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KSUSU PLACE

oksusu place vol.2-2

혼자하는 홋카이도 여행

by oksusu





아사히카와에서 비에이까지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외곽 지역으로 점점 들어가면서 건물들은 보이지 않고 작은 집들만이 스쳐 지나갔다. 비에이역을 지나 '흰수염 폭포'까지 도착했다. 실제로 보는 것은 사진보다 훨씬 웅장하고 자연의 위엄을 한 번 더 깨달았다.

혼자 온 여행이지만 좋은 것들을 보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 있는 남자친구와 언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멋있지?"라는 말을 연발하며 나의 설렘과 감동을 전했다.




L3100630.JPG 흰수염폭포



그렇게 다시 한참을 걷다가 청의호수로 가기위해 버스를 타야하는데 꾸물적 거리다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멀리까지 왔는데 구경도 못하고 돌아가게 생겼네"라는 생각도 잠시 버스시간을 얼른 조회했지만,2시간 간격이라 어디서 마땅히 기다릴만한곳도 없었다.


어쩔수없이 청의호수까지 걷기로했다. 1시간정도 걸린다는데 눈길이라 걱정했지만 이대로 포기할수도 없어서 걸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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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수염폭포 - 청의호수 길


가는 길이 아름다워서 지루하지 않았다. 눈길이 많이 미끄러워 여러 번 넘어지기도 했고, 눈밭을 보면 누워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한 번은 영화처럼 누웠는데 생각보다 딱딱해서 바위에 덮인 눈이었다. 그 결과 라이카 카메라가 고장나고 결국 고칠 수 없어서 한국에 돌아왔다. 청의호수에 도착했을 때도 걸어오면서 오롯이 혼자 한 시간을 걸었고, 잠시나마 자유로운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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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본 청의호수는 아름다웠고 고요했다.

눈이 갑자기 내렸고,주변에 어떤 건물도 없어 온전히 호수에만 집중했다.

겨울의 훗카이도는 낭만이 있다면 여름의 훗카이도는 지브리 영화를 연상케한다.

청의호수 또한 여름에는 맑다못해 투명하고 깨끗한 호수이다.

난 이렇게 두가지 모습이 모두 아름다운것들을 좋아한다.






이번에도 버스시간을 맞춰야했다. 어쩔수없이 1시간을 기다렸다 타야하는데 너무 추워서 마냥 밖에서 기다릴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투어버스를 신청해서 오기때문에 다들 금방 떠났고 나만 혼자 남았다.

주변에 카페가 하나 있다고 지도에는 나와있지만, 실제로 내가 갔을때는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


어쩔수없이 화장실에 앉아있어야했다.

그사이 또다른 투어버스가 오고 잠깐 나가서 구경하다가 그들이 가면 또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만지면서 버스를 기다렸다. 내스스로가 조금 초라해졌지만,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였기에 나름 재미있기도 했다.


시간에 맞춰 나가 버스를 타고 비에이의 유명한 에비동 (새우튀김덮밥)가게로 향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사람들이 항상 있었고, 나처럼 혼자온 사람도 많았다.

평소 새우튀김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언제 또 오겠어 라는 생각으로 방문했다.

다행히 회전율이 좋아 금방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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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페이


4 Chome-4-10 Motomachi,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208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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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꽤 다양했다. 카레가 들어있는 새우튀김덮밥도 있었고 돈까스도 있었다.

가장 인기있는 새우튀김덮밥은 개수에 따라 금액이 다른데 무조건 4개를 먹어야한다.

세개시킬까 고민하다가 네개로 선택했는데 먹으면서 없어지는 새우튀김이 야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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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나면 기분이좋다. 건강하지 않은 인스턴트음식을 먹은 날에는 자책감이 들기도 하고,익숙한맛에 기분은 무덤덤하다. 새로운 음식은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준다.기분내고 싶은날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알맞은가격대의 음식점으로 간다면 두배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니 새로움을 늘 가까이 두면서 꾸준히 경험해보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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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코보


3 Chome-5-31 Sakaemachi,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205 일본



기차 시간까지 두 시간 정도가 남아 있어서 비에이역을 좀 더 구경하기로 했다. 관광지지만 겨울철이라 그런지 역 주변은 꽤 조용했고, 상점 같은 곳들은 대부분 문을 닫고 있었다. 구글 지도에 저장해둔 곳을 찾아갔다. 외관은 작은 별장처럼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면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는데, 발끝으로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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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 주인인 노부부가 맞이해주시는데 커피를 내려주시고 주문을 받으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무로 된 인테리어와 함께 적당히 맛있는 커피와 케이크, 그리고 따뜻한 음악까지 조화로운 카페였다.

도심과 많이 떨어진 외곽지역은 그만큼 더 많은 영감을 가져다 주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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