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유학강국 대한민국

세계 보편적 고등교육에 기여하다

by Clara Shin

1. 세계 5대 유학강국, 불가능한 일인가?

대한민국 고등교육에서 유학생 30만 명 시대가 이미 현실화되었다. 과거 우리가 배움을 찾아 떠나던 나라에서, 이제는 전 세계 젊은이들이 배우러 오는 나라로 탈바꿈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의 증가를 넘어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뒤를 이어 '세계 5대 유학 강국'으로 진입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우리가 보유한 교육 경쟁력과 글로벌 유학 시장의 변화를 고려할 때 이는 충분히 가시권에 들어온 목표라고 생각한다.


2. 교육을 공적 영역에서 전략적 산업으로

우리는 오랫동안 교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지극히 공적인 영역으로만 생각하고 다루어 왔다. 하지만 고등교육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온 선진국들의 사례는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시사한다. 호주는 이미 1987년, 유학생에 대한 등록금 자율화(Full-fee paying policy)를 전격 결정하며 정부가 직접 유치 전쟁에 뛰어들었다. 영국 역시 1999년 토니 블레어 총리의 ‘PMI(Prime Minister’s Initiative)’ 선언 이후 교육을 핵심 산업으로 규정하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왔다. 두 국가 모두 유학을 자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교육의 질 관리와 국제 대학 평가 지수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오늘날 아시아와 아프리카 인재들이 가장 선호하는 글로벌 교육 허브로 자리 잡았다.


3. 세계 고등교육 시장의 확장과 한국의 기회

우리는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역설적으로 세계 고등교육 시장은 유례없는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QS는 2030년 전 세계 유학생 규모가 약 8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인도와 나이지리아처럼 교육 열망은 높으나 자국 내 교육 인프라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과,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동남아시아의 상황을 고려할 때 충분히 이해가 되는 수치다. 이러한 거대 시장의 흐름 속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는 단순히 우리 대학의 생존 문제를 넘어, 보편 교육 확산에 기여하여 우리가 누리는 양질의 교육을 세계 젊은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정책이 될 것이다. 또한 이는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경제에 새로운 인적 자원을 공급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가장 강력한 정책적 카드가 될 것이다.


4. 왜 지금 대한민국인가: 아시아 교육 허브의 조건

현재 세계 유학 시장은 이른바 ‘빅 4(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를 제외하면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등이 우리보다 다소 앞서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최근 영미권의 엄격한 비자 정책과 고학비 문제가 대두되면서 아시아권에서 유학지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100위권 내 5개, 200위권 내 7개 대학을 보유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강력한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한류 문화의 영향력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연 700만 원 수준의 등록금은 타국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제공하며,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우호적인 여건도 큰 장점이다.


5. 유학 강국 도약을 위한 네 가지 핵심 과제

대한민국이 세계 5대 강국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적 확대를 뒷받침할 질적 혁신과 국민적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한다.

철저한 선발 관리와 국민 공감대 형성: 유학생 증가에 따른 학습 질 저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각 대학은 학업 의지와 역량이 검증된 학생을 심도 있게 선발하고, 선발된 인재에게는 초기 적응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유학 확대가 국내 구성원들에게도 유익하다는 긍정적 여론이 형성될 때 비로소 추진 동력이 확보된다.

글로벌 교육 연대와 학사 행정의 유연화: 유럽의 에라스무스(Erasmus) 프로그램 참여나 아시아판 에라스무스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 대학생이 한 학기나 1년은 유럽, 미국 등에서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학점 운영과 학칙 개정 등 학교 행정의 전면적인 유연화가 필수적이다.

국제화 거점 대학의 육성: 해외 학생과 교수가 생활하고 연구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네덜란드의 라이든 대학과 같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영어 강의 확대는 물론, 한국어가 준비되지 않은 학생도 한국 교육을 경험하고 교환·방문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는 유연한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

취업과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정착: 한국에서의 유학이 한국 기업 취업이나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적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한국의 혁신 문화를 배운 유학생들이 본국과의 가교 역할을 하며 관광이나 세일즈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약하게 된다면, 유학생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든든한 일원이 될 것이다.


6. 결론: 한국의 대학에서 '세계인의 대학'으로, 정체성의 확장

유학강국이 되는 일이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안되는 그런 목표는 아닐 것이다. 유학 강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최종적인 열쇠는 대학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대학의 체질을 바꾸고 교직원들이 얼마아 헌신하느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는 너무 훌륭하게 잘 변신한 대학들도 보유하고 있다. 이제 점점더 많은 대학들이 단순히 한국의 젊은이들을 교육하는 '국내 대학'이라는 좁은 틀을 벗어나, 전 세계 지성이 교류하고 성장하는 '세계인의 대학'으로 그 정체성을 대담하게 바꿔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류가 전 세계 젊은이들의 감성을 깨웠듯이 한국 교육의 뜨거운 열정과 노하우가 세계 무대에서 발휘되어, 우리 교육이 그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진정한 배움의 전당이 되기를 꿈꿔본다. 우리 대학의 정체성이 세계를 향해 넓어질 때, 대한민국은 세계 보편적 고등교육에 기여하는 명실상부한 교육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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