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기도에서 찾은 설계도

by 이영찬

연재 4화. 위기의 시대, 기도에서 찾은 설계도


삶에는 누구에게나 위기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저 역시 그 시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제 인생에서도 가장 낯설고 두려운 시기였습니다.


교회 문이 닫히고, 찬양대의 노래가 멈췄습니다.
오랫동안 제 삶의 중심이었던 예배의 자리에 더 이상 서지 못하고, 텅 빈 성전을 바라보며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익숙했던 화음 대신 적막이 찾아왔고, 가득했던 예배당 대신 모니터 속 화면이 제 앞에 놓였습니다.


그 순간, 제 인생의 설계도는 마치 큰 공백이 생긴 것처럼 보였습니다.
삶의 기둥이 흔들리고, 균형이 무너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 공백 속에서 하나님은 저를 기도의 자리로 다시 부르셨습니다.
외롭고 두려운 그 시간, 저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도는 단순히 위기를 견디게 하는 수단이 아니라, 다시 설계도를 그려 넣는 붓이 되었습니다.


“주님, 언제까지 이 상황이 이어지겠습니까? 다시 함께 모여 찬양할 수 있겠습니까?”
눈물로 드린 기도는 그 자체로 제 인생의 방향을 다시 세워 주었습니다.
기도할 때마다 깨달았습니다. 설계도의 선은 사람의 손으로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길 위에서 완성된다는 것을요.


그때 떠올랐던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폴 J. 마이어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를 성공학자로만 기억하지만, 그의 삶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참된 신앙인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그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무릎 꿇고 기도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그의 침대 옆에는 돕고 있는 사람들, 도와야 할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명단이 놓여 있었고, 그는 그 이름들을 불러 가며 중보기도를 드렸습니다.


저는 이 일화를 떠올리며 제 삶의 부족함을 보았습니다.
저는 전도도 크게 해본 적이 없고, 사람들을 직접 많이 도와주지 못했지만,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가장 큰 헌신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기도로 누군가의 이름을 붙드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위기의 시대에 저는 작은 기도의 습관을 회복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성경을 펼쳐 들고, 가족과 이웃의 이름을 떠올리며 기도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들을 위해, 교회 공동체를 위해, 병상에 누운 지인을 위해… 그 기도는 제 삶의 공백을 채워 주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기도하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졌다는 사실입니다.
문제가 당장 해결된 것은 아니었지만, 설계도의 밑그림이 다시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기도는 위기를 없애 주는 힘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설계도를 다시 보게 하는 눈이었습니다.


폴 마이어가 강조한 토탈퍼슨의 첫 영역은 영적 영역이었습니다.
저는 이 시기를 지나며 그 말의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영적 기둥이 무너지면 나머지 영역도 모두 흔들리지만, 영적 기둥이 바로 서면 나머지 영역은 다시 일어설 수있었습니다.


코로나의 공백 속에서 기도는 제 삶의 중심선을 다시 그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 위에 가족, 건강, 재정, 지성, 사회라는 다른 영역들을 다시 세워 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저는 이제 압니다.
위기의 시대는 단지 두려움의 시간이 아니라, 기도를 통해 설계도를 다시 붙드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요.
기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지만, 가장 강력한 선입니다.
그 선이 살아 있기에 제 두 번째 설계도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다음 화 예고

5화에서는 가족, 함께 살아가는 힘을 나눕니다.
부부와 자녀,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일상이 어떻게 제 인생 후반전의 설계도를 지탱해 왔는지 들려드리겠습니다.


한 줄 요약

✅ “기도는 위기를 없애는 요술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설계도를 다시 보게 하는 눈이었다.”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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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재는 브런치북 『토탈퍼슨-후반전의 길』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삶의 방향을 찾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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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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