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아이는 지금도 사람들과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
돌발행동, 상동행동,충동성,감각 과민증상도 여전히 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아이의 손에서 내손 끝으로 전해진 체온, 맑은 웃음소리의 리듬, 고래상어 인형을 꼭 껴안은 모습 속에 아이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
나는 한쪽 눈으로 세상을 본다.
그렇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두 팔은 온전하다.
두 팔로 껴안은 사랑이야말로 세상을 가장 밝게 비추는 빛이라는 것을, 나는 아이와의 날들 속에서 배웠다.
언젠가 내가 이 세상에 없을 때에도, 이 기록은 남아 아이와 같은 길을 걷는 누군가에게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보름달이 뜬 밤, 아이와 함께 앉아 달빛을 바라보았다. 두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바라본 그 빛은, 세상의 어떤 햇살보다 따뜻했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보이지 않아도, 사랑은 언제나 가장 환한 빛으로 남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