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픈 날 쓰다
월요일 아침 알람 소리에 몸을 일으켰다. 거실로 나오니 창문 밖 하늘이 연분홍 파스텔 빛이었다.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아파트 13층 동쪽 창에서는 가끔 이런 하늘을 볼 수 있다.
나는 이런 하늘을 파스텔 하늘이라고 부른다. 매일 이런 하늘인지, 내가 볼 때만 이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름다운 하늘을 집에서 볼 수 있다는 건 내가 꽤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오늘은 마음 한쪽이 편해지지 않는다. 이렇게 고운 하늘 앞에서도 마음이 풀리지 않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내 마음이 아프다는 뜻이다.
누군가 나로 인해 상처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내의 고의가 아니었어도 상처는 상처다. 당사자가 기분 나쁘다면 나쁜 거니까. 변명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생각해 보면 나도 잘한 건 없었다. 그럴 때 감정을 해소하기가 더 어렵다. 몰랐다는 말은 나의 상처를 지우기 위한 변명이지 상대방의 상처를 덜기 위한 말은 아니다.
내가 받아들이고 뉘우치고 사과하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마음을 정리하려 할수록 더 오래 남는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쓰고 싶지는 않다. 자세히 쓰지 않을 거면 왜 블로그에 쓰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게…. 나는 왜 이렇게 알맹이를 빼고 쓰고 있는 것일까.
나와 다른 생각이 많다는 것도 안다.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런 말들이 매번 위로되지는 않는다. 아무리 좋은 말도 지금의 나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나를 챙기는 방법을 적어 둔 공책이 있다. 감정을 삼키는 방법,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 나를 믿는 방법이 적혀 있다. 책과 강의를 들으며 만든 공책이다. 공책에 적을 때는 이 방법들이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나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말 같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누가 읽든 말든 상관없이 쓰는 이 시간이 지금의 나를 위로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