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섯 가지 영역 중에서, 재정은 다섯 번째 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폴 J. 마이어가 강조했던 것처럼, 영적·가족·건강의 영역이 먼저이고, 그다음이 재정이었습니다. 그는 “돈은 인생의 목표가 될 수는 없지만, 삶의 균형을 지탱하는 중요한 도구”라고 했습니다. 저도 인생 후반부에 이 말의 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인생의 여러 굽이굽이에서 돈 때문에 기뻐하기도 했고, 또 돈 때문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동업을 하다가 각자 제 길로 갈 때는 돈 때문에 소중한 사람을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마음속에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돈은 도대체 무엇일까? 나를 지탱해 주는가, 아니면 흔들리게 만드는가?”
돌아보면, 답은 분명했습니다. 돈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이며, 삶을 지켜 주는 울타리입니다. 집 주위에 울타리가 있어야 가족이 안전하듯, 재정의 울타리가 있기에 우리의 일상이 안정됩니다. 울타리 없는 집은 언제나 위험에 노출되지만, 울타리가 세워진 집은 그 안에서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은퇴 이후 주택연금을 통해 매달 일정한 수입이 들어오면서, 이 울타리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매달 같은 날 같은 액수가 통장에 찍히는 단순한 일이지만, 그것이 주는 안정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불확실성으로 흔들리던 마음이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 것처럼 차분해지고, 새로운 여유가 생겼습니다.
한 번은 이런 비유를 떠올린 적이 있습니다. 만약 울타리가 없는 초원에 소를 풀어놓는다면, 언제 어디서 위험이 닥칠지 알 수 없어 늘 불안할 것입니다. 그러나 울타리가 있다면, 그 안에서 소는 마음 놓고 풀을 뜯고, 농부는 안심하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울타리 없이는 삶 전체가 불안하지만, 울타리가 있으면 마음은 자유로워집니다.
재정은 또한 기둥입니다. 집을 세울 때 벽이 아무리 튼튼해도, 기둥이 무너지면 집 전체가 기울어집니다. 은퇴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적·가족·건강이라는 세 영역이 이미 우리 삶을 받쳐 주고 있다면, 재정은 그 모든 것을 함께 떠받치는 또 하나의 기둥이 됩니다. 기둥이 든든할수록 집은 흔들림 없이 오래 설 수 있습니다.
저는 젊은 날 재정 문제로 힘겨웠던 시간을 지나며, 한 가지 중요한 습관을 배웠습니다. 바로 작은 수입이라도 기록하고 관리하는 일입니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그것을 지혜롭게 다루는 태도가 결국 인생의 울타리를 두텁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폴 마이어도 재정의 영역에서 강조했습니다.
“돈은 좋은 하인이 될 수는 있어도, 나쁜 주인이 될 수 있다.”
돈이 나를 다스리도록 내버려 두면 인생 전체가 흔들립니다. 그러나 내가 돈을 다스릴 때, 돈은 나와 가족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충실한 하인이 됩니다.
유튜브 채널 〈주택연금왕〉을 운영하면서 저는 이 진리를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댓글과 메시지를 통해 “선생님, 저도 이제는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 제 힘으로 살고 싶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재정을 ‘돈의 액수’가 아니라 ‘삶의 울타리’로 바라보는 눈을 열어드립니다. 어떤 분은 주택연금 상담을 받은 뒤, “앞으로의 삶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 순간, 재정의 의미가 단순한 숫자를 넘어 한 사람의 존엄과 평안을 지켜내는 힘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저는 올해로 76세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배워 가는 중이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재정은 욕심을 채우는 도구가 아니라, 삶을 안전하게 지켜 주는 울타리이자 기둥이라는 사실입니다. 돈은 흘러야 하며, 가족을 지키고, 이웃을 돕고, 나 자신을 바로 세우는 데 쓰일 때 의미를 갖습니다. 울타리 없는 재정은 불안을 낳지만, 울타리가 세워진 재정은 자유와 평안을 낳습니다.
12화에서는 “돈은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필요하다”를 다룹니다.
재정을 울타리와 기둥으로 이해한 후, 이제 돈의 한계와 가능성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 “재정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다. 삶을 지켜 주는 울타리이자 기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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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재는 브런치북 『토탈퍼슨-후반전의 길』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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