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미수 혐의, 초기 진술과 증거가 무혐의 가른다

by 도세훈 변호사

Dec 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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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미수 피의자라면 피해자 진술과 증거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 ‘시도만으로도 처벌’ 가능한 이유

강간미수는 형법 제297조에 규정된 강간죄의 미수범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사용하여 사람을 간음하려 했으나 실행이 완성되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우리 형법 제300조는 미수범이라 하더라도 기수와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강간미수를 저지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이는 범행의 의도와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명확히 규정한 것입니다.

법원은 이 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간음의 실질적 위험이 발생했는가’를 핵심 기준으로 삼습니다. 피해자가 저항하였음에도 피의자가 강제적인 신체접촉을 시도했다면, 법적으로는 실행의 착수로 평가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반면, 단순한 언쟁이나 오해로 인한 접촉에 그친 경우에는 혐의로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 초동 진술 한마디가 무혐의를 갈랐던 사례

30대 직장인 B씨는 술자리 이후 숙소에서 함께 있던 지인으로부터 강간 미수 혐의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휴대전화와 CCTV 확보 절차를 진행했지만, 변호인의 개입 이후 사건은 빠르게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변호인은 사건 초기부터 B씨의 진술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숙소 출입기록, 카드결제 내역, CCTV 영상 등 객관적 자료 확보를 최우선으로 진행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를 통해 휴대전화 메시지와 통화기록을 복원하여 사건 당시 피해자와의 대화 맥락을 검증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또한 피해자 진술의 변동점을 분석하고, 현장 영상 기록과 대조하여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있음을 구체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이후 검찰 단계에서 변호인은 ‘폭행 또는 협박의 구체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의견서로 제출했습니다.

사건의 시간적 흐름과 객관적 증거를 종합한 결과, 검찰은 강간의 실행착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결국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사례는 강간미수 사건에서 초기 대응과 증거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 수사 절차, 피의자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순간

해당 사건은 고소가 접수되면 경찰이 즉시 피의자 소환조사를 진행합니다.

수사 초기에는 ‘실제 성관계가 없었으니 괜찮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사기관은 행위의 의도와 실행 착수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따라서 피의자는 진술 전에 사건의 시간 순서, 당시 정황, 사용된 언행 등을 명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진술 중 불필요한 감정 표현이나 모호한 단어는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강간미수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이 증거 판단의 핵심이 되므로, 피의자 측은 객관적 증거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 강간미수와 강제추행의 경계는 어디서 갈릴까

강간미수와 강제추행은 행위의 목적과 폭행·협박의 정도에 따라 구분됩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단순히 신체 일부를 만진 경우에는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가 적용되지만, 성관계를 시도하려는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 경우에는 강간미수로 평가됩니다.

대법원은 “피의자가 피해자의 하의를 벗기려 하거나, 피해자를 눕히는 등의 행위를 했다면 간음 시도의 실행착수로 본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반대로 물리적 강제 없이 단순한 접촉에 그친 경우에는 강제추행에 해당하며, 이는 법정형과 사회적 파장이 현저히 다릅니다.

● 피의자 진술 시 반드시 지켜야 할 방어 원칙

첫째, 진술 전 변호인 선임은 필수입니다. 성범죄 수사에서 첫 진술은 사건의 전체 방향을 결정짓습니다.

둘째, 모든 디지털 자료를 보존해야 합니다. 메시지, 통화내역, 위치기록, CCTV 영상 등은 사실관계를 입증하는 주요 증거가 됩니다.

셋째, 피해자와의 직접 접촉은 금지해야 합니다. 합의를 시도하려는 행동조차도 혐의 인정이나 2차 가해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 피의자가 불리한 진술을 한 경우, 검찰 단계에서 진술보충서 또는 정정 진술서를 제출해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강간미수 사건은 초동 단계에서 진술의 정확성과 논리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이후 수사 흐름을 되돌리기 매우 어렵습니다.

● 수사와 재판 단계별 전략이 결과를 바꾼다

성범죄로 경찰 조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 자신의 혐의를 명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합니다. 강간미수죄는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형량이 매우 무겁고,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첫째, 사건 초기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되므로, 그 진술 내용과 변동 가능성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둘째, 법적 대응에서는 증거 확보가 핵심이며, 본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피의자 개인이 단독으로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성범죄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사건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