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늘 가족을 생각할 때마다, 인생이라는 설계도의 또 다른 굵은 선이 떠오릅니다.
폴 J. 마이어가 토탈퍼슨의 여섯 영역 중 두 번째에 놓았던 것이 바로 가족이었습니다. 그는 “가족은 다른 모든 영역을 떠받치는 토대”라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그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의 삶에서 가족은 늘 가까이에 있었지만, 때로는 너무 가까워 소홀히 대할 때도 있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던 시절에는 바쁜 일정 탓에 자녀와 깊이 대화하지 못한 날이 많았고, 아내에게 모든 양육을 맡기기도 했습니다. 회식 자리에 앉아 있을 때, 혹은 늦은 귀가 길에서야 ‘오늘은 아이들과 한마디라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돌이켜 보면, 가족은 언제나 제게 안식처이자 출발점이었습니다.
힘겨운 하루 끝에 불을 밝힌 집에 들어서면, 설계도의 또 다른 선이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 선이 있었기에 다른 영역에서 흔들려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저와 아내의 관계를 솔직히 말하자면, 늘 화목해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내는 거실을 중심으로 살고, 저는 서재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식사 시간 외에는 따로 국밥처럼 지내는 날이 많았고, 가끔은 “밥 먹어요”라는 아내의 부름에도 대답 없이 이어폰을 낀 채 앉아 있다가 결국 전화를 걸어 부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깨달았습니다. 부부란 겉모습의 화려함이 아니라, 서로의 생활 반경 속에서 호흡을 맞추어 가는 동반자라는 사실을요. 제가 친구 모임이나 당구 모임으로 집을 비우는 날이면, 아내도 약속을 잡고 외출을 하며 리듬을 맞추곤 했습니다. 부부란 결국 맞추어 가는 삶이었습니다.
자녀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큰소리로 훈계하는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한 아버지였습니다. 그러나 함께 예배당에 서 있을 때, 가족이 한마음으로 찬송을 부를 때,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든든한 아버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폴 J. 마이어가 남긴 한 장면을 잊지 못합니다.
그의 가족 3~4대가 함께 예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손주와 증손주까지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 모습은, 토탈퍼슨의 설계도가 가정 안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저 역시 자녀들과 함께 예배에 참여할 때마다 생각합니다. “아, 이것이야말로 내 삶의 설계도가 완성되는 순간이구나.”
가족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오해와 다툼이 생기고, 멀리 떨어져 지내며 소원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가족은 끝까지 서로의 곁에 남는 존재입니다. 그것이 힘입니다.
저는 은퇴 후반전을 살아가며, 가족이야말로 제 두 번째 설계도의 중심축임을 더욱 깊이 깨닫습니다.
영적 영역이 기초라면, 가족은 그 위에 세워진 집의 기둥과 같습니다. 이 기둥이 서 있어야만 다른 영역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폴 마이어는 말했습니다.
“가족은 당신의 성공을 평가하는 최종 심판자이다.”
많은 사람들이 외부의 인정이나 재정적 성취를 성공으로 여기지만, 결국 집 안에서 가족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저는 이제 더 욕심을 부릴 나이가 아닙니다.
그러나 한 가지 소망이 있습니다. 언젠가 제 삶이 마무리되는 날, 가족들이 제게 이렇게 말해 주길 바랍니다.
“아버지는, 남편은, 우리와 함께 살아준 사람이었다. 끝까지 함께해 준 사람이었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그것이야말로 토탈퍼슨의 설계도에서 가족의 선을 완성하는 일입니다.
"가족은 완벽하지 않지만, 끝까지 서로의 곁에 남는 존재다. 그것이 설계도의 가장 든든한 기둥이다.”
✅ 6화에서는 아내와 나눈 작은 대화들을 나눕니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대화가 어떻게 부부의 설계도를 이어 주는 선이 되었는지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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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재는 브런치북 『토탈퍼슨-후반전의 길』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삶의 방향을 찾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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