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주은 행동에서 생긴다

매일독서 회장을 맡기로 결심하기까지

by 청아이
제목을 입력해주세요. (39).png

나는 왜 비슷한 순간마다 흔들릴까. 선택의 순간이 오면 늘 머뭇거린다.

얼마 전 매일 독서 회장 제안을 다시 받았다. 1년 전에도 같은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피했다. ‘내가 왜 이런 걸 맡아야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읽고 쓰는 삶이 좋다는 건 알지만 그걸 책임지는 자리에 서는 건 다른 문제라고 여겼다. 이번에도 처음엔 같았다. 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마음에 걸린 건 시간이었다. 매일 독서라는 이름답게 매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업무와 또 다른 책임을 얹는 게 맞을까 고민했다.

잘해 보겠다고 시작했다가 흐지부지 끝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 ‘세세상’ 동아리 회장도 했다. 처음에는 야심 차게 시작했다가 조용히 사라졌다.

이번엔 회장은 ”어렵게 만들었는데 없애기는 아깝지 않냐.”라고 말했다. 회장의 말이 신경이 쓰였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무를 먼저 섭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차량 취득세 신고 창구에서 근무하는 신규 여직원과 같이 밥을 먹었다. 그 여직원은 내가 책을 냈다는 것을 부러워했다. 나는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다고 말하며 일기부터 시작하라고 알려준 여직원이었다. 어느 날은 내 말을 듣고 일기를 쓰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 여직원이 매일 독서에 총무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을 한 숟가락 먹고 젓가락으로 오징어채 볶음을 집으며 여직원을 슬쩍 보았다. 마침 그녀는 정면을 응시하며 음식을 씹고 있었다. 나는 집은 음식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말을 꺼냈다. “내가 이번에 매일 독서 회장을 맡게 됐어. 총무를 맡아 줄 사람이 필요한데. 혹시 나랑 같이 해볼 생각 있니?”라고 물었다.

여직원은 아무 말이 없었다. 괜히 부담을 준 것 같기도 했다. “지금 결정할 필요는 없어 생각해 보고 하고 싶으면 말해 줘.”라고 말했다. 그 여직원은 ”고려해 볼게요.”라고 말했다. 나는 총무를 하게 되면 1년 정도 할 거라고 말했다. 총무로서 해야 할 일도 간단하게 말해 주었다. 내가 왜 회장이 맡게 되었는지도 알려주었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말은 자신감 있게 했지만, 여전히 마음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미리캔버스에서 회원모집 카드뉴스 견본을 찾았다. 그 견본에 하나하나 칸을 채우고 내용을 추가하며 카드뉴스를 만들었다. 카드뉴스를 하나씩 채우다 보니 막연하던 일이 순서가 정해지기 시작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무엇은 나중에 해도 되는지도 보였다.

운영 방식과 가입 방법 외에도 ‘왜 독서해야 하는가, ‘왜 우리는 알면서도 하지 않는가?’도 간단하게 적었다. 매일 독서 활동 후 변화된 모습을 알리는 내용도 넣었다. 3월 31일 대면 독서 모임 공지에 선정 도서까지 포함하여 카드뉴스 10장을 채웠다. 이렇게 만들고 나니 내가 동아리 히장으로서 해야 할 일들이 선명해졌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총무가 구해지지 않아도 회원들이 많지 않아도 난 이 운영 방식으로 어느 모임에서나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만 하면 기준은 흐릿하다. 글로 쓰고 행동할 때 비로소 선명해진다.

읽고 쓰는 삶도 마찬가지다. 독서하고 글쓰기를 하면서 이 삶이 좋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독서가 내 삶에 변화가 일어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즉각적인 변화가 없기에 읽고 쓰고 행동하는 삶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시간을 들이고 노력하면 효과는 있었다. 생각이 달라졌고 선택의 방향도 달라졌다. 변화는 빠르지 않았다. 그래도 분명했다.

인생에 있어 좋은 건 금방 오지 않는다. 내가 들인 노력과 시간만큼 보상받는다. 미래 나의 모습을 그린다면 난 오늘 그 모습이 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럼 선택하는데 두려움이 없고 나의 기준도 뚜렷해진다.

작가의 이전글비교를 스승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