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우먼은 없다] 작가해설

1-5 이해하려 하자 마음의 결이 달라졌다

by 청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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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이해하려 하자 마음의 결이 달라졌다.


마음이 불편하면 나쁜 사람, 마음을 알아주면 좋은 사람으로 여긴다.

그러지 않으려 해도 마음은 쉽게 편을 가른다. 어쩌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 본능대로 살아가지 않으려 애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일 독서 회장이 되었다. 회원 모집을 해야 했다. 카드 뉴스를 만들어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이 시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서부터 왜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지에 대한 이유까지 모집 공고문에 넣었다.

며칠 뒤 게시판에 들어가 보았다. 댓글이 여덟 개나 달려 있었다. 응원 댓글은 하나였다. 나머지는 요즘 나오는 책이 돈벌이를 위한 책 같아 읽기 싫다는 내용이었다.

비슷한 내용의 7개의 댓글을 차례로 읽었다. 다음 줄을 몇 번이나 놓치니 같은 줄을 되풀이하며 읽게 되었다. 마지막 댓글까지 다 읽고 나니 힘이 빠졌다. 내가 하는 일에 딴지를 거는 말처럼 느껴졌다.

그를 설득하고 싶었다. 내 마음을 설명하고 싶었다. 모든 작가가 강의 팔이 하려고 책을 출간하는 건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었다. 자판을 두드린 후 내가 쓴 답글을 읽어보았다. 등록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모두 지웠다.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괜히 독서모임회장을 맡겠다고 말했나 싶었다. 이런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게 잘못된 것 같았다. 독서토론 책을 미리 공개한 선택이 잘못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댓글을 보는 순간 내가 한 모든 일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졌다.

잠시 한숨을 골랐다. 나는 메일함으로 시선을 돌렸다. 메일함에는 두 사람이 메일을 보내왔다. 회원가입을 하겠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고 스스로 말했다. 내 마음을 추스르려 애썼다. 그리고 다시 댓글을 천천히 읽었다.

글은 그저 하나의 의견이었다. 비방도 아니었고 방해도 아니었다. 평범한 글이었다. 그 글을 내가 과하게 해석해서 받아들였다는 걸 알았다. 감정은 사실을 가릴 수도 있구나.

설령 그 글이 내 일을 비판하는 말이었다 해도 나는 내 감정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내 모습을 만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내가 출간한 책에 감정 때문에 무너진 경험을 썼다. 책을 쓴 뒤에도 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사실이 오히려 내 마음을 더 무겁게 했다.

나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면서 나 또한 댓글을 쓴 사람이 말한 것처럼 내 책을 가지고 강의 팔이를 하려고 하는 마음은 정말 없었을까? 너무 정곡을 찌르니 발끈한 건 아닌지 뒤돌아보게 되었다.

그때 나를 위로하는 문장을 만났다.

“글을 쓴다는 건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면서 나를 뒤돌아보는 것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책 한 권으로 사람이 바뀐다면 세상에 이렇게 많은 문제가 있을 리가 없다.

글을 쓰며 나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은 나에게 필요했다. 완벽한 나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나를 발견했고 계속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나는 나를 데리고 살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당장 달라지지 않아도 괜찮다. 이 시간을 반복해도 괜찮다. 나는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으며 나를 계속 되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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