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집니다. 하루 24시간, 일주일 168시간. 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의 모양은 전혀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의 시간을 보면 당신의 인생이 보인다.”
젊은 시절에는 시간이 무궁무진하게 주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종종 허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하루가, 한 주가 얼마나 귀한지를 더 깊이 느끼게 됩니다. 저는 이제 시간을 ‘흘러가는 것’으로 보지 않고, ‘채워가는 것’으로 보려 합니다. 그릇처럼 비워두면 허무해지지만, 의미 있는 일로 채우면 시간이 곧 삶의 작품이 됩니다.
폴 J. 마이어는 시간을 ‘성공의 연료’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큰 꿈도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결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그의 사상을 따라 마이타임 플래너를 활용했습니다.
플래너는 단순한 일정표가 아닙니다. 하루를 시간 단위로 나누고, 그 안에 제가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들을 기록하는 도구였습니다. 처음에는 회의와 업무만 적었지만, 곧 그것이 제 삶을 너무 단편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신앙의 시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운동 시간, 글쓰기 시간을 의도적으로 집어넣었습니다. ‘시간은 계획하지 않으면 흘러간다’는 단순한 진리를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마이타임 플래너에 매일 작은 기록을 남기다 보면, 일상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중요한 일에는 별표를, 완료한 일에는 체크 표시를, 미룬 일에는 빨간 줄을 그었습니다. 그 흔적들은 제 삶을 되돌아보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은 ‘가족과 대화하기’라는 단순한 항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 소홀히 했던 시간을 의도적으로 넣으니, 저녁 식탁에서의 짧은 대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어떤 날은 ‘책 읽기 30분’을 지켜냈다는 작은 체크 하나가 하루를 뿌듯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작은 체크가 모여 결국 한 권의 책을 끝내게 하고, 글로 이어지게 했습니다.
저는 손바닥 위에 그려진 작은 체크 표시를 떠올리곤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낙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제게는 습관이 몸에 새겨진다는 상징입니다. 종이에 적은 계획은 잊어버리기 쉽지만, 손바닥에 새긴 표시처럼 늘 눈앞에 보이면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습관이란 결국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손과 발로 움직이며 몸에 배어 나오는 삶의 실천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 아닐까요?
시간을 관리한다는 것은 단순히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것을 ‘시간 경영’이라고 부릅니다. 경영이란 주어진 자원을 가장 가치 있게 사용하는 행위입니다. 제게 주어진 24시간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제 삶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저는 은퇴 이후, ‘돈을 버는 시간’ 대신 ‘배움을 쌓는 시간’, ‘사람과 나누는 시간’에 더 큰 비중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마이타임 플래너에 그 우선순위를 기록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제 인생 후반전을 빛나게 하는 비밀이 되었습니다.
주일 예배와 기도의 시간은 저에게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삶의 중심을 붙잡는 습관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시절, 온라인 예배로 바뀌며 만남이 단절되었던 때도 있었지만, 그 시간을 지켜낸 덕분에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설 수 있었습니다. 신앙의 시간은 영혼의 호흡과 같아서, 멈추면 삶이 흔들리고, 지켜내면 다시 일어설 힘이 생깁니다.
돌아보니 제 삶의 얼굴은 곧 제가 어떻게 시간을 써왔는지에 달려 있었습니다. 일과 가족, 신앙과 습관, 이 모든 영역을 통해 시간이 저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제 저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시간은 당신의 인생을 닮는다.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곧 당신의 인생의 모양이다.”
삶의 후반전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적, 가족, 건강, 재정, 지성, 사회 — 여섯 영역이 서로 어울릴 때, 우리는 온전한 토탈퍼슨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번 화에서는 그 균형을 향해 걸어온 발자취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살펴봅니다.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가는 순간마다 당신의 인생을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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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재는 브런치북 『토탈퍼슨-후반전의 길』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삶의 방향을 찾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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