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초, 뉴욕행 비행기 안에서 체스에 눈을 뜨다

by Han Lee

아들이 처음으로 체스를 접한 것은 만 4살 때였다. 주말에 동네 맥도날드에서 아이들을 모아 체스를 가르치는 코치가 있었는데, 처음 한두 번은 무료로 가르쳐 준다고 해서 데려갔었다. 아이들마다 깨우치는 시기가 다르겠지만, 우리 아들은 그때 체스를 배우기엔 아직 너무 어렸는지 설명을 들어도 체스 피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다른 아이들은 이론도 배우고 짝을 이루어 경기를 하는 동안, 아들은 게임에 끼지 못하고(게임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체스 피스만 만지작거리며 혼자 놀곤 했다. 몇 번 보내다가 관두었다. 나도 바쁜 맞벌이 부부인 데다, 굳이 아이가 관심 없는 분야를 붙잡아 시키는 걸 반대했기에 그 뒤로는 체스에 대해 잠시 잊고 살았다. 그리고 1년 후, 뉴욕에서 시카고로 이직하게 되었다. 일단 가족은 맨하탄에 있고, 처음 1년간은 나 혼자 시카고에서 근무하면서 2~3주마다 뉴욕과 시카고를 오갔다. 2018년 2월, 아이를 데리고 시카고에 갔다가 뉴욕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이었다. 좌석 앞 스크린을 이리저리 클릭하다가 게임 섹션에 있던 체스 게임 앱을 발견하고 반가워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다시 체스를 시작하게 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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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옆 좌석 금발은 엄마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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