐 간 노랫말이 하나 있어요. ‘어떤 비뚤어진 맘은 별빛을 받아온 너의 온기가 필요하니까. 하늘 담은 바다처럼 당연하게 존재하는 건 어쩌면 기적일지도 모르지. 바다의 태양되어 빛을 내거야.’ 우리는 종종 꼭 필요한 여유마저도 가질 새 없이 빠른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온기님, 그럴수록 지금처럼 우리 일상의 파도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머무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지요? 그런 잠시의 여유가 우리 삶에 기적처럼 빛이 되어줄지도 모르겠어요. 오늘 우리에게 불어온 바람결, 잠시라도 바라볼 수 있었던 하늘빛, 모든 게 온기님을 위한 것이니 마음을 담아 마음껏 느끼시길 바라요.
온기님, 온기님의 따뜻한 마음이, 부드러운 눈길이 자연을 꼭 닮아있을 것 같아요. 잠시 눈을 들어 창밖을 바라봐주세요. 제가 받은 아침 햇살 한 줌, 상쾌한 바람을 온기님 게신 사무실로 실어 보내드릴게요. 자연을 사랑하는 예쁜 마음을 지닌 온기님의 일상을 항상 응원해요. 오늘 하루도 온기님의 토요일처럼 즐거운 날이, 또 온기님의 마음처럼 다정함으로 반짝이는 날이 되기를 바라요. 감사해요 온기님 :)
온기우체부 드림.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게 당연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비영리단체예요.
2017년,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현실로 옮기고 싶었던 한 청년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어요. 혼자인 것만 같은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내 이야기를 들어줄 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어요. 온기우편함은 우리의 세상은 언제나 작은 다정함으로 바뀐다고 믿으며, 변함없이 진심을 담은 손편지를 전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마주치는 온기우편함이 따뜻한 위로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언제나 온기님의 곁에 머무를게요.
-
p.s 온기는 100% 후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에요.
편지쓰기가 멈추지 않도록 온기 후원자로 함께해 주시겠어요?
✉️ 온기우편함 카카오같이가치 : https://funding.do/4X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