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대에서 배운 삶의 자세

by 이영찬

연재 3화. 찬양대에서 배운 삶의 자세


제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늘 신앙과 함께 이어져 온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교회 찬양대에서의 섬김입니다.


20대 초반, 처음으로 베이스 파트에 앉아 찬양을 드렸을 때의 떨림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낯선 화성과 어울리지 않는 음정을 따라가느라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찬양대의 자리는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자리가 아니라, 삶의 자세를 배우는 자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찬양대에서는 늘 서로를 들어야 했습니다.
내 소리만 크게 내면 화음은 깨지고, 함께 맞추어야 아름다운 하모니가 이루어졌습니다.
신앙 공동체 안에서의 삶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기 목소리만 내세우면 갈등이 생기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맞추어 갈 때 조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삶은 독창이 아니라 합창이라는 사실을요.


코로나 시절은 제게 큰 시련이었습니다.
합창이 전면 중단되었고, 소수의 솔리스트만이 예배에서 노래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서 있던 찬양대 자리에 설 수 없었던 그 공백의 시간은 제 마음을 깊이 흔들었습니다.


저 역시 집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며 기도했습니다.
“주님, 이 상황이 속히 지나가게 해주십시오. 다시 함께 찬양하게 해주십시오.”
그 시간은 고독했고, 마치 제 인생의 설계도 한 귀퉁이가 뚝 떨어져 나간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 비어 있음 속에서도 배운 것이 있었습니다.
찬양은 무대 위에서만이 아니라, 삶 전체에서 드려지는 고백이라는 것을요.
혼자 불렀던 작은 찬송 한 곡조, 그것조차 제 영혼을 붙잡아 주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폴 J. 마이어의 또 다른 모습을 떠올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성공학자로만 기억하지만, 그의 삶의 뿌리는 철저히 신앙과 공동체성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의 집에서는 가족 3~4대가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이게 바로 토탈퍼슨의 완성된 그림”이라고 했습니다.
저 역시 그의 글에서 이 장면을 접했을 때 이렇게 다짐했습니다.
“아, 나도 저런 믿음의 가정을 이루어야겠다.”


성전을 향하는 마음은 제게 최고의 기쁨이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들이 예배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제 평생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 같은 감격을 느꼈습니다.
전도를 크게 해본 적은 없지만, 이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전도의 열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존 맥스웰 목사의 고백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는 젊은 전도사 시절, 폴 마이어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큰 전환을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단지 강의 때문만이 아니라, 마이어의 삶 그 자체에서 메시지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일화가 있습니다.
마이어의 침대 옆 테이블에는 언제나 돕고 있는 사람들과 중보기도 제목이 놓여 있었고, 그는 아침마다 그 명단을 붙들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교육자나 기업가로서의 위상보다, 저는 그의 이 모습을 통해 참된 신앙인의 삶을 보았습니다.
그는 물질로도, 기도로도 수많은 사람을 돕는 토탈퍼슨이었습니다.


저는 평생의 소원이 있습니다.
숨이 다하는 날까지 찬양하다가 하늘나라로 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거창한 꿈이 아니라, 매주 드리는 찬양 속에서 이미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은혜입니다.

찬양대에서 배운 것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었습니다.
겸손히 내 소리를 낮추고, 다른 이의 소리를 듣고, 함께 어울려 하나의 화음을 만드는 태도였습니다.

이 자세는 곧 제 삶의 또 다른 선이 되어, 두 번째 설계도의 한 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폴 J. 마이어는 토탈퍼슨의 첫 자리에 영적 영역을 두었습니다.
저는 그 위에 제 나름의 색을 입혔습니다.
신앙의 기둥 위에서, 찬양대의 훈련을 통해 배운 합창의 정신은 제 설계도의 굵은 선으로 이어졌습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목소리만 내세우지 않고, 다른 이와 어울려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토탈퍼슨의 길이며, 은퇴 후반전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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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맞아 찬양을 드린 후 함께 남긴 사진

삶은 독창이 아니라 합창이라는 고백처럼, 각자의 목소리가 모여 하나의 화음을 이루는 순간이 제 인생 설계 도의 중요한 선이 되었습니다.


다음 화 예고

4화에서는 위기의 시대, 기도에서 찾은 설계도를 나눕니다.
두려움과 혼란 속에서도 붙들었던 기도의 순간이 제 인생 후반전의 방향을 어떻게 새롭게 그려주었는지 전하겠습니다.


한 줄 요약

✅ “삶은 독창이 아니라 합창이다. 합창의 태도가 나의 설계도의 또 다른 굵은 선이 되었다.”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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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재는 브런치북 『토탈퍼슨-후반전의 길』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삶의 방향을 찾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응원해주신다면 큰 힘이 됩니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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